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이 무렵의 작품들까지만해도 필력은 당연한 기본이고 각자의 취향에 따라 작품을 고르고 비평을 즐기던 때였지요. 작가라는 네임밸류에 대한 왠지모를 환상도 있었고 신춘문예를 국가고시 이상으로 여기던 세대의 분들이 많았으니까요. 당연히 작가분들은 다양한 습작 경험이나 충분한 자신감없이는 글을 아예 내어놓질 않았었지요.
최근들어 온라인과 대여점, 신흥출판 시장의 수요가 맞물려 많은 작품들이 충분한 퇴고의 과정없이 시장논리에 따라 밀려나오면서 판타지 문학의 격마저 떨어터렸다고나 할까요...
아무튼 이 작가분은 서울대 의대 졸업후 공보의 시절인가, 수련의 시절에 짬을 내어 쓰셨던 글로 기억하며 하버드가면서 더 이상 볼 수 없어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나네요.
요청에 대한 답은 없이 헛소리만 늘어놓았네요. 저도모르게 요즘 글에 대한 아쉬움과 쌓인게 많았나봅니다.
출간된 게임소설 중에서 비슷한 수준의 작품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만 사회시스템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경험이 있으며 그걸 어느정도 글 속에 녹여내는 작품중 게임과 현실이 버무려진 작품으로는
문피아 연재작 : Spectator
출간작 : 아크힐러(현재 5권 출간중) 가 있습니다.
아크힐러는 차라리 게임과 현실(현대기업물?)을 분리해서 따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을 정도지요. 게임도 연결이 되기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섞여있습니다만 저같은 경우는 게임진행(레벨업부분)은 많이 스킵하면서 봐도 무리없이 좋더군요. 출연하는 기자, 재벌2세, 신흥기업가(주인공)등이 각자의 위치에서 지위에 맞는 사고와 대화를 할 줄아는 글입니다.
정말 읽은지 오래됐는데..너무 장면장면이 선명하게 남아있어서 다시 읽는 기쁨도 누리기가 힘들다는게 아쉽습니다. 왠만한건 재밌게 봤어도 오래 지나면 다시 읽으면서 되새김질하는 재미가 있는데..팔란티어는 너무 인상이 강렬해서 각인처럼 남아있네요. 읽은지 10몇년은 더 된거같은데 말이죠.
아 물론 제가 읽었을때는 옥스타칼리스의 아이들이었고..출판도 되기전의 일입니다만..긴 연재기간을 가진 작품이 아니라 완전히 다 쓰신후에 한번에 확 올라왔다는 전설이 있죠..(가물가물합니다만) 작품의 완성도에는 최적의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개인적으로는 팔란티어급으로 눈을 높이고 그간 출판된 모든 국내 장르문학을 바라보면 동급이상인 작품이 열작품도 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게임소설추천은 불가능하네요
김민영님이 쓰신 작가후기입니다. 출판 책에는 빠졌더군요. 봇보신 분들을 위해 올려드립니다.
=========================================================
용문산 기슭에 누워 자던 어느 가을 밤, 갑자기 머리를 스치는 생각에 일어나 앉아 정신없이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한 지가 벌써 2년이군요. 그날 밤 3시간만에 써 내려간 세 페이지 짜리 줄거리가 50여 페이지로 늘어나고, 그 줄거리를 따라 조금씩 적어온 글이 원고지로 6000장분을 넘었습니다. 무엇보다 제 개인적으로는 겁없이 손을 대었던 이 글이 가까스로 마무리가 되고, 또 만족할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다듬어서 여러분들 앞에 내놓을 수 있게 된 것이 기쁩니다.
처음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나름대로 세상을 향해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였습니다. 또 제 20대의 마지막 해와 30대의 첫 해를 기념할 만한 뭔가를 남겨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구요. 서른이란 적으면 적고, 또 많으면 많은 나이입니다. 20대 초에는 보이지 않던 많은 세상의 모순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 반면, 또 한편으론 그런 모순들에 대한 분노가 차츰 시들해져 가는 것을 느끼는, 그런 나이입니다. 전 제 자신이 세상과의 타협 속에 완전히 안주해 버리기 전에, 제 눈에 보이기 시작한 그런 모순들을 어떻게든 기록해 놓고 싶었습니다.
물론 제가 하고자 한 말이 제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제대로 전달이 되었는지는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원래 성격이 그런 인간이기 때문에, 다른 작가분들에 비해서는 상당히 직선적으로 제 의견을 부르짖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님들이 받아들이는 것이 제 원래 의도가 어긋난다면, 그건 순전히 제 글솜씨가 모자란 탓일 겁니다. 따라서 그 쪽팔림을 면하기 위해, 제가 하고팠던 말이 무엇인지는 여기서 말하지 않겠습니다. 또 어쩌면 여러분들께서 나름대로 생각하시는 것들이 제가 말하고 싶던 것보다 나을 지도 모르니까, 뭐..... 어영부영~
글을 맺으며 약간의 변명을 하려고 합니다. 다름아닌 혜란이 실바누스였다는 '우연'에 대한 것인데, 너무 작위적이 아니냐는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전 그게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다고 우기고 싶습니다. 혜란은 그 분야의 유일한 전문가였고, 따라서 팔란티어의 공작에 의해 귀국하게 된 것이며, 송 의원 사건 역시 혜란 밖에는 벌일 수 없었던 사건이었던 겁니다. 욱이 수사과정에서 혜란을 찾아가게 된 것도 결국은 그녀가 유일한 전문가였기 때문이므로 크게 모순이 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이후, 혜란이 원철을 만나고 싶어한 것이며, 이미 보로미어에게 익숙해져 있던 혜란이 원철에게 빠져들게 된 것이며, 또 실바누스에 익숙해 있던 원철이 혜란을 사랑하게 된 것도 큰 무리가 있는 설정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이런 저런 것을 다 따지고 보면, '결국 모든 것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요?
물론 이런 모든 것의 밑바닥에는 한 가지 우연이 깔려 있기는 합니다. 그것은 '혜란이 실바누스였다'는 것이 아니라, 바로 팔란티어 안에서 '보로미어가 실바누스를 만났다'는 것이겠죠. 물론 전 그것이 팔란티어 이용자의 수를 고려할 때, '상당히 높은 확률을 가지는 우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뭐 동의하지 못하신다면, 허구를 짓는 이야기꾼에게 허락될 수 있는 작은 우연 하나 정도로 받아들여 주셔야 한다고 우길 수 밖에요. 그 우연이 없었다면 이 이야기 전체가 없었을 테니까
연재를 마치고 나서야 하는 이야기지만, 지난 2년 동안 하루에 적게는 30분에서 많게는 2시간씩 투닥투닥 자판을 두드리면서 정말로 몇 번이나 집어치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지 모릅니다. 내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지, 정말 이 글을 계속 쓸 가치가 있기나 한 건지, 하는 의심이 항상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결국 올 2월엔 정말로 다 집어치우려고 맘을 먹었던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스톤헨지 원정 정도까지 쓰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걸 읽고 나서 재미있으니 계속 써보라고 격려를 해 주신 분이 있습니다. 솔직히 이 글이 끝을 보게 된 데는 그 분의 공이 매우 큽니다. 제 사촌이시자 잘나가는 방송작가이신 경림이 누님께 여기서 큰 절을 한 번.
그리고 못지 않게 많은 격려를 해준 제 동생과 집사람, 그리고 옛 전우 찬영이에게도 역시 큰 절을 한 번씩 올리겠습니다. 열심히 모니터해 준 환철이와 형기에게도.
또 그간 꾸준열심히 글을 퍼가주신 나우의 stasis님을 비롯하여 많은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퍼돌이 분들과, 과한 찬사로 추천을 해 주셨던 분들께도 큰절을 올립니다.
(으~ 이젠 허리가 조금.....)
지난 5개월 간의 연재 동안 제가 얻은 가장 큰 선물은 역시 온라인 상에서 알게 된 많은 친우들입니다. 머드 제작자이신 샤이암의 샤커님, 그리고 멋진 삼겹살집을 소개해 준 슬픈추억군, 본인을 과대망상에서 해방시켜주신 엑사일런 님 등등, 정말 이 글이 아니면 만날 수 없었던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 기쁘답니다.
그리고 끝까지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하면서, 한 마디.
'여러분들이 재미있게 읽어주시기에 연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통신상에는 못지 않게 좋은 글들이 많이 있으니, 많이 읽어주세요.'
시리얼과 통신문학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면서.....
김 민영 올림.
PS. 섬뜩한 메일로 절 전율시킨 분께. 전 지금 완전히 진이 빠져서 감자탕이 다 흐물거리고 있습니다. 다음 작품같은 것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으니, 기다리지 마세요.
PPS. 죄송합니다. 저도 욱이만큼은 죽이고 싶지 않았습니다만..... 쩌비. 그건 정말 할 말이 없네요.
PPPS. 질문 보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조만간 FAQ를 만들어 올리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
이상 작가후기였습니다.
제가 젬판 하나 추전드리자면 '리바이벌'이 그나마 좀 괜찮았습니다. 1권 롱노사 부분만 그러려니 패스 하시면 그 다음부터는 볼만합니다. 스펙테이터는 저도 안봤는데 한번 봐바야겠네요. 혹시 '하얀 늑대들', '룬의 아이들 윈터러'는 보셨는지... 안보셨으면 추천입니다.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을 보면.. 프롤로그에 한 청년이 대낮에 사람들 많은 데서 칼로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이 나오죠.. 그 인물이 주인공이나 조연들과 관련된 사람은 아니었지만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의 중요 쟁점이 되는 문제가 됩니다..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은 확실히 게임판타지라기 보다는 가상현실이 인간의 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분석하여 그 폐해를 밝히는 스릴러가 맞다고 봅니다.
게임에 접속하면 게임 캐릭터를 움직이는 것은 나지만 엄밀한 내가 아닌 무의식에서 형성된 이중인격이라는 것.. 이 이중인격은 본래의 나와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며 이 인격이 현실에서 몸을 지배하면 그 반동으로 육체가 초인이 된다는 것..
이러한 문제점을 과학적으로 접근해 조목조목 짚어가는 모습이 CSI 드라마를 보는 듯한 신선한 즐거움을 줍니다..
Comment ' 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