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전 1권만 읽었는데, 1권 내 주인공이 촌장에게 말하는 대사가 거의 전부 명령형 합쇼체라 그부분에서 낙오했습니다.
어린아이(주인공)이 웃 어른에게 합쇼체를 쓰는게 잘못은 아니다만, 드문드문 나오는 촌장과의 대사(대부분의 문장이 주인공 독백)가 전부 명령형이란 점이 후견인급인 촌장과 주인공의 관계 설정이 말만 높이지 인간관계자체는 역전되어 보인다고 할까요?
물론 상황이 주인공이 촌장에게 부탁하거나 지시, 청유 해야하는 상황이긴 하지만 그런 상황을 전부 명령형 합쇼체 만으로 소화하니... 좀 어색하더군요.
실예를 든다면, 주인공이 사냥한 짐승을 촌장에게 나눠 주는 부분에서도 "이걸 어떻게 하고, 이걸 주니 넌 뭘 해줘라" 이런 말투로 한 대사로 퉁이쳐서 말하더군요.
서로 대화의 캐치볼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명령형 종결 어미로 이어간다면 그나마 매끄럽게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상관이 부하에게 세세하게 업무 지시를 내리는 듯한 문장을 간단한 종결어미만 붙여서 높임으로 쓰고 있는 문장이 계속 나오니, 이부분이 눈에 자꾸 눈에 밟혔습니다.
저는 다른 거 말고 도대체 왜 이따위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는지 의문이었습니다.
우유부단에 좀만 예쁘면 껄떡임을 주체 못하고 거기다 가진 힘에 비해 겁은 또 왜 그렇게 많은지 웬만해선 정면대결도 못하는 이런 겁쟁이를 무슨 매력이 있다고 주인공으로 썼는지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더라고요.
다른 분은 모르겠지만 제가 장르소설 보는 이유는 일단 대리만족인데 이딴 주인공으론 어느 한 가지도 대리만족 할만한 부분이 없더군요.
조금 더 열심히 수련하면 더 강해질 수 있는데 힘들다고 뒤로 미루고, 자기 좋아하는 여자 있는데 벌써 코 꿰는게 싫다고 자꾸 한눈 팔고, 언행도 너무나 가볍고......
물론 이런점을 싫어하는 건 확실하게 제'취향'일 뿐이란 걸 인정합니다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장르소설 보는 이유도 현실의 내 모습이 멋지지 않기 때문에 소설 속의 주인공의 '멋진'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 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런면에서 제게 이 소설은 참고참고 보다가 결국 쌓이는 울화통을 참지 못하고 6권인가 7권에서 접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적당한 나태함과 적당한 우유부단함, 적당한 바람기가 있는 우리 주위에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상의 주인공도 커버 가능한 독자라면 일독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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