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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마당

각종 토론을 위한 곳. 상대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것외에 의제에 대한 제한은 없습니다.



작성자
김현우
작성
02.09.28 19:52
조회
1,671

영웅문,영웅문....수많은 이들이 이 영웅문을 찬양하며 기꺼워한다. 물론 그 작가에 대한 존경또한 날로 더해가면 더해갔지 당최 수그러들지를 않는다.

수많은 영웅들과 기인이사 절세미녀들은 수많은 남녀노소들을 피끓게 만들고 그 인물들속에서 펼쳐지는 천번지복의 이야기들은 탄복과 경외심을 안가질래야 안가질 수 없게끔 만든다.

여지껏 영웅문에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이 흘러넘쳐 강을 이루고 바다를 이루어냈지만, 지금까지도 속시원히 해결되지 못한 것들이 있다. 과연 김용이 생각하는 무협은 무엇이었을까. 그의 작품속엔 그의 무엇들이 투영되어 있을까, 결국 작가 김용이 무협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건 무엇인가.

이 질문들은 사실, 매우 복잡하고 짜증나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그만큼 생각할 것들이 매우 많고, 수많은 말들이 오고갈수밖에 없기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의외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김용과 그의 작품에 대해 좀더 깊은 탐색을 하게 하고 그럼으로써 무협적 안목을 조금이나마 높여 볼 수 있지 않을까.

김용의 작품을 평할 때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메뉴는 '유불선'에 대한 작가의 높은 통찰이었다. 과연 그럴까? 솔직히 필자인 나 자신조차 '유,불,선'에 대한 수박겉핥기식의 맛보기수준의 지식밖에 없기때문에 논평하는 자체가 웃기는 일일수도 있음을 자인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맥놓고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나 아까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남들이 실컷 비웃을 지라도, 몇마디 내놓코자 한다.

유교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점에 대해 답할라치면 먼저 '소학'을 알고 '대학'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좀더 정확하고 좀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낼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이 자리가 무슨 학술세미나일수는 없으므로 - 나 자신또한 아는바 별로 없으므로, 간단하게 적어본다. 유교의 본질은 '수신'과 '치국' 두단어로 요약해볼수있다. 물론 여러가지가 포함되겠지만, 적어도 필자가 그간 듣고 본것들을 통해 알고 있는 것은 바로 요 두 단어다.

사실, 유교는 지배층의 논리이다. 어떻게 하면 국가라는 단체를 삼라만상의 도리에 맞게 잘 이끌어 나갈수 있을까에 대한 철학이 바로 유교인 것이다. 한 개인의 수양과 그 수양을 통해 하나의 집단을 고르게 알맞게 이끌어 나가는 것. 소위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바로 이것이 본질인 것인바, 김용은 이러한 도리를 '곽정'이란 인물에게서 극명하게 투영시키고 있다. 곽정은 무공을 끊임없이 익히지만 그에게 있어 중요한것은 자신의 유교적인 정신적 수양 -즉 대협을 향한 과정, 과 국가에 대한 충, 효로 집약된다. 곽정만큼 유교의 도리를 철저하게 그린 인물이 김용작품속에 있을까. 그리고 모든 작품들을 통틀어 봐서도 곽정만한 영웅상은 없다. 그의 웅혼한 정신은 독자들로 하여금 영웅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점을 머릿속 깊이 각인시킨다. 그렇다면 김용에게 있어 '곽정'이란 인물이 하나의 정의요 변할수없는 진리의 표본인가란 질문엔 선뜻 답하기 곤란해진다. 곽정또한 강호의 한 사람이며 강호에 있는 수많은 인간군상들중의 하나일뿐이다. 그래서 김용의 다른 작품에서는 곽정과는 또다른 강호의 인물들을 자세하게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윤회사상, 해탈을 지고한 가치로 여기는 불교사상은 김용작품에서 수없이 나타난다. 아니 작품의 뼈대를 이루는 가치관이랄수 있다. 곽정, 양과, 장무기, 영호충, 단예, 소봉, 위소보...이들 주인공들이 강호사에 벌이는 수많은 사건이야기들은 놀라움과 흥분의 연속이었지만, 중간중간에 알뜻 모를뜻 한켠에 나타나는 불교의 도리들은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든다. 소림은 거의 항상 고지식과 외곬수로 대표되면서,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려가는 강호의 인물들과 사사건건 갈등과 충돌을 일으키곤 한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 소림으로 상징되는 불교사상이 빛을 발한다. 온갖 은원과 욕망들, 숭고한 가치부터 시작해서 개개인의 치졸한 영달에 이르기까지 속세에서 벌어지는 모든 세파에서 한발짝씩 떨어져 허허로이 바라보는 그네들의 시선은 속세의 인간들로 하여금 그 모든것이 부질없음을 웅변적으로 토해내고 있음을 느낄 수있다. 속세를 벗어나 열반의 과정을 거쳐가는 그들의 모습은 자못 숭고해보이기까지 하니말이다. 나무아미타불...

선(仙)의 도리란 무엇일까. 무위자연이란 한단어로 통용되는 도교사상은 그 본질이 무엇일까. 바로 자유로운 정신을 말함이 아닐까.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인습과 불합리에 대항하며, 세상을 여유롭게 자연과의 일체감을 통해 좀더 넓고 너른, 거대한 정신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만일 이러한 것이 선이라면, 강호에 몸담고 살아가야하는 모든 강호인들은 그들 자체가 자신만의 기준대로 무위자연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게중엔 동네 양아치로부터 시작해서 무도의 정점을 탐닉하는 이들까지 실로 다양하다. 그들 모두가 자신이 세운 삶의 기준속에 살아가는 것이지만, 공통적으로 강호무도인으로서 지녀야 할 무도에 대한 자유로운 정신을 품고 살아가고있다. 김용의 무공초식에서 쏟아내는 그 수많은 명칭들, 그 초식들을 수없이 발산하는 무림인들의 모습속에 문득 도교의 진리가 보이고 있음은 결코 멍청한 시선으로 치부하기엔 그 의미가 깊어보인다. 무공에 대한 탐구와 그의 발현에 있어 어떠한 격식에 얽매이는 자세는 하나같이 거대한 벽에 마주치거나, 좌절에 이르르고, 모든 무도의 끝은 만류귀종이라하여 그 뿌리는 자연과의 일체감에 누가 더 한발짝 다가서있는가에서 나타나는 김용의 글쓰기에서 仙의 도리가 느껴진다고 함은 결코 지나친 말은 아닐것이다.

유불선에 대한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한낱 코웃음이외엔 별 쓸모가 없을지라도, 이것이 한 계기가 되어 김용작품에 대한 좀더 풍성한 이야기들이 생산되어지기를 바래본다.

언제가 될진 모르나, 김용작품속에 나타나는 무협관에 대해 쓰고자 한다. 그때에는 좀더 쓸모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냈으면 하는 바람 가득하다.

結.


Comment ' 2

  • 작성자
    김현우
    작성일
    02.09.30 21:45
    No. 1

    아..글수정한다는게 \'추천\'을 누르고 말았습니다. -.-;; 수정한다구 눌렀더니, 웬 추천?..어처구니가 없고, 죄송스런 맘 금할 수가 없군요. 아예 이참에 글을 삭제하고픈 맘이 불끈 드는군요. -.-;;
    한분이라도 기분나쁘시다면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김현우
    작성일
    02.10.03 14:35
    No. 2

    호접님의 해박함이 묻어나는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유불선은 김용의 작품분석 - 미거하기 그지없긴 하지만 - 을 위해 짧은 지식을 토해낸 것인데, 님의 글을 통해 유불선에 대한 좀더 깊은 탐색으로 향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자신 상당히 곤혹스러우면서 어렵다는 생각이 가득합니다.

    어느 분인가가 이런 문제에 대해 나름의 감상을 적은 게 생각나는군요(나름의 신랄한 비평을 하시는 분으로 기억합니다). 그 분또한 전체를 통괄하는 김용의 사상을 논하는데 있어, 딱히 무어라 꼬집어 말할 건덕지가 없다. 그래서 그냥 뭉뚱그려 유불선이라는 다소 난해한 어구로 감상평을 할수밖에 없다라고요.

    저또한 그 분의 견해에 동감입니다. 다만, 무협을 좋아하는 그리고 김용을 좋아하는 우리 한국인들에게 있어 그러한 추상적인 유불선의 도리들이 어떻게 김용작품에 투영됐는가를 조금이라도 맛을 봐야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습니다. 손놓고 주저앉기엔 솔직히 대단히 불만족스러웠거든요.

    생각해보니, 님의 글처럼, 맛을 보기전에, 일단 유불선이라는 재료를 좀더 심도있게 파고들어갈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불충분한 재료의 이해를 가지고서는 좀더 제대로된 맛을 보기가 힘들겠어요.

    사실, 전 단순히 제대로된 맛보다는 냄새만이라도 맡아볼수만 있다면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님이 위에서 말한 유불선에 대한 각각의 글들에 대해 저자신 따로 무어라 할 말이 없습니다.
    대학교 다니면서 \'대학\'이나 \'종교론\', \'노자사상\'등의 교양과목들을 접하면서 그 방대한 양이나 그에따른 다대한 이해력을 요구하고있음을 느꼈고, 그러면서 짧은 지식을 가지고라도 나 자신 나름의 체계를 세워온 것들을 이자리에서 조금이나마 풀어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만, 한가지, 님의 유불선에 대한 체계를 작품과 연계해서 풀어주셨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유불선에 대한 논의는 어차피 작품감상이라는 맛을 보기위한 재료이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좋은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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