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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환상 - 깨몽

작성자
Lv.99 만리독행
작성
22.11.20 19:05
조회
91

앞에 쓴 글에 고지라가 님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반론을 하고 싶은데 댓글로는 무리하다 싶어서 이렇게 본글로 씁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국민학생일 때 여러 번 불렀던 노래입니다. 국민학생이었던 제가 바라본 통일은 아주 단순했죠. 김일성이를 죽이고, 공산당들을 전부 처벌하고, 북한사람들에게 자본주의와 자유와 번영을 누리게 하고 싶다.... 얼마나 단순하고 명쾌합니까? ^ ^ 

김대중은 [나의 길 나의 사상]이라는 책에서 자신이 구상하는 통일을 설명합니다. 1992년 대선에서 패배하고, 정계은퇴 선언 후에 영국에서 지냈죠. 그러면서 독일을 방문해서 독일 통일의 과정을 조사하고, 사람들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그랬던 모양입니다. 독일 통일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 통일 뒤에 결과는 어땠는지, ..... 당시 공산권 국가들 중에서 제일 잘 살았던 동독이 서독과 통일되면서 들어간 비용이 예상을 훨씬 넘어섰답니다. 동독과 서독의 인구 비율, 동독과 서독의 1인당 GDP 격차.... 그런데 남한과 북한은 이보다 더 한 비율과 더한 격차가 있다는 내용이 나오죠. (정확한 문장은 지금 못 찾았습니다.) 그래서 통일비용이 독일의 경우보다 더 많이 들 거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노무현정부 시절에 KDI는 어떤 보고서를 냈는데, 거기에 통일비용에 대한 예측치가 나옵니다. 확인해 보려고 KDI 홈페이지에 가서 찾아봤지만, 그 보고서를 찾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30년간 2조1500억 달러(환산하면 매년 700억 달러)가 들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그런데 남한은 지금 뒤쫓아 오는 중국기업들이 있고, 고령화는 세계최고를 향해 진행 중이고, 출산률은 낮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다가 통일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에 스켑티컬레프트 사이트에서 어느 회원이 이런 비관적인 전망을 한 적이 있습니다. 중국에 있는 조선족이 120만 명인데, 그 중에서 80만 명이 돈을 벌러 한국에 들어왔다... 통일이 되면, 북한사람들 중에서 500만 명이 남하할 것이다....  

저는 이 비관적인 전망이 설득력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지역에서 일어나는 불법입국사태가 일어나는 주원인은 소득격차 때문일 겁니다. 남한과 북한의 소득격차가 30배나 되는 현재 상황을 보면, 북한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서 남한으로 이주하는 것은 당연히 일어날 일이겠죠. 그리 되면, 저임금을 받는 일자리부터 사라지게 될 겁니다. 통일이 되어 기쁘긴 한데, 자신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면 어떨까요? 마냥 환영할 만한 일일까요??? 통일이 되고 나면, 남한으로 이주하는 것을 억지로 막을 수가 없습니다. 헌법에 거주 이전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으니까요. 

남한에는 최저임금제라는 게 있습니다. 이거 안 지키면 벌금도 맞고, 형사처벌도 받게 되겠죠. 그런데요, 통일이 되면, 북한에도 이 최저임금제가 적용될 겁니다. 다 같은 대한민국인이 되었으니, 남한과 북한에 법 적용을 다르게 할 수가 없죠. 문제는 북한에는 연봉 3만5천달러짜리 산업이 없다는 겁니다... 농업인과 공무원을 제외하고 일자리가 다 없어지게 되겠네요... 통일이 되면 자본가들이 북한에 공장을 세울 것이라는 예상은 여기서 바로 빗나가게 됩니다... ㅎㅎㅎ

동질성 회복 문제도 심각합니다. 말도 다르지, 사고방식도 다르지, ..... 그리하여 지역차별이 발생할 것이 뻔합니다. 

그런저런 이유로 김대중 대통령은 3단계 통일론을 주장했습니다. 통일의 시작은 빨리 착수하되, 통일의 완성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해야 한다고요.... 개성공단 사업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시작하는 관점에서 봐야 하는 사업입니다. 

북한에 매장되어 있는 지하자원이 8천조 원이나 된다니까 희망에 부푸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북한이 그 지하자원을 지금 왜 캐내질 않는 걸까요??? 금강산관광이나 백두산관광에 기대를 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거 보려고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많을까요, 서울을 보러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많을까요?

통일을 초등학생처럼 간단하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지하자원이나 관광자원에 희망을 걸어서도 안 됩니다. 꿈을 깨고, 현실을 바라봐야 합니다. 

Comment ' 2

  • 작성자
    Lv.68 고지라가
    작성일
    22.11.21 04:34
    No. 1

    외국인이 한국에 관광 올 이유가 뭐가 있겠어요. 경복궁? 혹은 남대문 시장? 아니면 아파트 단지와 산을 보러 올까여. 그나마도 관광와서 팔아주는 애들은 중국인들이죠.

    한국은 자원이 없기 때문에 중국에서 자재를 가져와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한국은 원천기술이 없고, 그나마 일본에서 빌려온 기술력으로 지금까지 어떻게든 해왔지만, 이제 중국의 기술력이 한국의 기술력을 넘어섰잖아요.(앞으로 기술격차는 계속 벌어질 거고요)

    그리고 한국의 인구는 계속 감소하고 있어요. 무슬림이나 조선족이 그나마 차선으로 한국행을 선택하죠. 걔네보다 수준 높은 애들은 한국이 메리트가 없고요.

    이게 뭘 의미하냐면, 이때껏 한국은 중국과 발맞춰 경제성장을 해왔는데, 앞으로는 이 공식이 통하지도 않을 거고, 대체재도 없으며, 어떤 기술적, 자원적, 인적, 국가적 특색도 없는 한국은, 두메산골 국가로써 서서히 추락할 일만 남았다는 거예요.
    우린 우리가 언론플레이 해왔던 것만큼 우수한 민족이 아니니까요. 그간의 경제성장? 미국, 중국, 일본 사이에 있으면 한국이 아니라 베트남이나 과테말라같은 곳이라도 똑같이 경제성장을 이뤘을 거예요. 아닐거 같나여.

    찬성: 0 | 반대: 5

  • 답글
    작성자
    Lv.68 고지라가
    작성일
    22.11.21 08:04
    No. 2

    서론이 길었는데,
    상권으로 치면 서독이 혼자 통일비용을 감당해야 했던건, 동독이 아무 메리트 없는 구석 상권인데 더해, 붙어있는 국가라봐야 독일을 원수로 생각하는 폴란드 진상손님들 뿐이니, 서독에게 있어 동독은 그저 부양해야 할 대상이었기 때문이고,

    북한과 같은 경우는 좌측에 경제대국 중국, 우측에 기술대국 일본, 위 아래로 농업대국 러시아와 러시아진출을 노리는 한국이 각자 교차되는 사거리 골든존이죠. 개발 들어가면 한국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닌거예요.

    우린 2천만 인구가 새로 생기고, 개발할 관광 자원도 생기고, 석유도 생기고(서한만에서 석유 뽑으면 중국 유전이 말라버린다면서 중국이 북,미 유전 개발을 반대했었죠) 게다가 얘네도 스마트폰 유료 결제로 게임하면서 지하철 출퇴근 하는 애들이예요. 교통카드 찍고요.

    근데 뭐든 이득만 생각할 순 없어요.
    잃는 게 있으니까 얻는 것도 있는 거겠죠. 손해 없이 이득만 있는 건, 사기꾼이나 하는 소리잖아요. 세상에 공짜가 어딨나여.

    찬성: 2 | 반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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