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문피아에서 [후문의비]라는 중국판타지소설을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751화를 읽는 중이니까, 이제 한 400화 정도가 남았습니다. 이 작품은 제게 무척 재미있어서 추천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작품의 초반에는 온갖 음모와 계략이 횡행했습니다. 이 작품보다 더 음모와 계략이 넘치는 작품은 본 적이 없네요. 한 마디로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황위를 둘러싼 쟁투가 벌어지고, 그 와중에 음모와 계략이 판을 쳤죠. 그런데 중반부가 되니까, 흔한 판타지 영지물과 비슷한 부분이 점점 커졌습니다.
주인공 고구는 여자이고 대황자의 부인인 됩니다. 이런 신분 배경을 바탕으로 해서 소부(황제의 개인 재산을 관리하던 기관)에서 거액의 대출을 받고, 이 대출금으로 심시티+사업을 벌입니다. 사업을 하다가 돈이 부족하면 추가 대출을 받고, 추가 대출을 꺼리면 ‘추가 대출 안 해주면 부도 나고, 대출금을 못 갚게 될 겁니다‘라고 협박을 합니다... ㅎㅎㅎ 어디서 많이 보던 시츄에이션 아닌가요? ^ ^
우리에게는 흔하고 별 것 아닌 지식이더라도 고대 중국인에게는 획기적인 지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작품 속에는 구황작물인 고구마를 재배해서 기근과 재해를 넘기는 대목이 등장합니다. 1묘(200평)에 500근~1000근이 생산된다고 나오네요. 황제나 고위 대신들이 농사에 대해서 뭘 알겠습니까? 굶주린 백성들이 반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곡식을 구할 방법을 몰라서 허둥지둥 할 뿐이지요...
30년쯤 전에 도올선생의 책에서 마오쩌뚱의 일화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소년 마오쩌뚱은 비가 오는데도 비를 피하지 않고 그냥 맞았다고 해요. 왜 그러냐고 했더니, 중국인의 대부분은 농민이고, 농민은 비가 와도 농사 때문에 비를 맞고 일을 하는데, 중국을 다스리는 사람이 될 나(마오쩌뚱)는 농민들처럼 비를 맞아야 된다고 하더랍니다. 이런 일화가 참인지 거짓인지는 몰라도, 고대 중국인들이 엄청 가난하고 고생했다는 건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제가 영지물(영지발전물)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은 바로 이런 가난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유투브에 가면, 아프리카 세네갈에서 농사를 짓는 한국인의 동영상이 있습니다. 저는 그 동영상들을 몇 개는 다운로드해 놓았습니다. 이런 한국인을 보면서 고마움과 자랑스러움을 느끼곤 했습니다. 말도 안 통하는 곳에 가서 농사를 짓고, 자신과 아프리카인들을 돕는 농업을 벌이니, 존경심이 저절로 생기기도 했습니다.
차원이동, 타임슬립, 환생, 빙의를 대비해서 이런 저런 지식을 쌓아두고 싶어집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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