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파먹다가 정말로 먹을 게 없어져서 장을 보러 나갔다왔습니다.
독일이라고 한국과 다를게 없는 풍경입니다.
좀 다른건 나무가 아주 크고 집이 높지 않은데 크고, 공기가 한국보다 좋은 정도 일까요? 아~ 사람도 다른긴 하겠네요.
잠깐의 여유로 다녀온 장보기에서 여러사람을 보았지요.
아직도 긴머리를 날리며 수줍게 옆에선 남자친구를 바라보는 어린 여학생이라던가, 유소년이 연습하는 축구장에 가지 못하고 있는 아랍쪽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축구공을 가지고 놀고 있는 모습, 유모차를 끌면서 자연스럽게 흡연하는 젊은 엄마,큰 개를 데리고 산책 나온 늙은 노부부, 끼리끼리 모여서 큰소리로 떠들어대는 청소년들, 근심이 많아보이는 혼자 걸어가는 삼십대 남자.
그 사람들을 스쳐지나가는 동양계의 성질 더러워 보이는 여자. 저 입니다.
가끔 그런생각을 합니다.
내가 한국에 있을때가 편한지, 독일에 있을때가 편한지 말입니다.
오늘은 4유로짜리 중저가 화이트 와인을 한병 사와서 마시고 있어요.
일주일이 정신없기도 했고,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기를 바라지만, 공평하지 못한 나를 생각하며 아직도 버리지 못한 습관에 힘들기도 합니다.
네, 저는 모든 사람에게 오지랍을 부리고 싶지만, 오지랖을 부리면 아프다는 걸 알게 된 중년의 여자이고요. 이제 가을이랄것도 없이 추워져 버리는 계절에 무릎이 시려옵니다.
주말 저녁의 풍경이 제게 아주 아프기도 하고요. 왜냐고요? 지금 보고있는 풍경은 저의 어릴적 흑백사진과 비슷한데 그곳의 사람만이 달라졌거든요.
저는 철저하게 이방인도 아니고 독일사람도 아닌 삶을 살고 있습니다..
친구들이 묻는다면, 저는 반반치킨이라고 합니다.
독일반 한국반
님들은 주말을 어떻게 보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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