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독일오고 나서 만나는 극소수의 사람 중 아직 씽글인 두명중 한명이 미혼모가 되었습니다.
저보다 동생들이고요. 돌싱이던 사실혼이던 이 나라에서는 그닥 중요한 일은 아니니 그러려니 하는데, 사실 외국 나와서 정착한 친구 중 각자의 사연은 있기 마련이고 말하지 않는데, 굳이 캐묻고 싶지도 않고요.
두 달에 한번 정도 술 한잔 하는 사이였는데, 미혼모가 된 그 친구가 타 지역으로 이사를 가서 못 본지 오래되었었지요.
삼년전부터 동유럽 출신 남자와 동거 한다고 하더라고요.
잘 되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올 초에 또 다른 동생이 그 친구가 딸을 출산했다고 같이 보러 가자고 하더라고요.
나이가 사십대인데 임신과 출산을 했다니 놀랍기도 하고 축하하고 싶더라고요.
가서 보니 남친도 남편도 없더라고요. 헤어지고 임신을 알았다고해요. 책임감 없는 그 개00이는 지 나라로 내뺏고요.
나는 화가 나는데, 그 동생은 참 행복해 보이더라고요.
안정감이 생긴 것 같고요.
양욱비 없어도 키울 수 있답니다. 다니던 회사는 임산부 고용 안정 정책에 따라 36개월 휴무 가능하고요. 월급에 60%가? 나온다고해요. 아이는 아동수당 나오고요.
이젠 혼자가 아니라고 웃는데, 할 말은 많지만 속으로 눌렀어요. 어쨌든 아이는 축복이니까요. 어차피 이 나라에는 미혼모 복지도 좋고 타인 시선도 신경 쓸 일 없으니 남인 내가 뭐라고 하겠나요.
한국에 유명배우 정씨가 모델이 낳은 아들의 친부라네요.
결혼 전제로 만나 지 않았고 원나잇 이라고요.
댓글들을 보니 정씨 욕 하더라고요. 책임지라던가 난민수용은 원 하면서 니 아들에미는 수용못 하냐. 콘돔은 왜 안했냐
이런 내용인데...
저는 댓글 내용이 불편했어요.
당사자 간의 합의 내용도 모르고 일방을 비난 하는 내용과 그 사람의 소신 발언이 혼외자와 무슨 상관인지도 모르겠고, 사랑하지 않는데 결혼이 의미가 있나요?
혼인관계의 아이만 행복해야 하는 건 아니지 않을까요?
가끔 저는 제가 여자지만, 여자들의 사고방식이 납득 안될 때가 있네요.
꼭 결혼해서 책임지는 게 멋진건가요?
저는 아는 동생의 남친이 결혼해주지 않아서 속상한 게 아니라 아이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게 화가 난 거였는데, 정씨는 아이에 대해 책임 다하겠다고 했는데 왜 욕을 먹는지 전 잘 모르겠어요.
여튼 11월 마지막 주네요.
행복한 한주들 되세요.
Commen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