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천마 따위는 없습니다. 라는 식의 옹호는 별로 도움이 안되는게…그럼 현실에 김전일 같은 고교탐정이나 나이를 어리게 만드는 약은 있고? 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 때문이죠.
그런 설정이 나오는 소설이나 만화도 그 외의 부분은 자연스럽게 현실을 따르게 됩니다. 장르가 무협이나 판타지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장르 소설은 장르의 법칙을 따르니 그만큼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도 독자가 알아서 납득할 수 있는 범위가 좀 더 넓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그 범위의 폭이 넓기 때문에 소설 내용에 따라 자동으로 보정되는 범위는 달라지게 됩니다.
특히 현실의 인물(주원장 등)이나 현실의 역사(토목의 변 등)가 나오기 시작하면 그 폭이 점차 좁아지며 시대를 구체적으로 반영한 생활상이나 지리적 역사적 내용들이 등장하면 더욱 급격히 줄어듭니다. 독자가 의도적으로 꼼꼼히 본다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거죠. 무협 작가들이 꼭 중국 역사를 몰라서 두루뭉실하게 쓰는게 아니라 의도적인 작법이라고 봐야하는 부분도 있다는 겁니다.
짜장면에 땅콩…청나라 때 들어온 것인데 소설 내용은 아무리 봐도 명나라 이전이라면 독자들은 의아해할 수 밖에 없죠. 땅콩 자체가 문제인게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 작물이나 시대상을 너무 보여준게 문제라고 봐야 할 겁니다.
이걸 옹호한답시고 무협인데 당연히 허구 아냐? 현실에 경공술이나 천마도 없었는데? 라고 하는 것은 적절한 반론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태클 거는 독자 역시 논리적으로 그럴 수 없다는 철저한 이성적 분석에 의해 말하는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위화감이 먼저이고, 그 위화감을 설명하다보니 그런 댓글을 달게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천마가 있었고 없었고를 논해봐야 위화감 자체는 사라지지 않죠.
다만 이 위화감이라는건 못느끼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보정의 범위는 개인차가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땅콩이 나와도 되는가 안되는가는 이성보다는 감성의 영역일 수도 있습니다. 그게 왜 안돼? 가 누군가에겐 정답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아쉬울 뿐이죠.
그렇다보니 남의 연재글에서 댓글로 논쟁을 할 수는 없고 더 해봐야 논리로 설득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그냥 평소 하던 생각을 정담에나마 남겨봅니다.
Commen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