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왕권의 강약의 유무와 상관없이 전 조선의 체제나 형태는 매우 수준 높은 형태로 이루어진 집단 지배체제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백성의 이익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들과 지배층으로 자리잡은 유력집단들의 이익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 그리고 그것을 중재하고 최종 결정을 내려줄 수단으로서의 지배자까지 상당히 괜찮은 체제를 갖추고 있었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이 이상적으로 흘러가지는 않았겠지만 위의 집단들 중에서 어느 하나가 망조가 든다고 해도 어느정도 다른 것으로 대체하거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선진적인 정책형태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역시나 이러한 제도도 항상 사람들에 의해서 박살나기 마련이지요. 조선에서는 그러한 역할을 한 것이 지배층의 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서 나타났고 그것이 성공한 것에 불과하지요. 어디라도 나라는 처음 만들어질 때에는 어느정도 이상을 지니고 그것을 향해 달리지만 시간이 지나면 좋았던 것도 약점을 파고들어 결국 자기들 이득을 위해서 힘쓰게 되는 종자들이 나타나게 마련이니깐요.
다만 보통 다른 나라의 경우에서는 그러한 부패에 가장 많이 빠지게 되는 것이 왕이거나 그 측근들인 경우가 많은데, 조선은 지배체제 형태상 그것과 다르게 피지배층이나 왕이 아닌 그 주변세력으로서 자리잡고 있었던 신하들이 부패하고 자신들의 이득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시킨 경우지요.
저는 그래서 조선의 정치체제상 왕권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그 선진적인 체계를 봤을 때, 일반적으로 왕이 다스리는 왕권국가들의 평가 기준인 왕권이 강했냐 아니냐로 따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어찌보면 현대사회처럼 국민에 의해서 선출되는 지금의 대통령들(미국이나 한국 처럼 선출에 의해서 뽑히는 대표임에도)이 당시의 왕보다 더 강력한 힘을 휘두르는 경우도 많으니깐요. 전 조선도 그런 형태로서 파악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요.
글쎄... 성리학이 조선의 발전을 억제했다라...물론 그렇습니다만, 우리나라는 왜 그렇게 조선 하면 성리학때문에 망크탄 나라라는 인식이 강한건지. 왕권국가로서 최선이라고 할 수 있는 견제장치들이 만들어진 것이 성리학자들 덕분이고, 역사기록과 교육, 출판에 대한 관심이 다른 어느나라보다 높았던 것이 성리학이 사회 주류였기 때문이라는 점은 다들 별로 생각하지 않는것 같습니다.
성리학이 없었다고 뭐가 달라졌을까요? 상업이 발달했을까요? 사무역 제한과 화폐유통 실패가 고려 때부터였는데요?
호란이 안일어났을까요? 명나라는 결코 후금, 청나라보다 약하지 않았습니다. 나라 크기부터가 다른데요. 지금이야 명나라가 망할 걸 알겠지만, 당시만해도 거기까지 생각을 하기 어려웠죠. 그리고 인조도 나름 후금 눈치 많이 봤습니다. 이괄이 난을 일으키고 선조 때부터 경계했던 여진을 대비해서 국방강화에 신경을 안썼던게 처참한 패배 원인입니다.
무신 천대? 문치주의 국가에서, 그것도 고려와 달리 대규모 전쟁을 수백년간 치른 적이 없다면 당연한 현상입니다. 절대 옳은 일은 아니지만 성리학과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너무 성리학이라는 한가지 원인을 부각시키는건 좋지 않습니다.
왕권을 왕의 주권자로서의 권위로 생각하느냐, 왕의 실질적인 힘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올 것 같군요. 왕권이라는 단어에는 보통 권위와 힘 두 가지가 모두 포함되어 있거든요. 왕의 권위라면 조선만큼 강력했던 국가가 없고 왕의 힘이라면 조선만큼 비리비리 했던 국가가 드물죠.
권위가 있으면 당연히 힘이 따르고 힘이 있으면 권위가 생기는게 상식인데 조선시대에 이게 어떻게 가능했냐 하면 신권의 입장에서는 왕의 주권자로서의 권리는 존중하는 반면 왕이 무슨짓을 하려고 하면 목숨 걸고 막는 게 미덕이었어요. 그래서 생긴 비상식적인 상황에 정다머 분들이 낚인 것 같군요.
Commen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