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noodles님의 말은 "k팝과 게임 모두 문화사업인데, k팝은 돈도 못번다면서 비교하는 것이 공정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게임은 한국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하는 문화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라는 것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는 동의합니다.
일본은 만화로 자신의 문화를 알리는 문화사업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게임은 미국식 판타지나 중국식 의상등을 통해, 어느 국적인지 모를 게임만 내놓습니다. 외국온라인게임 사이트들 가보면 한국온라인 게임에 미쳐서 하는 아이들은 엄청 많지만, 정작 그것이 한국것인지 아는 아이들은 없고 게임을 통해 한국에 대해 궁금해 하는 아이들도 없습니다.
일본은 만화를 통해 외국아이들이 일본어를 배우고 일본 음식과 문화를 동경하게 만든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지요.
아~ 혹시 이런 글 쓰면 '게임규제를 옹호한다'는 식으로 몰고가니까 미리 언급하지만, 게임규제를 반대합니다. 외화벌이와 일자리창출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노다지가 될 수 있는 사업이니까요. (제 생각에는 noodles님도 같은 뜻으로 쓴 것이라 생각됩니다.) 다만, 문화사업이라고 부르는 것은 어폐가 있고, 정말로 한국문화를 알리는 그런 사업쪽으로 변화를 모색하는 것도 좋겠다고 여길 뿐입니다.
문화를 잘 알리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딴 대우를 받을 이유는 없지요. 그리고 게임으로 문화를 잘 알리지 못한 건 게임사의 의도가 아니라 게임으로 전파할 수 있는 전통적인 문화 콘텐츠의 빈약함이 더 큰 이유입니다. 일본의 만화나 게임은 외국에 보여줄려고 그렇게 만든 게 아니고, 자기들 것으로 자기들이 즐기려고 만든 게 외국으로 흘러나간 거구요.
그리고 본문에서 올드보이를 언급하였는데, 올드보이가 한국에서 만들어졌다는 것 외에 한국적인 요소가 뭐가 있답니까? 단지 한국에서도 영화를 만든다는 존재감이 알린 게 다라면, 한국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임을 안 하는 일반인들이라면 몰라도, 게임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게임 정보나 공략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다가 이 게임이 한국 게임이라는 걸 다 알게 됩니다. 그러면 같은 논리로 한국에서 게임도 만드는구나 식으로 세계에 한국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린 것 아닙니까?
문화 파장력이라는 게 하루 아침에 생겨나는 게 아닙니다. 일단 외국인들에 입맞에 맞게 만들어 몸집을 키운 다음에 질적인 향상을 도모할 때 한국적인(빈약하더라도) 요소도 차츰 넣을 수 있는 것이지요. 일본 콘솔 게임도 사무라이나 닌자 따위를 빼면 자국 문화를 알리고 자시고가 없어요. 그리고 애니메이션은 애초에 80년대 한국 정부가 앞서서 죽인 업계라 굳이 일본을 들먹일 필요도 없구요.
그리고 문화 산업이라는 게 반드시 자국의 문화를 타국에 전파하는 것의 목적은 아닐 겁니다. 물질보다는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이 문화 산업이고, 꼭 그것에 어떤 한국 특유의 요소가 들어가야 할 의무도 없고요. 애초에 문화라는 게 우위를 다룰 수 있는 게 아니고, 그냥 사람들이 볼 때 인종이나 국가나 배경과 상관 없이 즐기거나 감동 받거나 공감할 수 있거나 하면 그만인 겁니다. 그런 면에서 게임 산업이 문화 산업이 아니라 한다면 도대체 뭘 문화 산업이라 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K-pop은 이미 이름에서 가사까지 영어로 도배한 아이돌이 90% 이상이고, 드라마도 몇몇 사극을 빼면 극도로 서구화된 현대의 삶을 다루는 게 전부 아닌가요? 뭐가 한국의 문화를 알린다는 건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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