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그러한 취지라도 작가의 감상요청은 별로 작가 스스로에게 도움이 될 것 같지 않군요. 흔히 유행하는 '답정너'를 강요하는거 아닌가요? 멘붕할 부정적인 감상은 듣고 싶지 않고 난 위로를 받고 싶은데 봐주는 사람이 없으니 내 글을 보고 나에게 위로를 해줘라는 말과 다르지 않는 것 같은데... 물론 연재글을 꾸준히 쓰는 것은 힘듭니다. 독자마저 얼마 없다면 그것은 벽에 대고 말하는 것 만큼이나 갑갑하겠죠. 하지만 작가가 스스로 자신의 위로를 위해 독자에게 긍정적 감상을 요청, 다름아닌 구걸하는 건 모양새가 영 좋지 않아보입니다. '너희들이 몰라서 못 봤겠지만 내 글이 재미있지? 내 글의 좋은 점을 발견해줘'
기본적으로 감상과 비평은 독자가 스스로 읽은 작품에서 발생합니다. 독자가 스스로 읽은 작품은이란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읽고 싶어서 읽은 글들이고 독자는 그에 대한 감상과 비판을 표현하고 싶어서 읽은 작품에 대한 글을 쓰게 되지요. 그것을 독자의 시간을 쪼개 읽어주십사 요청하는 것이라면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우선 들을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자가 좋은 감상 써준다고 돈 받고 비평한다고 돈 받는거 아니잖아요.
그리고 자신의 글이 남에게 보이기 부끄럽지 않을만큼 자신이 있다면 상관이 없지만 내가 보기도 부끄러운 글을 남에게 보이고 칭찬해주기만 바라는 건 너무 유아적인 사고 같습니다. 흔히 쓰는 속담 중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란 말이 있습니다. 작품에 대한 평가는 그것이 작가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혹은 작가를 싫어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악의적인 악평이 아닌이상 작가가 모두 곱씹어봐야할 만한 이야기들입니다. 그걸 거르고 걸러서 설탕물만 먹는다한들 그런 작가가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까요? 단기적으론 힘을 얻어서 연재야 더 할 수 있겠지만 작가가 몰라서 고치지 못하거나 고치지 않는 스스로의 버릇같은 것이 계속 남아있다면 아무리 감상요청을 한다한들 더이상 좋은 소리는 듣지 못하겠죠.
아, 물론 비평란의 비평들이 흔히 말하는 전문적인 비평이 없는 부정적 감상 덩어리들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만 개인적인 생각으론 작가에대한 인신공격이 아닌이상 충분히 용인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책으로 나오는 판/무도 전문적인 프로의 글 같은 글이 별로 없는데 비평을 하는 독자는 비평의 법칙에 입각해서 각잡고 써야만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비평'이라는 이름을 달고 쓰는 글이라면 의당 그래야하겠지만... 실상 문피아의 감상과 비평이란 긍정적 감상/부정적 감상의 다른 말이 아니니까요. 이 정도는 익스큐즈해줘야죠.
끝으로 감상요청을 뚫고 비평요청을 막자는 말은 그것이 작가하는 말이라면 직무유기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개인적으로 자신의 글에 비평을 하지 말아달라고 할 수야 있겠지만... 솔직히 본문과 같은 취지라 할지라도 독자로선 이해가 안되는군요. 제대로 된 생각을 가진 작가라면 비평이 부정적인 감상이라 싫다고 긍정적 감상을 독자에게 요구하지 않을 것 같으니까요.
사실 비평이란 밑에 묘로링님이 쓰신 것처럼 감상의 일환이고 또 비평이라고 해서 항시 부정적인 감상들로 채워지지 않으니까요. 그렇다면 감상또한 항상 긍정적인 이야기만 채워지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반문하실지 모르지만 그런 의미에서라면 비평요청을 막자고 하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자추가 되던가요? 비평란의 찬반글도 자추가 안되는데... 홍보는 홍보가 허용되기 때문에 그것과 다름 없는 감상요청을 막는 것이겠죠. 그리고 그보다 큰 이유는 비평 자체에 감상이 포함되기 때문에 감상요청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애초에 비평과 감상을 달리보신 엔띠님이 왜 감상요청이 없냐고 하시는 건 이해하지만 밑에 글에서 비평은 감상을 포함한다고 묘로링님이 자세하게 써주셨는데도 불구하고 비평요청을 막고 감상요청을 뚫자 이야기하는 이유를 이해 못 하겠군요. 아니라고 하시지만 결국 긍정적 감상을 요구하는 것과 다름없지 않나요? 결국 좋은 소리를 들을 창구가 없다고 하시는거 잖아요. 저는 그 좋은 소리를 요청으로 얻어 듣는 것이 단기적인 사기진작외에 작가에게 좋을 것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이고요.
글에 대한 피드백은 연재글의 댓글에서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역할도 비평에서 충분히 잘 이루어지고 있지요. 재밌다, 재미없다. 이 한마디만 들으면 되는 건가요? 재미가 있으면 어느부분이 재미있고 왜 재미가 있었는지, 재미가 없다면 어디가 재미없고 왜 재미없는지에 대해 조목조목 이야기하는 것이 비평입니다. 단순히 '재밌네요, 잘보고 갑니다' 정도의 감상이라면 연재 댓글로 충분하지요.
더불어 엔띠님이 말씀하시는 '재밌는지, 재미없는지에 대한 말' 자체도 그 글에대한 평가입니다. 평가는 단순히 객관적 평가가 아닌 주관적 평가도 포함하는 것이죠. 그것은 감상이면서 동시에 평가죠.
조회수는 많으나 댓글이 없는 경우라면 게시판내 공지나 연재글 말미에 독자들에게 짤막한 감상을 달아달라 요청하는 것으로 엔띠님이 말씀하시는 감상을 요청할 수 있을 듯합니다.
조회수 자체가 적어서 댓글이 없는 경우라면 홍보라는 기능으로 조회수를 높이는 것이 먼저고요.
보는 사람은 없고 내 글에 대한 감상은 듣고 싶다라면 비평요청이 그 기능을 수행하지요. 이 경우에도 단순한 몇줄 감상보단 웬만하면 신랄한 비평이 작가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비평을 요청한다한들 정말 전문적인 비평을 받는 것 자체도 문피아내에선 쉽지 않죠. 대부분 부정적 감상이 다수섞인 글을 받는게 대부분인데 이 과정내에서도 감상요청이란 것이 들어설 자리가 딱히 마땅치 않다는 것이 제 생각이지요.
뭐, 문피아에 오랜만에 들어와 자세한 상황은 모르지만 엔띠님의 말에 공감하는것은 비평란을 가서 1페이지정도를 보니 비평보다는 감상에 가까운 것이 대다수인것 같았습니다.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싶은거라면 한 사람의 비평보다 다양한 사람의 감상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쓰는 입장에서도 감상이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라면 제가 감상과 비평을 정확하게 구분할 정도는 아닌게 문제지만요.
아마도 무분별한 감상을 막기위해 감상요청을 막았으리라는 생각은 해봅니다만
여기서 의문인게 문피아 운영 특성상 감상요청을 막은 이유에 대해 말해주지 않았나요?
그랬으리라 생각이 되는데요;
하지만 정말 작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비평을 원하는 분이 있다면, 비평가의 소양을 먼저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비전문가인 건 차치하고 저질 비평가가 참으로 많습니다. 다른 사이트에서 특히 많이 봤는데 여기도 예외는 아닙니다. 운이 나빠 그런 자들을 만나면 이도저도 아니게 됩니다. 심할 경우 작가 고유의 매력을 잃게 될 수도 있고요.
비평가는 자신의 주관을 피력하기 위해 객관적 사실을 곡해해서는 안 되고, 작가의 개성적 측면(문체 등)을 다룰 때는 중립적 입장에서 더욱 신중을 기하며, 기본적인 문학 이론과 거시적인 안목을 함양하고 있어야 합니다. 비평이 어려운 이유입니다.
P.S: 엔띠 님이 저질 비평가라는 건 단연코 아닙니다. 말 나온 김에 써봤습니다.
물론 조명받지 못하는 작가의 입장에선 자신의 작품을 세세히 읽어주는 사람이 좋고 읽어준 사람이 좋은 말을 해주면 더욱 좋겠죠.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먼저 내 글이 조명받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정확히 알고 고치는 것이 중요하고 그 역할을 하는 비평을 피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본문의 비평요청을 막자는 이야기에 반발한 것이고...
개인적인 생각으론 비전문가의 부정적인 감상도 작가로서 참고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너럴킴님이 말씀하신 것 처럼 무조건 수용해서 자신의 글 자체를 무너뜨리는 건 당연히 안되겠지만... 대다수가 지적하는 부분에선 생각해볼 여지가 충분하겠죠. 어차피 글을 읽는 사람들은 모두 전문가가 아니라 대다수의 비전문가들이고 대다수의 비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문제라 생각하는 부분은 문제의 소지가 있으니까요.
가장 좋은건 정말 좋은 비평가의 좋은 비평문이긴합니다만...
네, 올드뉴비 님의 말씀은 일리가 있습니다. 귀를 닫고 작품을 쓰는 명작가도 분명 있지만 대체로는 다수와 피드백을 하는 게 바람직하지요. 그럼에도 비평을 서너 번 받아보고 서너 번 해보기도 한 입장에서, 감상(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의 효용성에 대해 좀 길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4가지 전제를 달겠습니다.
1. 단순 감상 및 의견 제시까지 논의의 범위가 확대된 것 같으니 저도 비평에 국한하지 않고 더 나아간 단계에서 쓰겠습니다.
2. '장르 문학'이니 재미만 있으면 되지, 라는 생각은 배제하고 갑니다. 이 논의 자체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입니다.
3. 2번과 일부 중복되는데 문피아 연재작만 포함하고 출간작은 논외로 합니다. 출간작은 수익을 내야하기 때문에 당연히 재미가 우선입니다.
4. 누가 봐도 확고한 문제점, 억지스러운 설정이나 오탈자 등 객관적인 지적에 대해선 논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작가가 수용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본문입니다.
일단 감상이나 의견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상충되는 경우가 존재합니다.
예컨대 누구는 전개 속도가 빠르다고, 누구는 느리다고, 누구는 적당하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 당연히 혼란이 생기겠지요. 페이스만 잃을 뿐입니다.
두 번째로 말씀처럼 독자 대다수의 의견 및 감상이 일치되는 경우를 보겠습니다. 이 경우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작가는 목표를 잡고 글을 씁니다. 목표는 다양합니다. 자신의 사상을 남들에게 전파하고 싶은 것일 수도 있고, 단순히 스토리텔러로서 충실하고 싶을 수도 있고, 본원의 심미성을 추구,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 지적 만족감 충족, 전문 작가로 발돋움 하고자 하는 욕구, 심지어 단순히 타인의 관심이 사무치게 그리워 작품으로라도 소통하고 싶어서 등등... 수없이 많을 것입니다. 여럿이 뒤섞인 경우도 얼마든지 있겠고요. 그것이 오락성을 우선시하는 장르 문학이라 해도 결국 글은 작가가 쓰는 것이기 때문에 예외가 될 수 없지요.
그런데 대부분의 장르 문학 독자는 오로지 재미에 초점을 맞추고 글을 봅니다. 사실이 그렇다는 것이지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서 작가의 목표와 독자의 목표가 동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작가의 목표가 독자의 흥미를 채우거나, 출간으로 수익을 내는데 있다면 독자 대다수의 감상과 감평이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그외의 이유라면 작가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소설 작품은 독자가 그 작가의 목표에 공감하지 못한다면 온전히 이해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적하는 건 도움이 안 되겠지요.
물론 비평을 신청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다수의 의견을 듣고 싶은 사람이 아니냐고 반문하실 수 있으나, 작가의 목표에 따라 단지 꼼꼼히 읽어줄 단 한 사람이 필요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주시면 제 글이 곡해되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P.S: 올드뉴비 님은 정중하게 의견을 제시했을 뿐이고, 저도 반박 글을 쓰려는 생각은 아니었는데 모양새가 좀 그렇네요. 그냥 반대 입장에서 이렇게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고 쓴 것이니 언짢아하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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