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제가 있던 부대는 기지방어 훈련시에 특전사들이 침투해왔는데, 아무리 증초해봤자 그냥 다 넘어옵니다. 원스타도 죽고 지휘참모인 대령 다섯명이 한자리에 있다가 그자리에서 폭사당하기도 하고 난리도 아니었죠. 전쟁나면 왠만한 곳은 다 뚫리겠구나 싶었습니다. 윤형철조망 둘려쳐진 3m높이의 이중펜스도 그냥 넘어서 들어옵니다. 반면에 제가 특수상황으로 미군부대 헬기장쪽에 배치된적이 있는데, 악천후라 구석 수풀에 놔뒀던 우의주머니를 미군애들이 발견하고 (야간인데도 그것도 순수하게 우의만 들어있던 그 작은... ) 헬기이륙 지연하면서까지 EOD 애들이 출동해서 막 사건이 커지려고 하기에 제가 겨우 설명하고 가져왔죠. 그런걸 보면 장비차이가 확실히 큰 것 같아요,
군인들의 기본적 의식구조 자체부터가 글러먹었으니까요....
굳이 군대가 아니어도 그 어떤 것이든 실행자들의 의식상태가 결여되었다면 표면적인 보여주는 요식행위가 되어버리죠.
장병들에게는 현실의 상급자들은 가까이 있고, 북한은 멀리 있는 존재일 뿐이죠... 북한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겠다는 마음가짐 보다 가까운 상급자에게서 자신을 보호하겠다는 의지 자체가 강할 겁니다.
이런 상태에서 애국심이나 국가에 대한 충성이니 안보의식이니 하는 것은 생각할 겨를이 없을 뿐더러 생기기도 힘들죠.
사람의 의식구조가 바뀌려면
세뇌가 먹히던가
그 사람 스스로 깨달아 느끼는 바가 있어야 합니다.
현재 장병들의 근무패턴이 아마 이거겠죠.
상병장은 순찰자에게 꼬투리를 잡히지 않기 위해 경계방향 주시를 하기 보다는 순찰자들의 순찰로를 주시할 것입니다. 일이등병 또한 고참병에게 갈굼먹기도 싫고, 순찰자에게 꼬투리 잡히지 않기 위해 시키는데로 순찰로를 더욱 주시할 거고요....
군대에는 심리학자가 많이 필요해 보입니다.
군인들이 현실적으로 체감하며 느끼는 진짜 주적은 북한이 아니라 자신들의 상급자로 느끼는 부분을 개선해야겠죠.
인간의 의식구조는 쉽게 바꾸란다고 바뀌는 성질도 아니고, 자발적으로 느끼는 바가 있어야 하는데.... 현 군문화는 그런 쪽으로는 전혀 발전이 안되어 있죠. 괜히 전쟁나면 총 거꾸로 들고 상급자를 쏠 병사들이 있을 거라는 말이 나오는게 아니라는...... 이런 말이 나올 정도라는 것은 장병들이 가지는 고참병들에 대한 적의가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죠.
주적을 북한으로 제대로 인식하기 보다는 오히려 역전이 되어서 아군 상급자를 주적으로 여길 정도의 역전현상이 온게 심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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