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정치판은 본래 싸움판입니다

작성자
Lv.99 만리독행
작성
22.11.15 18:20
조회
134

한 20년쯤 전에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대하장강]이라는 중국소설을 읽었습니다. 대만의 고양 선생이 지은 소설이지요. (김용을 소개하는 글에 고양 선생의 이름이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다른 작품으로는 [호설암]이 번역되었습니다.(이 책은 나중에 [중국상도]라는 제목으로 바꿔서 출판되기도 했어요.) 


[대하장강]의 시대 배경은 중국 청나라 말기입니다. 2차 아편전쟁(?)이 벌어지고, 외국군이 북경으로 쳐들어오자 청나라 황제(함풍제)는 후궁들을 데리고 열하로 피신을 합니다. 북경에는 황제의 동생인 공왕 혁흔이 남아서 강화협상을 벌입니다. 함풍제는 열하 행궁에서 사망하고, 6살짜리 아들이 황제의 자리를 물려받습니다. 어린 동치제가 국정을 다스릴 수 있는 성년이 되기까지는 누군가가 정사를 돌보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보정대신이라고 해서 몇 명의 신하가 임명되었는데, 최종 승인은 태후가 하게 되었습니다. 함풍제의 정처였던 자안태후는 정치에 대해서 아는 게 없어서 정사를 돌보는 일을 하기 어려웠고, 원래는 후궁이었지만 황자를 낳은 자희태후는 정치에 대해서 조금 아는 것이 있어서 정사를 돌보는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 자희태후의 궁이 서쪽에 있어서 서태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동쪽은 신분이 높은 쪽이 위치하는 자리이므로, 황후였다가 태후가 된 자안태후는 동쪽의 궁에 거주하였고, 동태후라고도 불렀습니다. 함풍제 사후에 1년쯤 지나서 자안태후도 사망하여, 동치제가 15세 성년이 될 때까지 서태후가 수렴청정을 하게 됩니다..... 

[대하장강]은 사실은 하나의 소설이 아니라 고양 선생의 여러 소설을 하나로 합쳐서 번역한 작품입니다. 원래는 [자희전전] 등의 소설이 있었답니다. 

소설의 중간에 철도를 건설하는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또 다시 외국군대가 쳐들어오면 다른 지역에 주둔하는 병력을 신속하게 이동시켜서 막으려고 철도를 놓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철도 건설을 반대하는 조정대신과 관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반대 이유는 이러했습니다. 철도를 직선으로 건설하게 되면, 조상의 묘를 지나갈 때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효에 어긋나므로 철도 건설을 반대한다는 것입니다. 효를 절대의 가치로 중시하던 중국인들의 사고방식 때문에 조상의 묘를 훼손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극악무도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하여 조정에서는 대신들이 둘로 나뉘어서 서로 말다툼을 하고, 반대파는 찬성파를 입에 거품을 물고 욕합니다. 단순히 욕을 하는 게 아니라, 죽이고 싶어할 정도로 미워하게 됩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다가 정치판이 본래 싸움판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철도 건설이라는 한 가지 사안을 놓고, 각자 찬성하는 이유와 반대하는 이유가 있었고, 이 이유를 포기할 수가 없어서 서로 논쟁하고, 그러는 와중에 서로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하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깨닫고 보니, 우리나라에서 국민들이 보수우파와 개혁좌파로 나뉘어서 서로 논쟁하고, 서로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하는 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정치판은 조용할 날이 없이 맨날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우리는 이게 무척 지겹다는 생각이 들지요. 하지만 정치판은 본래 싸움판입니다. 만약 싸움이 지겹고 짜증이 나거든 정치판을 보지 않는 수밖에 없습니다. 



Comment ' 2

  • 작성자
    Lv.21 후레게
    작성일
    22.11.16 05:31
    No. 1

    바둑판도 싸움판이어야
    제맛이죠
    가토 마사오 9단이 전성기 시절
    싸움바둑으로 각종 타이틀을 휩쓸어
    그의 별명이 무려
    '살인청부업자'
    '대마킬러'
    라고 했다네요
    자고로 바둑판은 본래
    싸움판입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

    찬성: 0 | 반대: 1

  • 답글
    작성자
    Lv.68 고지라가
    작성일
    22.11.16 19:04
    No. 2

    바둑기사 별명이 살인청부업자에 대마킬러 라니요. 왤케 살벌하죠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54445 이벤트 당첨됬는더. +4 Lv.80 아랫분 24.04.15 104
254444 멀티프로필같은 소리 하고있네 Lv.34 트수 24.04.15 194
254443 알림 표시 에러난거 좀 고쳐주세요 +1 Lv.99 산속다람쥐 24.04.15 76
254442 소설 제목 아시는분? +3 Lv.76 天上飛 24.04.15 159
254441 벌써 주말이 끝났네요. 공모전 전까지 조용할듯 Lv.18 치맥세잔 24.04.14 117
254440 제목을 찾습니다...ㅜㅜ +2 Lv.53 가다마 24.04.14 78
254439 옛날에 본 현판인데 제목이 뭘까요 ㅜ +4 Lv.35 그리곤 24.04.13 110
254438 소설 맞추기 퀴즈 +4 Lv.76 mw***** 24.04.13 83
254437 동방 동대륙 등등 이런 단어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드나요? +7 Lv.66 ck***** 24.04.13 126
254436 와 얼탱이 없네.. +2 Lv.75 파귀극마 24.04.13 175
254435 이만두작가 정도되면 탑급아닌가요? +11 Lv.18 치맥세잔 24.04.13 204
254434 추천글 못지우게 하면 좋겠다 +12 Lv.34 트수 24.04.12 153
254433 오 이블라인 복귀 예고.. +5 Lv.63 아오십 24.04.11 173
254432 내가 쓴 댓글이 왜 삭제 버튼이 사라지고 안 보이죠? +3 Lv.42 유유천천 24.04.11 84
254431 느림 현상 뭔가요? +2 Lv.82 삶의망각 24.04.11 83
254430 볼만한 글이 없는 가장 큰 이유 +9 Lv.66 ck***** 24.04.10 229
254429 도동파 작가님 작품 추천 좀 해주실분 +5 Lv.32 뚤기 24.04.10 109
254428 강자에 대한 믿음과 지지 +1 Lv.99 만리독행 24.04.10 79
254427 나도 밑에분처럼 +2 Lv.99 루나갈매기 24.04.10 112
254426 드디어 때가 온 것인가? +4 Lv.46 불편충 24.04.09 154
254425 내 눈이 잘못된건가..? 문피아에 무협이 없네 +8 Lv.18 치맥세잔 24.04.09 207
254424 연예계 회귀물에 복수 설정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5 Personacon 맨닢 24.04.08 139
254423 볼거 없는데 더 없을듯 +1 Lv.84 샤옹 24.04.08 85
254422 신작탭이 있으면 좋을텐데 +1 Lv.20 푸켓 24.04.08 62
254421 문피아 최대 단점 +4 Lv.39 ajgksk 24.04.08 147
254420 문피아 +5 Lv.96 Asyih309.. 24.04.08 114
254419 탑매 +3 Lv.94 dlfrrl 24.04.07 127
254418 예전 문피아 +7 Lv.34 트수 24.04.07 149
254417 확실히 돈벌려고 연중하고 편수 모으는 거 때문에 다른 ... Lv.18 치맥세잔 24.04.07 115
254416 진짜 요즘 개연성 없는 소설들이 판을치네요 +20 Lv.61 헌신의유생 24.04.07 239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