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국 살때 그래도 제법 예의가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와서 어학원을 다니면서 만18세 부터 제 아래나이에게 한국에서는 당연히 언니나 이모님 소리를 들어야 하는데 이름을 부르더라고요.
그때는 참 기분이 상하고 딸 같은 아이가 왜 내이름을 막 부르는지 학원도 가기 싫더라고요.
독일에는 나름 꼰대도 많고 유럽에서 존댓말이 있다고 자기네가 예의 바르다고 자랑하는 나라에서 이름 부르는건 아무렇지도 않다니.
‘Hey, Kim 00’
받아들이는데 좀 시간은 걸렸으나 , 먹고 살려고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다보니 이제는 이름을 부르던 말던 너하고 싶은데로 해라하고 아예 독일식으로 편한 이름도 지어서 가르쳐 주었지요.
그뒤부터 마음을 열어서인지, 세마디 이상의 대화가 가능해져서인지 아는 젊은 친구들이 생겼어요. 그네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젊을 적 했던 고뇌들도 새록새록하고 같이 시험도 보고 하면서 우정 비슷한 것도 생겼고요
독일어 b1시험에 합격해서 유럽영주권도 삼년전에 받았고요.
영주권 취득후 이곳에 작은 보금자리도 구매했네요. 써금써금한 아파트라도 제 아파트가 생기니 좋더라고요.
집을 사기위해 돌아다닌 기간이 일년이었고 , 외국사람에게 집을 보여주지 않는 사랍도 많아서 계속 발품을 팔았어요.ㅜㅜ
리모델링 기간이 6개월 걸렸고요. 집이 어마무시하게 커서 오래걸린게 아니고 문짝이 주문하면 두달 후 세면기도 한달 후 이런식으로 배송받고 하다보니 기간이 길어요.
작년 8월에 입주하기 전까지 속썩이는 인부들 때문에 머리가 빠지겠더라고요.
입주 후 주민들과 인사를 하게 되었는데 아래층 할머니는 헬렌입니다.
프라우 슈미츠라고 성을 부르니 싫어하더군요. 이름 불러 달라고요. 저보다 삼십세 연상이신 분에게 헬렌이라고 부르니 좋아합니다.
독일문화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어서인지 지금은 사는게 조금 더 편합니다.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왜 서먹하게 대하느냐고 말하더라고요. 이름을 불러야 친해지지하고요.
나이가 친구나 지인을 만드는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닌것 같아요.
저는 이곳 온라인 상에서 만났던 많은 닉네임을 다는 기억을 못해도 꽤 기억을 합니다.
안보이는 분들이 많아져서 섭섭하기도 하고요. 반가운 닉에 어제는 하루종일 기분이 좋더라고요.
제가 한참 외롭고 힘들었을 때, 친구가 되어주었던 소중한 놀이터가 없어지지 않고 있어서 좋기도 합니다.
다들 즐겁게 사셨으면 합니다.
글을 쓰는게 행복하고, 읽는게 행복해서 모인 곳인데 즐어워야지요.
잘 모르는게 있으면 가르쳐 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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