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쓰는 무협이 나쁜진 않습니다. 잘쓰면 재밌죠. 하지만, 자신이 있으세요? 우선 우리나라니 역사적 사실이 들어가야 합니다. 중국이라면, 대충 지어내도 괜찮아요. 남의 나라니까, 근데 우리나라 배경이라면, 모든게 개연성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삼국시대라면, 괜찮겠지만, 고려, 특히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다면, 아십니까? 지방에서 대갓집에서 노비 한명 때리다 죽은 사건이 임금님 한테까지 보고된다는걸? 모든 사건이 다 보고된다는게 아닙니다. 지방현령이 공무원인건 지금과 똑같아서 과오는 숨기는것 그때가 더 심하지만, 숨기지만 않는다면, 전국 각지의 한 사람이 벌인 사건도 중앙정부의 눈을 피하지 못하는 시대가 조선시대입니다. 지금도 그렇게 못할텐데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 그만큼 모두 억압되어 있는 사회라는 겁니다. 그곳에서 무림문파라... 사건하나 벌어지면, 바로 전국규모로 확대되고 모든 정치세력이 연관될 것입니다. 그곳에서 사건 하나하나마다 정치적인 영향을 고려하고 글을 쓰실수 있으세요?
현대물이 판소보다 더 쉽게 까이는 것처럼 한국을 배경으로 하면 실제 역사에서 벗어난 판타스틱한 부분이 더욱 쉽게 까이게 된다는 거겠죠~ 아무래도 배경이 좀더 친숙하고 조금이라도 더 아는 우리나라라서;
사실 중국 배경으로 한 소설도 어처구니없는 거 많지만 다들 그건 무협 설정이라고 습관이 되서 그냥 넘어가잖아요. 특히 그 드넓은 중꿔 대륙에서 정사대전 벌이는 꼬라지 보면 얘들은 그따위 쪽수로 무슨 정사대전인지, 이것들이 중꿔 대륙 크기를 제주도보다 쬐끄만 달동네로 착각하는 건지 그 넓은 땅덩이가 작다고 신나게 구역싸움하는 경우가 대다수;ㅡㅜ 조폭처럼 적당히 술집이권다툼만하면 그래도 넘어가주겠는데 되지도 않는 쪽수로 거의 전쟁급으로 날뛰는 거 보면 얘들이 미쳤구나 싶죠;^;^; 물론 전 이것도 재미있게 보지만 이게 현대나 하다못해 옛 우리나라 배경이면 분명 말도 안 된다고 포풍처럼 비난받을 게 눈에 보입니다;ㅡㅠ
뭐, 이런저런 이유는 사실 사족이고, 무협 장르 자체가 중꿔 배경으로 쓰는 게 거의 상식처럼 되어 있는데다 그쪽이 지난 수십년 간 한국소설이든 중국소설이든 선배들이 쌓아둔 유산들이 잔뜩 있어서 훨씬 쓰기 '편하다'는 게 더 중요한 이유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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