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제가 있던 곳의 영창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부끄럽지만 경험담입니다 ㅡ,.ㅡㅋ
고무링과 허리띠를 풀고(자살방지), 전투복 상의를 밖으로 끄집어 낸 채(군대에서는 절대 이러면 안 됩니다. 단, 영창은 예외) 철창이 쳐진(감옥과 똑같습니다) 영창 안에 들어갑니다.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벽을 보고 앉습니다. 그 옆에 있는 성경 혹은 불경 혹은 대통령들의 전기를 뽑습니다.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죽도록 읽습니다. 만약 이때 허리를 꼿꼿이 세우지 않거나 몸을 꼼지락 거리면 '야이 XX 개XX X같은 새X가 뒈XXX' 정도의 쌍욕은 각오해야합니다. 만약 이것이 반복되면 얼차레를 받습니다. 더 심해지면 구타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화장실이 가고 싶다거나 허리가 찌부둥해서 몸을 좀 풀고 싶으면 손을 들고 '수인번호 몇 번' 이라고 외칩니다. 그러면 영창을 지키는 헌병이 답변을 해줍니다.
이렇게 3시간이나 4시간 정도 버티면 밥 때가 됩니다.
그럼 헌병이 영창을 열어줍니다. 그럼 '수인들'은 뒤꿈치가 잘린(도주방지) 고무신을 신고 식판을 파지한 채 헌병의 인솔하에 식당으로 향합니다. 이때가 하이라이트입니다. 식당은 평소 우리가 쓰던 식당과 똑같은 식당일 수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후임들이 수인들의 그런 꼴을 모두 볼 수도 있습니다. ㅡ,.ㅡㅋ 정말 쪽팔리죠.
식사가 시작되면 헌병이 먼저 밥을 먹기 시작하고 헌병이 숫가락을 놓으면 식사는 중단됩니다. 밥을 다 먹은 후에는 그 꼴을 한 채 다시 영창으로 돌아갑니다.
이렇게 두 번 반복한 후 저녁 식사 후에는 약 한 시간동안 청소를 합니다.영창에서는 이때가 천국입니다. 그나마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거든요.
청소가 끝나면 아까와 마찬가지로 벽을 봅니다. 그리고 9시30분이 되면 수양록을 씁니다(일반적으로 쓰는 일기형식의 수양록이 아니라, 반성문입니다). 수양록을 한 페이지 빡빡하게 적지 못 하면 제 시간에 잘 수 없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한 페이지를 채운 후 10시에 검사를 받고 잠을 잡니다.
이것이 영창의 하루입니다.
이렇게 적어놓으면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겠지만, 한 번 겪어보면 멘붕이란 말이 왜 나온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3박 4일 정도라면 휴가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만약 일주일이 넘어간다면 그때부터는 지옥일 겁니다. 참고로 저는 이곳의 하루가 일년 같이 느껴졌었습니다. 정말 지옥이 따로 없었죠.
다시는 기억하기도 싫은 기억이지만 10여년 쯤 지난 지금은 그래도 나름 추억이 되었네요 ㅋㅋ.
본인은 영창으로 끌려 갈 뻔하다가 군기교육대로 빠진 운 좋은 케이스입니다. 50분훈련, 십분휴식 칼 같이 지킵니다. 나무들고 앉았다 일어서기, 김밥말이등 다양한 경험을 합니다. 그러다 식사 시간이 되면 한시간 자유를 줍니다. 지갑은 물론 압수 당했고, 밥을 먹을 식판이 없습니다. 다행히 나는 훈련소 동기 넘을 발견해서 식판을 빌려서 밥을 먹었고, 내 옆에 있는 넘은 그 식기를 씻지도 않고 나 한테 빌려서 밥 먹었습니다. 식당에서는 식판없이는 절대 밥을 안 줍니다. 밥 못 먹는 넘이 나옵니다. 이렇게 훈련하고 밥먹고 하다 밤이 됩니다.일과 시간 끝나면 훈련 없습니다. 내무반 배정 안해줍니다. 사관이 있는 곳으로 끌려갑니다. 밤새 거기서 머리 박다가, 꿇어 앉았다가, 지나가는 간부들이 한대씩 치고 가기고 하고, 암튼 그렇습니다. 네. 그렇게 아침이 밝아오고 9시 일과 시간이 시작되면 그때부터 다시 훈련이 시작됩니다.
아...ㅎㅎ 2박3일의 군기교육대를 잠도 안자고(앉아서 사관몰래 자기는 합니다만) 이렇게 받으면 사람이 술취한 상태 비슷하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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