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라노벨을 좋아하는 것도 취향일 뿐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일반적인 양판소보다 더 싫어합니다. 그 오글오글거리는 대사에 유치찬란한 행동들. 뭐 취향일 뿐이니까요. 그냥 책방에 '있길래' 몇 번 읽어봤지만 그냥 꿈꾸는 소리 하고 앉아있네. 라는 말밖에 안 나오더군요. 그냥 망상.
어쨌든 한국의 장르소설 좋은 책들 많습니다. 다만 침묵하는 다수가 열심히 '사서 보지' 않을 뿐이죠. 대여점들 다 망해도 사진 않을겁니다. 다운받아 보겠지요. 안 보던가......,
역시 침묵하는 다수는 매니아층을 이길 수 없는 것이겠지요.
아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전 개인적으로 일본문학을 '신봉' 하는 것에 대해서 큰 거부감이 있는 사람입니다. 역시 개인 취향이지만 말입니다.
문제는 문학에서 자꾸만 선입견이 생겨난다는 겁니다. 일본 만화에 길들여진 이들은 한국의 만화와 소설을 유치하고 재미었다는 선입견을 가지기도 합니다. 절대 아닌데 말이죠.
라노벨이요? 솔직히 보는 사람만 봅니다. 보는 사람은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일러스트를 벽에 붙여놓을 정도로 매니아층도 많은 것으로 알고있구요.
라노벨을 한국의 장르소설보다 상위에 위치시킨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불쾌합니다.
내용의 질을 떠나서.
다른 부분에서는 상대도 안되는 것 맞습니다. 아 물론, 서점용으로 만들어지는 책은 말고요. 대여점에서 자주 보이는 책을 예로 들어 비교해봅시다.
먼저 표지.
전 표지도 작품을 미리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대여점에서 보는 책들 표지는 대체 이게 뭔 작품인지 알 수가 없어요. 그냥 이상한 문양 몇개 그려놓은 것이 대부분.
종이질.
이건 제가 나쁜 것만 본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진짜 종이 냄새 맡다보면 토나옵니다.
가격
라노벨 가격도 많이 상승하고 있습니다만. 뭐 지금은 별로 차이도 안나는 것 같네요. 근데 라노벨은 그 가격이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방면 (일러스트, 책의 두께).
장르 쪽은 이런 가격으로 팔 생각이 있는건지 모르겠어요. 일부 빼면 책이 두꺼운 것도 아니죠. 두꺼운 것들도 엔터신공 천지인 것도 상당수.
뭐 내용으로 승부하면 된다고들 하시지만. 이젠 내용만 중요한게 아니라 어떻게 상품을 포장하는가도 중요한 것 같네요.
개인적 취향이나 그런 면을 떠나서 시장 규모와 활력, 시스템이나 들이는 공 등이 비교가 안되는 건 맞죠. 요 사이 라이트노벨계가 막장으로 흘러간다면서 비슷비슷한 능력자 하렘물만 양산되다가, 학원 비일상 하렘물이 나오다가, 여동생물만 넘쳐난다느니 하는 말이 있습니다만, 그런 '유행'을 탄생시킨 작품들 개개가 가지는 영향력과 거기에 들어간 기획의 공 등을 생각해보면...
대표적으로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과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리가 없어'는 전격 문고에서 가장 잘 나가는 편집자라는 미키 카즈마가 작가와 함께 철저히 '기획'해서 나온 물건이죠. 특히 어마금 작가의 경우 '전격문고 대상 응모자' 중에서 탈락했으면서도 그 가능성을 눈여겨 본 미키가 직접 컨텍한 경우고.
단순히 '라이트노벨' 시장뿐만 아니라 '오타쿠 컬쳐'라는 거대한 시장에 엮여서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그 역동성이나 영향력, 파급효과, 시장효과 등이 비교도 안되는 수준이고. 애초에 "돈이 되는 곳에 재능 있는 사람이 모인다"인 것이니, 시장 가치를 꾸준히 생산할 수 있는 곳에는 어찌되었던간 무언가가 계속 나옵니다.
'라이트노벨'이 애니메이션과의 연동효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한 건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의 대성공 때문이고, 그 전에 오히려 한국 라이트노벨 수입사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것은 어지간해서는 안 내놓는다"는 방침을 내 놓았을 정도로, 그것과는 별개의 팬층을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때도 시장을 유지할 만큼은 팔렸어요.
또한, 우리나라의 '장르소설'과 일본의 '라이트노벨'을 비교하기도 뭣 한게, 라이트노벨은 어디까지나 만화적 성향, 혹은 청소년층 대상일 뿐이고, 진짜 일본의 '대중소설'은 미스테리/추리 분야를 기반으로 훨씬 더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일부는 아직까지도) 한국을 휩쓴 온다 리쿠, 미야베 미유키, 이사카 코타로, 오쿠다 히데오, 히가시노 게이고 같은 작가들은 그 "대중 소설" 분야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요.
심지어 순문학에서도 오에 겐자부로가 "일본 순문학계는 죽었어."라고 중얼거리더라도,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 같은건 어느정도 팔리거든요. 우리나라에서 이상 문학상 받아봤자, 그거 얼마나 화제가 되는지도 모르겠고... 그나마 몇 년 사이 '엄마를 부탁해' 같은 책들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지만요.
하여간 '문학계'와 '독자'들의 괴리가 한국처럼 심하지 않아요. 그쪽도 활자의 죽음이니 뭐니 하고 있어도, 우리나라처럼 시장 자체가 고사할 위기 속에서 휘청거리는 것도 아니고, 어느정도 '활동하는 작가'들은 오히려 인기와 존경 속에서 대중적 인지와 거기에 집중할 수 있을정도의 수입을 올리고 있고, 주목할만한 신인도 계속 나타납니다.
몇 년 전 한국 장르계도 일본 대중문학과 라이트노벨등의 판매세에 힘입어 소장 가치 있는 장르소설을 표방하고 온갖 시도가 있었죠. 허나 그 결과로 살아남아 있는 곳이 별로 없으니...
일본쪽도 라이트노벨의 주 이용 방법은 값싸고 기업화된 대형 중고서점을 많이 통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뭐, 살 사람은 확실히 사겠죠. 출판사별로 전략이나 색이 꽤나 갈리다 보니, 아예 매 달 신간을 '출판사 구입'으로 좋아하는 브랜드(주로 전격문고)를 긁어모느는 측도 있다고 하고...
금서목록의 경우, 확실히 먹히는건 확실한데 지금 와서는 무슨 '해리 포터'마냥 '인기가 인기를 불러모으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넓은 팬층을 획득 가능한 물건일 망정, 일본 내에서도 라이트노벨적 외의 요소로 작품적 평가가 높은 소설은 아니에요.
어차피 일부의 문화일 뿐이죠.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심히 꺼려지는 책이 라노벨입니다. 대사가 오글거리는 것은 물론(당연히 경험 없이 상상만으로 욕망만을 채우기 위한 글이니 그럴수밖에요.) 글 자체도 너무 못 썼지요. 당연히 문법이나 모든 것이 일본과 한국이 틀리니 더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소설이 번역될때 이름있는 저명한 번역가나 실력있는 번역가가 번역하는 것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번역가를 쓰니까요.
이것을 한국어로 쓰여진 장르소설과 비교해 더 낫다라고 판단하는 것은 일본 문학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봉에 가깝다고 봅니다.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마인드죠. 장르소설 시장은 물론 출판시장 자체를 좀먹을 수 있는 마인드입니다.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말릴 생각 없습니다. 다들 취향이 틀린 것이니까요. 하지만 그것이 감히 한국의 장르소설보다 '낫다.' 라고 칭한다면 그것은 극히 잘못되었다고 과감히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ps. 개인적으로 라노벨에서 보여지는 변태스럽고 이해가 가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는 취향이라 생각하고 아무말 하지 않겠습니다.
실제로 일본 라이트노벨도 이 '일부'를 넓히는 방법으로 성장해왔었습니다.
1세대 라이트노벨 붐이라 할 수 있는 '슬레이어즈'는 가벼운 만담체의 문장과 호쾌한 진행, 개성적인 캐릭터를 내세워 기존 만화 팬들을 고스란히 소설에 유치하여 '라이트노벨'을 태동시켰고, '로도스도 전기'는 중세 판타지 영웅담을 대중화하였지요.
2세대 라이트노벨 붐을 불러온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는 기존 라이트노벨 구독층 뿐만 아니라 '학창 시절'의 현실을 겪었던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키노의 여행'은 잔혹동화적인 여행담으로 아동층, 여성층을 붙잡는데 성공했었습니다.
3세대 라이트노벨 붐이라 할 수 있는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은, 애니메이션의 성공으로 '애니메이션 오타쿠'를 대거 흡수하여 시장을 폭발적으로 키웠지요.
여기에는 못 미쳐도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리가 없어'의 경우, 라이트노벨 독자뿐만 아니라, 각종 광고를 통해 기존의 미소녀 게임 이용층에게 어필한 것도 성공요인이기도 합니다.
시장의 유지나 확대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다만 '한국장르계는 지금 쓰레기라고 말해도 될정도로 재미없는글만 대여점에 팔리고.... ' 라던지 '일러도 중2병스런 표지일러뿐' 이라던지 하는 말로 한국의 장르소설을 깔아뭉개면서 라노벨에 대해 언급한 것 자체에 대해 말한겁니다.
결국 취향이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겠죠. 왜 현대물이 인기를 끌겠습니까? 그것을 취향으로 가지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겠죠. 그런데 거기에 쓰레기라던지 뭐라던지 하면서 비하한다면 저 역시 자신있게 한 마디 하고 싶습니다.
"라이트 노벨 자체가 오덕들의 찌질한 쓰레기 문화다. 일러도 옷만 바꾼 가슴 크고 뭐든지 다 해줄것 같은 어린애들뿐이다. 정체성도 확립되지 않은 삼류문화에 불과하다." 라고 말이죠.
물론 다시 말씀드리지만 취향의 차이지만 말이에요. 그 취향이 다르다고 감히 한국의 장르소설을 쓰레기 따위에 비유한다는 것 자체가 심히 기분이 나쁩니다. 겨우 라노벨 따위를 들이밀면서 말이죠.
셸먼님의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그리고 공을 들여도 그만큼의 수입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 한국 장르소설계의 큰 문제겠지요. 이것은 분명 풀어야할 숙제입니다.
에르디시님// 제대로 일본 문학을 읽는다고 해서 일본 문학이 한국의 문학보다 우수하다고 할만한 것은 눈꼽만치도 없다고 봅니다. 당연히 한국문학을 우습게 여기는 발언에는 화를 내야한다고 봅니다. 에르디시님이야말로 한국의 장르소설을 제대로 다 읽어보셨는지 의문입니다. 물론 글 작성자분도 포함해서 말이죠.
현재도 우수한 글들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라노벨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되는 우수한 글들이 말이죠.
일단 라이트노벨이 비교대상이 되는 이유는 그 고객층이 '적어도 인터넷 상에서 활동하는 층을 놓고 보자면(DC 판타지 갤러리에 가도 영미권 판타지/SF 아니면 라노벨 이야기 밖에 안하는 현 상황에서는 조금 아리송합니다만)' 상당부분 겹치고, '일상에서의 탈출'을 사상적 배경으로 삼고 있는 엔터테이먼트 활자 매체이며, 어느정도의 매니아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 때문일 겁니다.
다만 이게 완전히 겹치지도 않으니 논란이 생기는 것일테고...
하여간 라노벨이 비교대상이 못 될 이유는 없겠죠. 오히려 매우 가까이에 그런 활력을 가진 비교대상이 있다는 점은, 장르소설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를 위하여 기꺼워 할 요인일 수도 있습니다.
ps. 일본의 소설들 개개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솔직히 이런 논의에서는 쓸모없는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NT노블 초창기부터 라이트노벨을 구독해온 입장에서 라이트 판타지 계열/라이트 전기물 계열의 하렘 러브코미디가 넘쳐나는 현 상황은 라이트노벨 독자 입장에서도 그다지 마음에 드는 상황은 아니고, 저의 경우 '소드마스터'라는 단어에 경기를 일으킬 정도에다가 그 악영향에 대해 긴 논설을 쏟아낼 수도 있습니다만... 솔직히 이건 정말 취향 문제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본문의 문제점은 일본 내의 정상급 라이트노벨과 한국의 소위 '양판소' 부류를 직접 비교했다는 점인데...
예를 들어, 페이트/제로의 경우 작가인 우로부치 겐은 일본의 오타쿠 컬쳐의 스토리텔러(소설도 쓰고 게임도 만드니 그냥 이렇게 표기하죠)로는 현재 가장 주목받는 매우 뛰어난 역량을 지닌 사람입니다. 1:1의 비교를 위해서는 홍정훈 같은 사람을 내새워야 할 겁니다.
엑셀 월드도 일본 최대의 라이트노벨 신인 공모전인 전격문고대상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고요. 이 것을 비교하려면 작품 개개의 비교 보다는 여러 공모전이나 문학상 시스템을 거론하는게 알맞겠죠.
허나 이런 '수준급'을 시스템 화 하여 꾸준히 생산해 낼 능력을 일본이 시스템화 하여 유지할 정도의 시장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어느쪽으로 생각하던간에 유념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1:1의 비교이던, 시장과 시장의 비교이던 말이죠. 단순히 "많은 쓰래기와 많은 수작"으로 치부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다르면서, 그렇다고 "다르다"고만 생각하기에는 이리저리 닮은 점도 있고...
... 제가 쓰면서도 무슨 말인지 모를 지경이니 이만 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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