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평범한 군생활이란 것도 보기 나름이죠.
전 공군 나왔습니다. 공군에서 가장 운없는 사람들이 간다는 헌병대와 방공포대 중 헌병대 나왔죠.
충주에서 근무했는데 처음 배치받은 곳이 헌병반이었습니다. 헌병반 업무중에 비중이 높았던 업무가 비행장 정문 근무였습니다. 비행장 정문에서 부대 출입하는 모든 사람과 차량을 검문 검색하는 거라서 높은 분들 참 많이 봤죠.
그런데 제 1달 고참이 바로 옆 육군부대 2스타였습니다. 공군은 기본적으로 자체방어병력이 거의 전무합니다. 헌병대가 최후의 방어병력으로 존재하긴 하는데 헌병대가 기지방어할 정도면 그 전쟁은 졌다고 봐야죠. 실제로 공군의 비행장은 주변 육군부대가 보호합니다. 바로 그 공군비행장 보호를 총괄하는 2스타께서 제 1달 고참이었던거죠.
제가 자대배치 받기 전이라서 보진 못했지만 제 고참께서 처음 저희 비행장으로 자대 배치받고 왔을 때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고 들었습니다. 제 고참과 고참의 부모님(2스타)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지만 제가 근무했던 비행장 단장(1스타)께선 그럴 수 없었던 모양이더군요. 이를테면 알아서 기었다고 할까요?
아무리 공군과 육군 사이라지만 1스타와 2스타는 격이 다르죠. 게다가 자기 부대를 지켜주는 주위 육군부대의 사령관격입니다...뭐 담대한 사람이라면 그냥 넘어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당시 비행단 단장님께선 그렇지 못했던 모양이더라구요.
자기 부대로 상관의 아들이 온다는 소식에 꿀보직으로 보내줄려고 했는데 2스타께서 거부했답니다. 그냥 평범하게 군생활 시키라고 해서 헌병중대 행정병으로 배치를 했습니다. 그리고 매주마다 외박증을 줘서 집에 보냈죠....
배치받고 한달째 즉 제가 배치받을 때 쯤에 면회를 오셨는데 2스타 입장에선 그냥 아들 면회지만 우리 비행단 단장님 입장에선 상관행차죠. 2스타가 아들 면회온다고 그날 비행단 행사 치뤘다죠...
결국 2스타께선 그 이후로 한번도 면회오지 않았습니다. 뭐 면회오지 말라고 매주 외박증을 끊어준 것이 효과를 발휘한거죠. 무슨 건수만 생기면 포상휴가주고 매주 외박증 끊어주고 해서 그 고참은 제대할 때까지 면회 한번도 안 왔습니다. 업무도 딱 일과시간까지만 하고 일과시간 끝나면 완벽한 자유시간을 가졌죠. 작업도 열외.
업무시간에 딴짓을 하거나 게으름을 피우지는 않았지만 그 정도만 해도 다른 사병들과는 완전히 다른 군생활이었죠. 그래도 그 고참은 자기가 대우받는 다는 걸 다른 사람들이 고깝게 여길까봐 자주 먹을 거 사서 돌리고 외박 나갈때도 한명정도는 데리고 나가주곤 했죠. 지금 생각해도 그 고참이나 2스타는 참 개념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윗 사람에게 절절매는 우리 비행단 단장님이 알아서 기었다는게 문졌을 뿐...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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