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시장구조, 인식, 스폰서. 물론 각자에게 책임이 있겠죠. 하지만 결국 가장 큰 책임은 작가의 글에 있는 것 아닐까요?
문법이나 소설의 기교나, 사전분량의 어휘정도는 다 알고 있으며, 여타 성공한 대가들 처럼 습작을 원고지로 방 하나를 채울 정도로 쓰고 처녀작을 내신 분들이, 그래도 먹고살 수가 없을 때 하는 말이 시장의 문제다가 아닐런지요.
문학이든 뭐든 남의 돈 먹는 건 쉬운 것이 아니란 생각입니다. 아무리 시장이 개판이어도 그 만큼의 노력을 한다면, 대한민국도 어느정도 대가는 받는 사회입니다. 15년 20년을 써서 신춘문예에 겨우 턱걸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일본 같이 거대 스폰서가 있다는 것은, 결국 돈이 된다는 얘기고 경쟁 또한 치열해진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에 장르 소설을 쓰는 사람은 많지만 정말 프로가 되려고 마음먹고 다른거 다 버리고 정진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출판의 벽도 낮은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처럼 거대 자본이 순환하는 구조라면 그 경쟁은 어마어마할 것이고, 우리나라 평균에 달하는 수많은 작가들 정도로는 그 경쟁에 참여할 수 조차 없을 것입니다.
단지 우리나라보다 많은 작가들을 먹여 살리는 구조라고, 그 밑에 깔린 낙오자들의 비율까지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말을 잘 못하는 터지만 그래도 한 말씀 드립니다. 인식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은 당장만 해도 장르소설을 보는 시선이 어느 정도 일까요? 이런 말씀 드리기 뭐합니다만 제가 이때까지 들었던 말이 시답지 않고 쓸때없는 책이라 이거였습니다. 외국 판타지는 국내에 들어오면서 어느정도 거르고 들어오는 걸 생각지 못하고 한국 장르소설은 무조건 하급, 외국 소설이 짱이야 라는 시선이 많습니다.
그리고, 영화 한 편 볼 돈, 피시방 갈 돈은 아까워 하지 않습니다. 다만 책이나 그런 쪽에 투자하는 사람은 적을 뿐더러 돈을 아까워 합니다.
텍본이나 스캔본 보는 사람들 중에 진정 진짜 돈이 없어서 안보는 걸까요? 그 쪽에 돈을 투자하는 게 아깝다 이겁니다. 학생이라 용돈이 없다? 아니요 매점 가는 것, 유흥비 조금씩만 줄여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진정 돈이 없어서 보는 사람은 과연 몇 프로일까요. 아니 있기야 한걸지 의문입니다.
일본과 비교하기에는 사람들의 인식차이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됩니다. 요즘에야 조금씩 풀어지는 것 같지만, 소설->만화->극장판->케릭터 사업 등등으로 나가기에는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만화, 장르소설. 애초에 가치없는 킬링타임용이라는 시선이 바뀌지 않는 이상은 우리나라에서 세계로 뻗어나갈 작품은 나오기 힘들거라 생각합니다.
외국에서 인정받아야 우리나라에서 성공한다? 전 이말이 크게 감흥이 오지 않습니다. 왜냐, 외국에서 어떤 작품이 인기가 별론데 자국으로 가져갈까 생각이 듭니다. 어느 정도의 인기가 그 나라에서 인기가 있어야만 외국으로 가져갑니다. 그 외의 경우는 잘 볼 수 없었네요.
스캔본, 텍본, 대여점을 뛰어넘어서 국내 장르소설을 보는 시선이 바뀌지 않는 이상은 힘들거라 봅니다.
그럼 시선이 바뀔 만한 작품을 내놓으면 되지 않겠나.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만 애초에 대작이라 생각될 작품이 나와도 판매량은 크게 늘지는 않을겁니다. 보는 시선이 바뀔만한 정도는요. 왜, 스캔본 텍본으로 봤던 사람은 계속 그걸 보게 마련입니다. 애초에 장르소설을 보는 사람이 정해져 있고 유입인구가 많지가 않는 마당에 정말 작품이 마음에 들어 스캔본 텍본으로 보던 사람이 구입을 한다 쳐도 얼마나 될지 의문입니다.
얘기가 산으로 간것같아 없지않아 있지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빠져버린 듯한 느낌이 들어 조금 추가하겠습니다. 볼만한, 사볼만한 작품을 내놓아라. 를 많이 들었습니다. 작가의 노력이 문제가 아닌가. 라는 말도요.
먼저 앞의 말에 대한 생각은 사볼만한 책이 나왔다 해도 과연 사서 볼 사람들인가 싶습니다. 거의 공짜를 맛본 사람들이 돈을 투자해서라도 가지고 있을까도 생각이 듭니다. 그저 스캔본 텍본이나 소장을 안하셨으면 다행입니다만.
뒷 말은 그렇지 않은 작가님들도 계시겠지만(전 모릅니다.) 노력을 엄청나게 하시는 작가님도 있으시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반응이 좋지 않으니 전업이 힘들게 되고 그에 노력할 시간이 줄어드니 .. 이건 순전히 제 생각이니 오해를 마셨으면 합니다.
노력하는 작가분들 우리나라에도 많죠. 15 20년 걸려 신춘문예 등단한 분도 계시니까요. 그런 분들이 묻히는 것은 위에 언급한 인식과 시장구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물론 예술이 노력해서 되는 것만은 아니기에 완벽한 이유는 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요.
정말 사서 볼만한 책이 나온다면, 구매자는 살 것입니다. 우선 '사서 볼만한'이라는 명제가 들어갔다는 것은 산다는 얘기죠. 왜냐하면 라이츄님이 말씀하셨듯이 돈이 없어서 책을 사지 않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스캔본을 받는 이유는, '사서 볼만한' 책이 아니고, '사기엔 약간 아쉽고, 스캔으로 보고는 싶은' 책일 겁니다.
8000원 짜리 책을 단지 싸다고 10원에 받는다는 것은 이미 작품성이 없다는 것이죠. 창작물, 예술은 그런 게 아닙니다. 가지고 싶으면 얼마가 들어도 갖고 싶은게 인간이 지닌 예술에 대한 욕망입니다. 저 책을 내 책장에 꽂아두고 싶어 미치겠다 하는 소설을 인류가 단 한번도 접하지 못했다면 모를까, 우리는 심심찮게 그런 작품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댄 브라운이나 베르나르의 소설은 불티나게 팔립니다. 물론 이름값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국내의 작가가 저 분들이 쓴 소설을 어떤 기적이 일어나서 1년 먼저 글자 하나 안 틀리고 냈다고 해보죠.
시장이 아무리 개판이어도, 작가가 굶거나 글 자체가 사장당했을까요? 그건 아닙니다. 왜냐면 서점에 가보면 심심찮게 국내의 작가들이 낸 픽션 또한 같은 수량으로 팔려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환상문학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티븐 킹, 톰클랜시, 러브크래프트, 아시모프, 혹은 톨킨. 이런 분들의 글을 누군가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냈다면, 과연 시장 때문에, 혹은 인식 때문에 사장되었을까요?
원고를 읽은 편집장이 중고등학생들에게 맞지않고 대여점용도 아니니 다른데 가서 알아보라 했을까요?
물론 스캔본, 대여점 때문에 작가가 손해를 보는 건 맞습니다. 반드시 고쳐야 하겠죠. 하지만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면 또한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아무리 구조나 시장이 개판이어도, 지금도 대한민국엔 수많은 작가분들이 엄청나게 팔리는 책을 써내고 있다는 것을요.
저도 글을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생각은 변하지 않습니다. 제가 성공하지 못한건, 시장의 탓이 아니라, 그들만큼 멋진 글을 쓰지 못했기 때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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