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사자성어를 활용하면 쉽고 간편해져서 그런듯합니다... 독자에게 이해시키기 편할 뿐 아니라 글쓴이 본인에게도 편해서...사용하지 않는다면 않을 수도 있는데... 그럼 그만큼 말하는게 길어진다던가 지루한 서술이 길어지더군요. 또 이미 가끔 한자사용하는 것도 상관치 않고 보던 독자들 중엔 오히려 아씨, 그냥 간단하게 사자성어 쓰면 될걸 뭐 이리 구구절절 쓰는 거냐고 뭐라 하시는 분도 계실 거같고요
뭐, 이것도 제가 많이 부족해서 그럴 뿐 지루하지 않으면서 얼마든지 잘 쓰는 분도 계시겠지만요. 제 경우엔 필요할 때엔 한자사용이 불가피해서...나름 한자를 함께 쓰는 이유. 쓰게 된 이유 및 알고있는 이유를 만들고 있긴 한데 작품 내용이 많이 진행된 이후에나 나올 예정이라... 음...납득시키기 어렵겠네요ㅋㅋ;
말씀하신 바에 동감합니다. 유럽풍의 판타지를 배경으로 한다면, 사자성어에 대응되는 개념은 아마도 라틴어 격언일 텐데, "고난을 헤치면 영광이 도래한다(Per angusta ad augusta)"라고 쓰느니 "고진감래"라고 쓰는 편이 작가 입장에서도, 독자 분들께도 더 나을 때가 있죠.
의역의 일종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점에도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작품 속에서 설정된 세계의 언어로 글을 쓰는 것이 아닌 바에야, 다시 말해 한국어로 글을 쓰기로 했다면, 작가와 독자 사이에 무언의 합의가 있었다고 간주해야할 성싶습니다.
즉, 작품 속 세계는 가상의 것이나 이를 옮기는 언어는 한국어이므로 그 사이에는 필연적으로 간극이 존재하고, 그러니 부디 이 글은 번역된 판본으로 생각하고 읽어주길 바란다는 합의 말입니다.
편곤 님의 말씀에 동감하는 뜻으로 답글을 적는 과정에서 원글의 작성자이신 cks1129 님의 견해를 제가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작성자님과 마찬가지로 한자어, 사자성어를 쓰되, ‘작중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한도 내에서’라는 조건이 여기에 따라붙어야 한다는 생각에도 공감합니다.
가령 독일이 등장하지 않는 세계에서 저먼 셰퍼드를 언급하기란 난감한 일이고, 효빈(效顰)과 같이 월나라의 고사를 원전으로 하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 또한 위화감을 조성하는 일일 테죠. 다만 이런 어휘의 선택이 앞서 제가 든 두 사례에서처럼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 글 쓰는 입장에서 고민되는 지점이라 하겠습니다.
말씀해주신 신선놀음만 해도, ‘신선’의 해석에 따라 작중 세계관을 해칠 수도 있지만 또 달리 보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신선’을 도교, 동양과 관련해 협의로 한정할 때와, ‘산에 들어가 명상하는 사람’ 정도로 그 광의를 인정할 때(중세 배경일 경우 은수사가 여기에 대응되는 개념일 수 있겠습니다), 세계관에 해가 되는지의 여부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글을 연재하면서 실제로 고민했던 사례인데, 이인칭 대명사로 ‘양반’을 사용하는 것 역시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지배층’을 이르는 단어로서의 양반과, ‘상대 남자를 조금 낮추어 이르는 호칭’으로서의 양반 가운데 후자의 의미를 택할 경우, 이것이 전자의 의미를 완전히 탈색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려면 의미의 변천 및 확대 과정을 들여다봐야 할 뿐 아니라, 설령 그렇게 궁구해 내린 판단이 일반 언중에 의해 충분히 납득될 수 있는 정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여부를 장담할 수가 없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제가 위 답글에서 언급한 것이 번역의 일환으로 보아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예컨대 이윤기 선생님께서 우리말로 옮기신 『장미의 이름』에는 기독교, 수도원과 관련된 단어들을 불교 용어를 빌려와 풀이한 사례가 발견되곤 합니다. 제가 의역과 번역을 언급한 것은 이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저 역시 작성자님이 갖고 계신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어휘의 선택을 충분히 심려해야 한다는 입장에 동의합니다. 제가 주절주절 변명을 적고 있는 까닭은 글 쓰는 입장에서는 상기한 애로 사항들과 부닥치는 일이 종종 있으니 조금은 너그럽게 보아주십사 하는 뜻 때문이었습니다.
굉장히 애매모호한 경우죠.
왕좌의 게임만 해도 번역판을 읽어 보면
'만 리 바깥의' 같은 표현을 볼 수 있습니다.
원서와 대조 작업을 하지 못해서 영어 원문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리' 라는 단위 자체가 어색하게 보이는 건 사실이죠.
그래도 대체할 표현이 안 떠오르니 그렇게 번역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신선놀음 같은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다른 말로 바꾸자니 맛이 살지 않고, 그렇다고 '요정놀음' 이나 '정령놀음' 표현을 쓰는 건 더 이상하니까요.
'신선'이란 말 자체는 도교에서 쓰는 표현이니 직접 쓴다면 문제가 있겠지만,
오히려 신선놀음이라는 말 자체는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보긴 합니다.
물론 그와 별개로 '내공이 몇 갑자'라든가, 뭐 그런 수준이라면 상당히 곤란하긴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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