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바초프 사망과 추억

1980년대 제가 국민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이던 시절입니다. 이 때는 반공이나 반일이 상당히 강조되던 시절이었죠. 학교에서는 글쓰기 숙제나 웅변대회를 열었을 때의 주제이기도 했고, [똘이장군] 같은 망측한 만화영화를 단체관람하는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북한 공산당에 대한 두려움과 적개심,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한 원한이 공통적인 정서였습니다. 

이 때만 해도 소련이라고 불렀습니다. 소비에트 유니온... 소련... 스탈린이 죽고, 브레즈네프인가 하는 서기장과 흐루시쵸프(흐루쇼프)라는 서기장이 있어서 냉전시대를 한창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죽고 유리 안드로포프가 소련 공산당의 서기장이 되어서 몇 년간 소련을 다스립니다. 저는 [리더스 다이제스트]라는 월간잡지에서 유리 안드로포프의 스토리를 읽은 기억이 납니다. KGB 간부 출신이라고 하더군요. 아무튼 유리는 얼마 안 되어 병으로 죽고, 드디어 미하일 고르바초프라는 서기장이 등장합니다. 이마에 이상한 무늬가 있는 사람이었죠. 

고르바초프는 개혁과 개방 정책을 폈는데요, 이 시기에 가장 많이 들은 단어가 페레스트로이카라는 단어였습니다. 이게 개방인지, 개혁인지는 아직도 헷갈리네요... ^ ^ 아무튼 소련 공산당의 경직적인 분위기가 점점 풀리고, 미국과 관계가 점점 개선되는 것 같더니, 어느 날 갑자기 소련이 붕괴하고, 공산당의 종말이 왔습니다..... ㅎㅎㅎ 이 과정을 다룬 동영상이 유투브에 있을 것 같은데, 뭐 그건 굳이 볼 필요는 없겠죠... 그리고 그 뒤로 동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공산주의를 버리고 자본주의로 바뀌었습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순간도 마치 기적처럼 보였습니다.... 햐~

고르바초프는 쿠데타로 인해서 실각하고, 훗날 러시아 국민들에게 많이 외면당하는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세계의 자본주의 국가 사람들에게는 존경과 지지를 받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철옹성 같은 공산주의의 종말을 불러 온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또 여러 가지 군축으로 인해서 아마도 노벨 평화상을 받았던 것 같은데, 이건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북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이 고르바초프처럼 개혁과 개방을 못하는 건 그동안 거짓말로 북한사람들을 엄격하게 통제해 왔기 때문일 겁니다. 개혁과 개방을 했다가는 얼마 되지 않아서 북한정권도 무너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권이 무너지면 공산당 권력자들은 죽은 목숨이죠. 그래서 햇볕정책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개혁과 개방은 제대로 진척이 되지 않았죠. 개성공단은 그냥 시범사업 정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기대를 건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꿈깨시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네요... 

[고지라가]

국뽕을 눈에서 걷어내고 보면, 한국이라는 나라가 많이 좁더라고요. 온통 산이랑 아파트 뿐이고, 관광할만한 곳도 없고, 자원도 없고, 땅은 좁은데 부동산은 비싸고요.
북한이 탐나는건 남한, 러시아, 중국, 일본의 정확히 중간에 있고, 거기에 백두산, 금강산, 개마고원이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그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기 때문이죠.
북한은 개방하는 순간 엄청나게 발전할 거예요. 남한은 땅끝 마을처럼 밀려날 테고요. 그런데 체제가 저래서 저렇게 살고 있죠. ㅋㅋㅋㅋㅋㅋ

[만리독행]

별로 동의가 안 되네요...
남한에는 동남아시아의 바다나 그랜드캐년 수준의 절경은 없지만, 소소하게 볼 거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여행을 많이 안 다니는 것 같더군요. 돈과 시간이 둘 다 필요하니 말입니다. 비행기도 있고 하니까, 해외 여행으로 다니면 충분하지 싶네요.
자원은 수입하면 그만이고요. 기술과 자본과 신용이 있어서 가공무역으로 먹고 사는 데에 별로 지장이 없습니다.
백두산, 금강산, 개마고원이 관광자원으로서 유력하기는 하지만, 거기서 살기에는 부족함이 많죠.
북한이 개방하고 개혁한다 한들 순간적으로 엄청나게 발전할 수는 없을 겁니다. 낮은 임금은 장점이지만, 신용이 없고, 자본이 없고, 판로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임금 일자리로는 발전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겁니다. 바로 이 때문에 지금 당장 이뤄지는 통일은 남한에게는 재앙이 됩니다. 멕시코인들이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돈 벌러 가듯이, 북한사람들이 남한으로 돈을 벌러 내려올 것이 뻔합니다... 그리고 남한은 이 이주의 뒷감당을 하기가 무지무지 어려울 거고요...

[고지라가]

한국에 볼 거리가 있는지 없는지는 외국인 관광객 누가 얼만큼 오는지를 보면 알 수 있죠.
대부분이 중국관광객들이고, 한국 관광상품이라봐야 한류 음악이나 드라마에 관심을 가진 외국인에게 가수 굿즈 팔아먹는 거잖아요.
그게 나쁘다는건 아니지만, 딱 봐도 한계가 보이죠. 거기다 8, 90년대면 모르겠는데 2022년인 지금 컨텐츠 수명이 몇 개월이나 갈 거 같나여. 한류 컨텐츠가 매주 매달 전세계에서 히트하고 있나요?

백두산, 금강산 이런건 유행도 안 타죠. 그냥 존재 자체로 그거 보려 전 세계인들이 꾸준히 올테니 주변 지역민들은 대대손손 먹고 살겠죠. 만리독행님은 선죽교를 눈으로 보고 싶지 않으세요? 태조 왕건 왕릉을 보고 싶지 않으세요?

남한은 우려먹을거 다 우려먹고 더 이상 성장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서 뼈다귀 핥핥 하고 있는 느낌인데, 북한은 아니잖아요.

남한 북한이 통일되면 북한애들이 돈벌려 남한으로 오는게 아니라 반대로 남한 국민들이 돈벌려 북한으로 가게 될 거에요. 북한은 일본에서 중국으로 가는 길에, 남한에서 러시아로 가는길 한 가운데 박혀있죠. 결국 중국, 러시아, 일본, 남한, 미국들이 북한에 투자해 온갖 건축물이 들어설테니, 돈벌려면 북한으로 가야 맞죠. 북한은 위치상 사람이 우글우글 몰릴 수 밖에 없는 곳이에요.

반대로 남한은 지금도 돈 벌 구석이 별로 없죠. 지금 우리도 일자리가 없어서 골골대는데 10년, 20년 후면 더 심해지지 않겠어요? 하지만 북한은 전국토가 전세계의 투자를 받아 재개발 될텐데?

[만리독행]

1. 미국+멕시코 사례에서 보면, 미국인이 멕시코로 돈 벌러 가는 경우는 드물어요.
일본+한국 사례에서 보세요. 일본인이 한국으로 돈 벌러 오던가요?
2. 현재 남한의 일자리 문제는 수입이 많은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이죠. 누구는 연봉이 5천인데, 누구는 연봉이 2000인 경우, 낮은 임금의 직장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취업재수를 해서 높은 임금의 직장에 들어가려고 하게 될 것이고요.
3. 외국인이 한국에 오면, 자연경관 보려고 오는 경우가 많을까요, 아니면 서울 같은 도시 구경하러 오는 경우가 많을까요?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설문조사 자료를 검색하면 나올 것 같기도 합니다.
4. 관광 컨텐츠는 의외로 돈벌이가 잘 안 됩니다. 한국에 단순히 멋진 경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이 컨텐츠를 즐기려면 시간과 돈이 같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시와 군이 200개가 있다고 치면, 1년에 4개 시군을 관광해도 50년이 걸립니다....

[후레게]

북한이 공식적으로 체제적으로 개방을 금지하고는 있지만
인터넷 발달로 인해 더이상 해외문물 유입을 원천 차단하진 못하고 있죠
그래서 북한 평민(?)들 사이에선 한 10년 전부터도
한국 드라마, 영화, 방송 프로그램을 몰래 인터넷으로 다운받아
usb디스크로 서로 공유해가며 시청하고 있어요
그래서 평양의 제법 잘 사는 집 처자들은
남한 여자들 같은 세련된 스타일로 꾸미고 다니기도 하구요
물론 북한에서 만약
남한 드라마, 영화, 방송 프로그램 등을 보다가 적발되면
아우지 탄광으로 끌려갈 판이니깐
모두들 들키지 않게
조심조심
몰래 보고들 있죠
때문에 북한 평민(?)들도 겉으로야 티를 내지 않지만
한국의 경제적 수준과 문화적 발전에 대해
속으론 잘 알고들 있죠

[만리독행]

네. 탈북민들의 방송을 보면 그런 점을 잘 알 수 있더군요.
하지만 북한사람들은 공식적으로 그런 말을 못합니다...
하면 사상이 의심스럽다는 죄목으로 처벌을 받게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