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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55 [탈퇴계정]
작성
19.05.27 17:43
조회
437

아래 요새 트렌드가 가벼운게 대세라는 걸 보고 한 번 써 보는 글. (꼭 문피아 뿐만 아니라 다른 플랫폼도 포함)


영화도 만화도 중 평가는 구린데 흥행은 겁나 한 것들 많이 봤지만 장르 소설은 그 정도가 더 심한 듯. 최근 잘 나가는 문피아 작품 (구매수 6000~7000 이상) 중 진짜 평가도 괜찮을 것 같다라고 느끼는 건 “환생표사”, “전지적 독자 시점” 요 두 개 정도. 


물론 저 두 개 외에도 재밌게 보는건 많긴 한데 대부분이 그냥 가볍게 보기 좋아 재밌는 것들이지 설정이 잘 짜였다거나 전개가 매끄럽다는 소리는 차마 못 할 것들이 대부분이네요. 그 중 몇 개는 남이 보기엔 마공서라고 해도 할 말 없는 것들도 있고요.


그게 나쁘다 혹은 과거엔 안 그랬다 이런 의미로 쓰는 건 아닙니다. 가벼운 글도 전 좋아하고 과거에도 여전히 가벼운 글이 대세였다고 보니까요.


장영훈 작가가 2015년에 한 인터뷰에서 캡쳐한건데 왜 계속 작가의 신작에서 예전작들과는 달리 먼치킨 주인공들이 등장하는지 그리고 왜 글이 더 가벼워졌는지 잘 말해주는 것 같네요.


여태까지 쓴 것 중에서 제일 아끼는 작품은요?
모두 다죠. 다 의미가 다르니까요. 어떤 작품은 열심히 써서, 어떤 작품은 돈 많이 벌어줘서, 어떤 작품은 쓰고 싶은 것 써서 좋습니다.


작품들이 먼치킨적인 것 같습니다.

글 쓰면서 분기점 같은 게 있더라구요. 결정을 내려야 하는. 한때는 잘 쓰인 무협을 써야 하지 않나 고민하던 때도 있고, 많은 걸 줄 수 있는 무협을 써야 하지 않나 하던 시절도 있고. 요즘은 많이 팔 수 있는 무협을 쓰고 싶습니다. 많이 팔 수 있는 무협이 더 어려워요. 잘 쓰는 건 어렵긴 해도 문장을 연습하고 인물을 만들고 등등 명확한 해답이 있는데, 잘 팔리는 건 너무나 기준이 없으니까요. 대중성을 좇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내가 어디에 서서 누굴 상대하고 있는지 알고 쓰고 싶다는 거죠.
그 분기점에서 어느 날 통장을 열었는데 잔액이 7원 찍혀 있는 거예요. 결혼한 뒤였는데 그때 이건 아니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이후부터 1번 목표는 잘 팔 수 있는 작품을 쓰자고 생각했습니다. 그 7원짜리 통장을 보고도 잔소리 한번 안한 아내... 내가 인생에서 제일 사랑하는 게 글인데 그 글이 가족을 괴롭히는 것이 싫었습니다. 
먼치킨 아닌 걸로 이만큼 팔려면 훨씬 더 잘 써야 합니다. 독자분들도 지하철로 출퇴근하거나 자기 전에 무협을 읽는 건데, 하루 종일 힘든데 주인공까지 힘든 게 흥행에 도움은 안 되니까요. 물론 변화하려는 욕망은 있지요.


장영훈 작품 절대강호, 절대마신 중 뭐가 더 낫냐고 말하면 대부분 절대강호라고 하겠지만 고구마 전개가 중간중간 깔려있는 절대강호보다 가볍게 보기 편한 절대마신이 판매량은 훨씬 더 위라는 걸 부정못하죠. 결국 작품 완성도가 더 높다고 해도 독자들이 더 사줄 게 아닌데 굳이 더 노력해서 그런 글을 쓸 인센티브가 작가에겐 없는거죠. 문피아 내에서도 매번 칭찬받는 견마지로 작가 님 글 판매량 보면 마공서 제조기 맥치 작가 글보다도 훨씬 낮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또다른 마공서 메이커인 소유현 작가도 모 플랫폼에서 엄청 활약하고 있고요. 글 판매로 먹고사는 분들인데 쓰기도 더 힘든데 판매량도 더 적은 완성도 높은 글을 추구하는 것보다 차라리 쓰기도 더 쉽고 판매량이 더 높은 가벼운 글을 쓰는게 당연하다고 봅니다.


“아빠는 너무 강함”같은 건 그 중에서도 좀 심한 케이스라고 보고 (왠만하면 감상란에 까는 글 자제하려고 하는데 이건 그걸 하게 만들었던 작품임) 솔직히 비난받아도 할 말 없는 작품이라고 보지만 계속 이런 페이스로 흘러가도 독자층은 계속 유지할테니 작가가 굳이 글을 바꿀 필요성도 없겠죠. 


읽고나면 여운이 남는 글이 그립다고 하는데 방법은 간단한 것 같습니다. 그런 글들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 되는거죠. 하지만 비슷한 완성도라면 호흡이 긴 작품보다는 매 에피소드마다 가볍게 스피디하게 볼 수 있는걸 대중들이 항상 더 좋아했죠.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막상 엄청 칭찬듣는 글들 보면 정작 구매수는 매우 저조한 게 보입니다. 진짜 리뷰 쓴 사람들 다 사서 읽었나 의심될 정도로요. 예를 들어 견마지로 님 작품 추천글은 엄청 보았는데 막상 요새 판매량 보면 진짜 그 많은 추천인들 어디갔나 의심될 정도로 저조합니다.


호흡이 조금 길어져도 세계관 잘 짜인 글 쓰는 것보다 그냥 먼치킨 주인공 등장해서 독자들 대리만족 시켜주는 것들이 훨씬 더 쓰기 쉽고 무료 베스트에 올라가는 작품들 대부분이 그런거죠. 물론 약빨 빠지고 나면 공기빠진 풍선처럼 구매수 팍팍 줄긴 하지만요.


차라리 처음 10화는 무료 베스트에 안 들어가고 무료 베스트가 한 11화째부터 집계되면 더 나아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극초반 지나면 먼치킨/클리셰 약빨 어느 정도 빠질테니. 초반에 어케든 독자들 여럿 대리만족으로 잘 공략해서 베스트 순위안에 들면 그 후로 스토리 개판쳐도 눈덩이처럼 독자 불어날수도 있는지라.. 전체적인 스토리보다 초반에 승부수 띄우고 그 다음에 막가파 전개되는 작품들 비중이 좀 더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Comment ' 4

  • 작성자
    Lv.99 베르튜아스
    작성일
    19.05.27 19:19
    No. 1

    솔직히 추천란에 추천 많이 받는 것들이 베스트에 올라가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20위 안에요... 사실 저도 추천하는 작품들이 정말 잘쓴 작품들이 아니라 가볍게 읽기 좋은 작품들이긴 한데, 진짜로 좋아요 많이 받는 작품들이 인기가 있다? 그건 아닌거 같기는 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0 건강합시다
    작성일
    19.05.27 19:38
    No. 2

    역시 트렌드를 꿰고계시네요
    장영훈작가님...

    찬성: 0 | 반대: 1

  • 작성자
    Lv.89 민초단
    작성일
    19.05.27 23:13
    No. 3

    좋아하는 작가님 중 하나 장영훈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아이젠
    작성일
    19.05.27 23:21
    No. 4

    먼치킨이고 뭐고 상관은 없으나 전체적으로 맞는얘기 같아요. 음 추천 페이지에서 추천 많은 글을 찾아봐야겠군요. 베스트에서 찾아읽기만 하니까 못찾던 거였군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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