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보면 주인공이 이일 저일 하면서 뚝딱뚝딱 실력을 늘립니다. 하루 24시간 돈도 벌고, 자기 계발도 하고, 유튜브도 하고, 예능도 하고, 운동도 하고, 취미생활로 작사 작곡까지 하며 참 알차게 보내죠.
옛말에 인간은 뇌의 10%조차 쓰고 있지 않다던가, 몸에는 한계가 있지만 정신에는 한계가 없다는 등, 온갖 이상적 명언들이 사람을 혹하게 만들기도 하니까요. 사실 저도 그런 줄 알았습니다.
제가 제 한계를 본 건 집중과 몰입의 끝에 찾아온 번아웃과 뇌 해마의 통증 때였죠. 며칠간 얼굴이 반쪽이 되는 건 애교일 뿐입니다. 누가 봐도 부자연스러운 부위에 새치가 뭉텅이로 생기거나, 건망증이 생기거나, 감정기복이 심해지거나, 그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뇌에는.. 한계가 있구나..!
프리드히 니체가..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라고 했지만 본인은 정신질환으로 벽에 똥칠하며 고통받다가 50대에 죽었죠.
‘죽기를 각오하면’
이런 거 모두 객기요 한때의 치기인 것입니다.
혹자는 베르세르크 같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면 죽어도 좋다며 허세를 부리지만, 정작 그 작품의 작가는 목숨이 아까워 반년에 1화 연재를 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직접 아파 보니까 장난이 아닌 거죠. 죽을 각오와 정신론을 외치던 사람들은 자기 몸의 사소한 곳 하나라도 망가지는 순간 바로 꼬리를 내립니다. 그전까지는 ‘이런 생각’을 하는 나는 뭔가 특별하다는 객기와 치기속에서 살지만 얕은 허세요 꾀인 것입니다.
그런데 몸에는 망가져도 잘 티가 나지 않는 부위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최후에 병원에서 눈물 흘리며 살고 싶어 하기 전까지는.. ‘열정을 불태워 보겠어! 죽기를 각오한다! 한계란 없다!’ 같은 말을 하며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도 이상을 강요하기도 하죠.
영화나 소설, 만화 속 허구에 선동돼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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