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늦은 시간에 명탐정 피카츄 보고 와서 이렇게 글을 답니다.
간단하게 평을 달자면 포켓몬 덕후로써 포켓몬 세계를 훌륭하게 표현한 영화 라고 생각합니다. 귀여운 녀석들은 귀엽게, 멋있는 녀석들은 멋있게, 징그러운 녀석들은 징그럽게, 다양한 포켓몬들의 매력을 잘 표현했습니다.
그만큼 이스터에그가 엄청 많고 그걸 찾는 재미도 있기 때문에 포켓몬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추천해드리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피카츄의 목소리가 데드풀의 라이언 레이놀즈라는 점에서 호불호가 많이 갈렸었는데요. 저는 라이언 레이놀즈의 피카츄 연기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전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입이 순한 데드풀 같습니다.
다만 포켓몬스터의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에 대한 배경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영화 안의 이스터에그들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기 때문에 포켓몬스터와 친하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그냥 유치하고 지루한 영화에 불과할 것 같아서 추천드리지는 않습니다.
명탐정 피카츄라지만 추리적인 요소는 얼마 없고 단순하구요. 개연성이 많이 떨어지고 분위기가 가볍기 때문에 스토리의 질은 낮은편에 속합니다. 저는 스토리는 애초에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놓고 편하게 봤습니다. (한편으로 만약에 스토리가 복잡했다면 어린이들에게 진입장벽이 높아진다는 문제가 있었겠죠.)
하나 더 짚고 가자면 자막이 굉장히 아쉽습니다. 알고보니 번역가가 어벤저스 인피니티워에서 오역 논란을 만든 그 분인데요. 라이언 레이놀즈 특유의 입담이라던가 포켓몬 세계에서만 표현할 수 있는 조크들을 잘 살리지 못한것 같습니다. 번역가가 배우나 포켓몬 세계를 잘 이해하지 못한 것 같더군요.
공각기동대, 알리타 배틀엔젤 (일본의 총몽을 원작으로 한 영화) 등 헐리우드에서 만든 일본 작품 원작 실사 영화들이 그 세계를 표현하지 못해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 작품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이 작품은 포켓몬 세계를 잘 그려냈기 때문에 포켓몬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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