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소설 속의 빙의는 "어느 날 아침 잠 깨보았더니, 내 영혼이 다른 사람 속에 있는 걸 발견했다"는 것이잖아요? 내가 저 사람 몸을 빼앗아야 겠다고 열망해서 된 것은 아니죠. 그건 마치 어머니 몸에서 태어날 때 느끼는 것이나 비슷할 것 같아요. 우리가 태어날 때 "아, 내가 이 육체를 빼앗았구나"라고 느끼진 않는 거지요.
한 가지 다른 점은 태어난 경우에는 어렸을 때부터 그 몸에서 지내던 기억이 있는데 반해서, 빙의는 그 몸에서 지낸 기억이 없고, 다른 몸에서 지내던 기억이 있는 것이죠.
빙의의 메카니즘은 마치 전생의 기억을 가진 채 태어나는 것과 비슷합니다. 왜냐면, 본인도 왜 그 몸에 들어온 것인지 이해를 못하니까요. 아마도 그 몸을 차지하고 있던 영혼은 모종의 사고로 죽었거나, 영계로 소환된 것이겠고, 비어있는 몸에 주인공의 영혼이 (영문도 모르고) 들어오게 된 것이죠.
남의 몸을 빼앗았다고 매도할 것은 아니지요.
남의 몸을 빼앗았다고 매도하는 것이 아니라 소설속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된 사실때문에 개연성이 없다고 느껴지는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환생은 다시 태어난 자신의 인생이고 빙의는 타인의 인생을 자신이 살게되는 것이고요. 타인의 인생을 자신이 살게 되면 누구나 느낄만한 고뇌가 없다는 것이 괴리감을 만든다고 봅니다.
고의성이 있냐없냐 그런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감정에 대한 묘사가 없다는 사실에 개연성이 없다고 느껴지는 것이 문제라고 보는거죠.
주인공의 고뇌가 꼭 필요하다는 게 아니라 빙의 이후가 정신없어서 떠올리지 못했다거나, 빙의 대상이 고아라 그런 감정이 들지않는다거나 하는 납득할만한 근거가 고려되지 않은 빙의가 오류로 보인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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