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유시민의 변호인 이 변호사는 "유시민은 직접 폭행에 가담하지 않고 주 가담자들이 도피해 있는 동안 사후처리에 주력했던 것으로 안다"
"당시 전씨에 대한 폭행.감금.고문은 모두 사실로 당시 1년6개월간 복역하며 뼈아픈 반성을 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특히 "당시 전씨가 방송통신대학 법학과 4학년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때 법조인의 꿈이 무참히 좌절되고, 가해자는 변호사, 대학교수, 국회의원이 되는 등 (그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모습이 자신과 대비되는 모습을 봤을 때 전씨의 원한을 충분히 이해한다."
"유 선배도 과중한 책임을 졌고, 고통을 받아왔기 때문에 전씨도 너그러이 이해해주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변론.
누구는 방통대 다니며 공부 좀 해보겠다고 학교 레포트를 준비하고자 서울대 법대 교수만나려 갔다가 11일 동안 감금당한채 각목 구타, 물고문 등을 당해 폐인되고, 그를 고문한 누구는 존경받는 국해의원님이 되는 세상, 참 좋은 세상이죠.
본 피고인이 가장 먼저 연행당한 것은 미리 도피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도피하지 않은 것은 필요를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고, 필요를 느끼지 않은 것은 도망칠 만큼 잘못한 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본 피고인은 경찰·검찰에서의 조사 및 법정진술시 기억력의 한계로 인한 사소한 착오 이외에 여하한 수정·번복도 한 바 없었으며 오직 사실 그대로를 말했을 따름입니다. (중략) 본 피고인은 역시 언행이나 조사를 지시한 사실이 없지만(지시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만일 그럴 필요가 있었다면 언제라도 기꺼이 직접 그들을 연행·조사하였을 것입니다(그것이 위법임은 물론 잘 알지만). // 해당 사건(서울대 프락치 사건)에 대해 유시민이 쓴 항고이유서의 일부입니다. 말로만 듣고 직접 전문을 찾아 읽어본 것은 처음인데, 어쨌든 당시 본인의 주장과 생각은 이랬습니다. 정치인 유시민을 좀 더 잘 알고 싶다면 제가 발췌한 부분만 말고 전문을 읽어보는 게 확실히 좋을 것 같네요.
지난 일을 직접 겪지 않았다면 추상적으로 말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전두환 정권이 서울대 학생들을 감시하기 위해 온갖 만행을 저지르고 있던 때입니다.
가짜 학생들이 판을 치고 있던 그 때에 전기동이라는 사람이 감금 당한 문제는 서울대생들의 잘못이 명백하지만, 본래 조직적의고 계획적으로 전씨를 욕보이고자 한 것이 아니라 수 많은 가짜 학생들이 현저하게 의심을 살만한 행동을 해온 상황에서 학생주요간부들이 과한 행동을 한 것입니다. 그들은 잘못을 했고 처벌받아 마땅하지만 동기에 대해서 의심할 여지는 없다는 것이고, 시대적 상황이 만들어낸 비극이라 보는게 더 맞습니다. 그 네명의 간부들이 전씨에 대해 개인적인 감정을 가지고 저지른 일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전두환이 독재를 하며 엄청난 수의 사람을 죽이고 잔인하게 인권을 유린할 때 그에 대항하고자 했던 학생들이 개인적 원한 때문이 아니라 프락치라 여겨 그런짓을 벌였습니다. 전씨가 미워서가 아니라 프락치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감금하고 폭행하는 잘못된 방법을 사용했기에 처벌을 받게 된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살펴보았을 때 적극적으로 주도한 자들을 말리지 않은 책임은 있을지 몰라도 서울대에 다니는 지식인으로서 정권의 탄압에 대응하는 자세로서는 그리 크게 부끄러운 행동은 없었습니다.
독재라는게 그렇습니다.
마치 전쟁과 같아서 누가 누구를 죽이면 그 죽임당한 사람의 인생은 끝이 나고 그 가족들 역시 불행해지지만 전쟁 그 자체가 갖는 참혹함으로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전쟁이 없어야 하는 것입니다.
아무튼 세상엔 많은 불합리한 일들이 있었고, 전두환 독재시절엔 그 전씨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습니다.
이야기가 좀 길어졌는데, 유시민을 보고 분노할 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오히려 유시민은 가짜 학생인지 판별하고자 하는 생각 정도만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불법적 행동을 할 이유도 없고, 그런 사실도 없기 때문에 오히려 그로 인해 받은 댓가가 아주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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