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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99 만리독행
작성
22.08.09 14:22
조회
197

제가 국민학교 1학년이던 시절 고향 경남 하동군 하동읍은 태풍으로 인한 폭우로 침수되었습니다. 섬진강변에 집이 있던 친구들은 홍수로 집이 떠내려가거나 물에 잠겼죠... 방학을 마치고 개학하니, 정부에서 홍수 피해자에 대해서 새 공책과 책을 지원했습니다. 이 때만 해도 나라 전체가 가난하던 시절이라서, 저는 그 새 공책이 무척 부럽더라고요.. 어린 마음에 그런 부러움이 있었는데, 그 뒤로 해마다 이 부러움을 부끄럽다고 생각했습니다. 


1979년에도 태풍으로 인해서 홍수가 나고, 하동읍 시가지의 일부가 침수되었습니다. 비가 많이 올 때는 100미터 앞이 잘 안 보일 정도였습니다. 나중에 기록을 보니, 이틀간 720mm인가 되는 비가 내렸다고 합니다. 하동의 연간 강우량이 1300mm 정도 되는데, 절반이 이틀만에 내린 겁니다... ㄷㄷ 비가 그치고, 침수된 하동읍 시장에는 사람들이 모여서 상점의 상품을 꺼내고, 치우고, ......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 보니, 소와 돼지가 둥둥 떠다니고, 사람들은 나룻배를 타고서 구조를 하기도 했답니다. 


그 뒤로도 하동의 홍수(침수)는 가끔 발생했습니다. 또 홍수까지는 아니더라도 흙탕물이 도도하게 흐르는 수준으로 강물이 불어나기도 했죠. 하동읍에는 송림과 백사장이 형성되어 있는데, 이 백사장이 흙과 자갈과 각종 쓰레기도 덮이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홍수와 관련된 여러 가지 경험과 기억이 있습니다만, 더 쓰지는 않겠습니다. 저는 홍수에도 관심이 있고, 화재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다 이런저런 경험 때문에 생긴 관심이죠. 


서울에서도 여름이 되면 종종 비 피해가 발생합니다. 일부 도로가 침수되어 교통이 통제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산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죠. 지금까지 30년 정도를 서울 강남과 서초에서 살았는데, 어제처럼 대단한 폭우과 천둥은 2번 겪은 것 같습니다. 선협소설을 읽은 분들이라면 ‘도겁’이라고 해서 벼락이 수도자를 계속 공격하는 현상을 아실 텐데, 어젯밤 벼락이 바로 그런 현상이었죠... 


하도 벼락이 많이 떨어져서 놀라 밖을 바라 보니, 도로에는 물이 빠르게 흐르고, 앞집 빌라 주차장은 물이 차서 자칫하면 차량 침수가 일어나겠더라고요.... 새벽에 또 보니, 옆집 빌라의 사람들이 양수기로 지하주차장의 물을 빼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양수기를 잘 보고 있어야 된다고 하네요. 물이 다 빠지고 양수기가 헛돌게 되면 타 버린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동네 고급 아파트 한 곳은 주차장이 지하로 비스듬하게 내려가게 만들어져 있는데, 여지 없이 침수되었고, 이 차량들이 밖의 도로에 불법주차를 하고 있네요... 교대역 사거리를 지나는데 보니까 차량이 2차선에 그냥 서 있습니다. 3차선 길가로 대 놓지 않고, 그냥 2차선에 세워 놓고 차량 주인은 없어요... 이런 상황은 처음 봤습니다. 어느 아파트들은 엘리베이터가 침수되어 사용이 중지되었습니다... 강남역 부근에 있는 삼성전자 본사 사옥도 침수되었을 겁니다... 여기는 역삼동 쪽에서 물이 흘러내려서 모이는 지역이라서 비가 많이 내리기만 하면 침수되는 지역이거든요. 뉴스 기사에는 진흥아파트가 침수되었다고 기사가 조금 나오더군요... 비싼 외제차들이 많은데, 침수되면 한 방에 고철된다고 하지요... 


이런 비 피해가 발생해도 우리들이 할 수 있는 해결법은 별로 없습니다. 판타지소설에서처럼 비구름을 다른 데로 이동시킬 수도 없고 말입니다... 안 그래도 어려운 시국에 이런 비 피해까지 발생해서, 비록 제가 피해를 본 것은 아닐지라도 기분이 많이 우울합니다...  


Comment ' 12

  • 작성자
    Lv.89 大殺心
    작성일
    22.08.09 15:37
    No. 1

    4대강 정비는 꼭 필요한 사업이었습니다.

    찬성: 5 | 반대: 13

  • 답글
    작성자
    Lv.99 만리독행
    작성일
    22.08.09 16:12
    No. 2

    강 바닥을 파는 준설은 당연히 홍수 대책이 됩니다.
    그러나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대운하 건설을 목적으로 한 사업이었고,
    보를 만들어서 물을 가두는 바람에 녹조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하지 말아야 할 사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찬성: 13 | 반대: 6

  • 답글
    작성자
    Lv.89 大殺心
    작성일
    22.08.09 16:18
    No. 3

    실제로 강 정비사업으로, 유량이 늘어서 큰 이득을 보았습니다. 지속적인 강유역 정비사업은 필요합니다. 녹조는 유속감소보다는 유기물(비료, 축사의 분변)유입으로 인한것입니다. 전 대통령에 대한 증오와는 별개로 지속적인 정비가 필요합니다.

    찬성: 5 | 반대: 8

  • 답글
    작성자
    Lv.89 8walker
    작성일
    22.08.09 16:55
    No. 4

    4대강 이후에 갑자기 녹조가 발생하고 강바닥이 썩어가이 생기기 시작했죠. 그리고 보를 열고 난뒤부터 다시 녹조가 사라지는 모습을 볼수 있었고요.
    발생 시점과 보를 열었을 때의 결과를 봤을 때 연관이 없다고 말하기 힘듭니다.

    찬성: 11 | 반대: 4

  • 답글
    작성자
    Lv.99 만리독행
    작성일
    22.08.09 17:00
    No. 5

    유기물 유입이 갑자기 늘어났을 리는 없죠.... 보를 세워서 유속이 0에 가까우니까 일어난 일입니다.

    제가 섬진강 옆에 살아서 본 걸 다시 말씀드리죠. 하동읍을 지나는 섬진강의 경우에는 물 속에 물풀조차 거의 없습니다. 그냥 강물과 바닥의 모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물고기들이 뭘 먹고 사는지가 궁금할 지경입니다. 피라미, 모래무지(?) 같은 작은 물고기가 주종이고, 가끔 숭어가 강물 위로 튀어오를 뿐입니다. 녹조 같은 건 한 번도 발생한 적이 없고, 들어본 적조차 없습니다. 똑같이 더운 날씨인데, 왜 낙동강에는 녹조가 발생하고, 섬진강에는 녹조가 발생하지 않는 것일까요?

    찬성: 7 | 반대: 5

  • 답글
    작성자
    Lv.89 大殺心
    작성일
    22.08.09 22:36
    No. 6

    낙동강 주변에 살아본 입장에서는 완전히 다릅니다. 4대강 보가 생기기 전에도 녹조는 매년 심했고, 낙동강은 여러 대도시를 거치며 오염물질이 유입되어 매우 더러웠습니다. 오히려 보 건설후 유량이 많아져서 안동 상주 구미 구간 상류쪽은 수질이 개선되는 곳도 있습니다. 대구~부산 구간은 원래 연중 녹차라떼 구간입니다. 그리고 수질과 무관하게 수량이 늘어서 보 건설후 농사는 가뭄없이 매년 풍년입니다. 이명박 개×끼. 인증합니다. 4대강 각자가 어떤지는 모르나 낙동강 유역은 성공적으로 봅니다. 낙동강 빼고 다른 3대강 보는 주민들이 필요없다 느끼면 다 폭파시켰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찬성: 5 | 반대: 4

  • 작성자
    Lv.89 8walker
    작성일
    22.08.09 17:01
    No. 7

    우리 대통령
    "내가 퇴근하면서 보니깐 말이야 아래 아파트들이 이미 침수하기 시작했더라고~`"

    홍수가 나도 칼퇴근
    북한이 미사일 쏴도 칼퇴근,
    미국 고위관료가 와도 휴가(의전조차 전혀 하지 않은걸 본 미국언론이 한국이 미국을 모욕했다고 하며 중국의 눈치를 본 것이라면 그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맹비난)

    ......

    찬성: 7 | 반대: 3

  • 작성자
    Lv.56 thia
    작성일
    22.08.09 18:06
    No. 8

    글을 너무 맛깔나게 쓰셔서 저절로 그 시절 국민학교와 하동읍 물난리를 그려봤습니다. 제가 사는 이 곳은 대구인데, 서울과는 달리 비가 조금 추적대다가 창문에 몆방울 흔적만 남기는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뉴스를 보면서 얼떨떨한 채 친구들 안부전화를 돌렸네요. 얼마 전 저희 아버지는 가뭄이라며 시골농사 걱정하시던데, 참 싱숭생숭하네요.

    찬성: 1 | 반대: 1

  • 작성자
    Lv.99 sunwh196..
    작성일
    22.08.09 18:27
    No. 9

    중국처럼 넓으면 또 몰라 코딱지 만한 나라에서 기후가 갈라져 한쪽에는 홍수 남부지방은 가뭄 참가지가지 한다

    찬성: 1 | 반대: 2

  • 작성자
    Lv.82 백수마적
    작성일
    22.08.10 11:18
    No. 10

    배수로 정비를 좀 더 신경 썼다면 좋았을것을.
    씁쓸하네요.

    찬성: 4 | 반대: 0

  • 작성자
    Lv.40 du******..
    작성일
    22.08.13 11:51
    No. 11

    이번 폭우는 절반 이상이 인재라고 봅니다
    하수정비시설 관리 잘 하고 청소만 제대로 했어도 그렇게까지 침수피해는 안 봤겠죠
    딱 11넌전의 청계천 잠김을 눈 앞에서 봤을때의 공포였네요
    그때도 오세이돈 지긍도오세이돈
    참 착찹하더군요

    찬성: 4 | 반대: 1

  • 답글
    작성자
    Lv.99 만리독행
    작성일
    22.08.13 13:39
    No. 12

    글쎄요.... 그런 주장을 몇 번 본 적은 있지만, 이 주장이 참인지는 의심이 갑니다.
    비가 많이 내리면 온갖 물건들이 떠내려 오고 저절로 막히기 마련이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청소를 미리 안 해서 생긴 재난인지, 빗물에 떠내려 온 물건들 때문에 생긴 재난인지 우리로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찬성: 0 | 반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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