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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전주가 살기 좋다 생각할 때

작성자
Lv.22 영아의별
작성
22.08.10 06:28
조회
152

가 최소 1~2년 마다 한두 번 식 꼭 있습니다. 매체를 통해 다른 지역의 물난리 피해 뉴스를 접할 때지요. 
전 고향 익산과 전주를 나눠서 25, 16년씩 산 셈인데요. 다른 지역에서 여러 날을 쭉 자야 했던 건 거의 군 복무를 한 26개월 그 시절뿐이지요. 1998년 8월에 의정부 306을 거쳐 자대를 9사단 .파주로  배치받음.

그리고 그 덕분에 경기도는 여름엔 저 남쪽 이상으로 똑같이 졸라 더운데 비 한번 꽤 온다 싶으면 군데군데가 물이 안 빠져 물난리 까지 겪는 동네구나의 인상으로 남아있습니다.

후임들이 휴가 날 아침 위병소 앞 정문을 통과 못하고 오전 11시 경에서야 조금은 가늘어진 비속에서 우비 입고 뒷산을 타는 경로로 나간 게 생생합니다. 
그게 평소 차와 인원이 다니던 부대 정면의 비포장 도로 양 옆으론 10미터 높이의 급한 비탈 아래로 논들이 주르륵 펼쳐져 있던 고로..
흐르는 흙탕물 안에 은신한 길의 양 경계를 자칫 헛딛는 순간 사람이든 차든 그대로 ‘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확정이었기 때문이었죠.  

만 하루의 폭우에 없던 저수지가 훅 생긴 셈이었습니다. 
비가 잦고 하루만에 도로는 바닥을 드러냈던 거로 기억하는데 그 옆의 논들의 물은 그대로여서 부대 6.0들이 3~4일 더 계속 좁은 우회로로만 다녀야 했죠.

그리고 제 휴가날 서울행 시내버스안에서 버스 앞문의 중간 계단까지 차올라 넘실대던 수위와..그러면서도 다행히도 목적지까지 쭉 나아갔던 버스..그리고 뭔가 너무도 태연해 보였던 기사님의 옆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윗 동네는 대체 어느 정도 되어야 버스 운행이 불가능인걸까요.  

전북 태생의 홍수 촌놈에게 있어  물난리 뉴스가 전부 100% 사실이었구나 체감할 수 있었던 기억들이 죄다 경기도 (군대)에서의 체험이었습니다.
물론 전북도 그 정도 비라면 물 난리 겪을 곳이 곳곳에 산재해 있으니까 전북이 아닌 걍 전주- 익산 촌놈이어서 누리는 안전인 게지요. 

20년도 더 된 기억 탓일까. 이번 중부 물폭탄 때문에 버스 정류장에 매달려 버텨봤지만 떠내려가 실종된 분들도 있더라 뉴스에 우울해지면서도 진짜 사람이 그렇게도 죽나? 식의 생각이 스미기도 합니다.  우리 사람 대가리의 한계란..쩝..

   

Comment ' 8

  • 작성자
    Lv.99 만리독행
    작성일
    22.08.10 08:12
    No. 1

    외갓집이 이리시에 있었고, 전주시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이리시로 가곤 했습니다.. ^ ^
    지금은 이름이 익산시로 바뀌었지만, 저는 이리시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홍수 뉴스를 TV로 볼 때는 신기한 것을 보는 느낌으로 보게 됩니다.
    그런데 직접 당하게 되면, 이게 장난이 아니죠.... 목숨과 재산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이니까요.

    제가 살던 경남 하동군 하동읍은 남해안에 붙어 있기 때문에 태풍 피해가 자주 발생하는 편입니다. 비가 한꺼번에 많이 내려서, 언젠가 한 번은 지방국도 아스팔트 도로가 옆으로 밀려 버렸습니다... 한 20m 정도가 수평 이동했다고나 할까요... 이건 본인 눈으로 안 본 사람은 상상이 잘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가능했던 이유는 넓은 논이 있던 자리였는데, 가운데로 둑을 쌓고, 그 위에 아스팔트 도로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2 영아의별
    작성일
    22.08.10 09:07
    No. 2

    하아. 도로 전부가 냉큼 떠밀려갔노란 만리독행님의 하동군에서의 회상에 저는 홍수 촌놈으로서의 제 빈약한 상상력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됩니다.
    이번 일로 도심 내에서 인명피해..어쩌면 시체도 끝내 못 찾을 분들이 있을 법 한데..정말 우리 인간은 우주를 상상할 이성이 있어도 결국 예고 없는 자연재해 앞에선 개미의 운명을 맞을 수도 있음이 어질어질 합니다. 그런데 강남의 경우는 배수 지적 뉴스를 보면 인재의 느낌도 좀 있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2 백수마적
    작성일
    22.08.10 11:21
    No. 3

    저는 30사단 포병이었는데 임진강이 넘쳐서 위병소 앞까지 물바다가 되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2 영아의별
    작성일
    22.08.10 19:52
    No. 4

    전 한강 하구 자유로 안쪽이었는데 백수마적님 댓글을 접하니 부대가 세상에서 고립된 느낌을 받던 그 3~4일 간 부식차가 빵꾸나서 며칠간 하루 한 끼 꼭 전투식량 불출이 있었던 게 지금에야 생각나네요.
    근자에야 얼마전까지 '한국이 물 부족국가' 라는 게 세계적 기준에서 다소 잘못된 표어라는 평가(인구 과밀에 따른 지역적 물 살짝 부족 정도는 맞습니다)가 나오는데..집중호우가 내린 경기도만 봐도.. ㅅ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4 dlfrrl
    작성일
    22.08.10 11:26
    No. 5

    전주는 젤 부러웠던게 음식이 다 맛있던거... 당근김밥 정말 최고였습니다. 동네 김밥집에서 먹었는데 끝내주더라고요.

    찬성: 1 | 반대: 1

  • 답글
    작성자
    Lv.22 영아의별
    작성일
    22.08.10 19:46
    No. 6

    전주에도 고작 이런 맛 정도로 장사를 하고 계시네? 싶은 가게가 은근 있습니다만 전국 평균치로 따지면 맛있는 고장이 맞죠. 너무 당연시 하고 산지라..행복이 행복인지도 몰랐네요. 하핫.

    찬성: 2 | 반대: 1

  • 작성자
    Personacon 水流花開
    작성일
    22.08.12 11:26
    No. 7

    전주에는 예약 안 하면 못 먹는 집도 좀 있지요. 가성비가 높은 곳들이 대개 그러합니다. 전주는 전주천과 삼천이 있어서 벚꽃 필 때 좋습니다. 두 개천이 전주의 숨통이죠. 가까운 데에 덕진공원, 아중리 저수지, 구이 저수지, 옥정호 등 호수가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大殺心
    작성일
    22.08.14 22:06
    No. 8

    호남향우회구나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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