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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허접2]구구단의 전설

작성자
草客
작성
02.11.21 00:29
조회
771

어느 경치 좋은 산속에는 멋진 호수가 있었읍니다.

유리님이 올려주신 호수보다 훠얼씬 멋진 호수였읍니다.

그 호수에는 커다란 용이 살고 있었읍니다.

용은 푸른 비늘을 가진 청룡이었읍니다.

청룡은 이제 한 해만 더 지나면 여의주를 만들어 승천을 할 수가 있었읍니다...

그런데....

"으음, 이놈이 아직 꺼정 소식이 없네...뭔일일까?"

누군가를 기다리며 가뜩이나 주름진 콧등을 팍팍 찌그러뜨린

청룡은 정말 무시무시했읍니다. 코에서는 퍼런 한기가 푸스스스 새어나와

주변 공기를 잔뜩 얼리고 있었읍니다. 바로 그 때!

콰쾅! 쿠웅! 퍼엉!....

세번에 걸쳐 굉음이 청룡의 동굴 바로 밖에서 들려왔읍니다.

"왔군!"

청룡은 쏜살같이 밖으로 튀어 나갔읍니다.

양발톱에는 빙기를 돌돌 말아 커다란 구슬을 무려 스무 개나 만들어두었읍니다.

"크카카카카! 나왔느냐?"

밖에는 청룡과 똑같이 커다랗고 무시무시한 용이 기다리고 있었읍니다.

그 용은 마치 온 몸에 피를 칠한 듯 붉은 색 비늘을 덮고 있었으며

역시 발톱위에는 스무 개 가량의 붉은 불덩이가 이글거리고 있었읍니다.

청룡은 일언반구도 없이 좌수의 빙구를 혈룡을 향해 뿌렸읍니다.

"받아랏! 십빙구..."

"가소롭다! 받구자시고 할 게 없구낫!"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혈룡은 세심하게 주의하여 날아오는

빙구를 쳐다보면서 하나하나 좌수의 화염구를 쏘아 터뜨렸읍니다.

'예상대로군....큭큭'

열 개의 빙구에 열 한 개의 화염구를 혈룡이 뿌림으로써 한개의

화염구가 청룡의 가슴께로 날아왔읍니다.

"크케케, 어떠냐? 하나가 남지? 이게 바로 가일심공이다. 쿠하하"

'바부팅이....놀구자빠졋네...'

청룡은 속으로 어떻게 저런 놈이랑 오백년을 죽도록 싸워왔는지

스스로 이해할 수가 없었읍니다.

얼마전만 해도 청룡은 혈룡과 칠주야를 싸우도록 똑같은 수의 화구에 빙구를 만들어 그야말로

알.까.기.를 하듯 하는 수준이었던 것입니다. 그나마 처음에는 한 손에 하나의 빙구나 화염구를

만드는게 고작이었던 그들이었는데 오늘의 혈룡은 무언가 기가 막힌 계책이 있다는 듯이 계속 캘캘거리더니

겨우 한 방 더 쏘는 것이 고작이었던 것입니다.

계속 하나씩 남으면 언젠가는 십이 넘어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더하기식 심보였읍니다.

'저건 보이긴 용대구리래두 완전히 닭대구리야..닭대구리...쯥'

'마자....용의 탈을 쓴...닭대구리라구...흥...띨띨한 넘'

하나를 더 던져도 이미 열 개의 빙구를 뿌려낸 좌수에는 열 개의

빙구가 갖추어져 있어 한 두개를 먼저 던져봐야 아무 소용이 없었읍니다.

여러 차례 빙구와 화구가 충돌하여 굉음을 내며 마치 불꽃놀이인양 터지는 것은

과히 장관이었읍니다.  하나를 더 만들어 날릴 바에야 열 개를 누가 더 빨리 만들어

내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임을 혈룡은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계속 침묵으로 알까기에 집중하던 청룡의 입에서 갑자기 주문이 터져나왔읍니다.

"이일은이, 이이는사, 이삼은육,이사팔,...."

'엥, 저게 무슨 주문일까?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린뎅"

과연 정신을 집중해서 들어보니 숫자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것이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였읍니다. 특히 저 청룡의 양 미간사이의 주름을 보면

한자라도 틀리면 큰 일 날것처럼 인상을 꼬릿꼬릿하게 구기고

있었읍니다.

"사일은사, 사이팔, 사삼십이, 사사십육, 사오이십,..."

'엉? 첫글자와 같은 수의 빙구를 손가락마다 만들어내고 있잖아?'

그제서야 뭔가 주문과 빙구의 숫자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낸 혈룡은 스스로가 대견하여 크게 웃었읍니다.

"크카카카카! 네 놈이 뭔가 대단한 술법을 배워왔나 본데 어짜피 알까기는 똑같은 것, 내 화구나 받아쳐먹어랏!"

맹렬히 쳐내는 화구의 숫자는 계속 좌십, 우십 변함이 없었는데 처음에 이일은이 이이는사 할 때는 여섯 개이던 빙구의 조합이 이제 어느덧

육일육 육이십이 까지 도달하자 좌이십, 우이십의 숫자로 늘어나게 되었읍니다.

청룡은 드디어 참았던 웃음을 맘껏 터뜨렸읍니다.

"크카카카캇! 바부팅이... 구구마공이 펼쳐지면 초반에 잡아야지...똑같이 욀 줄도 모르는 넘이 육단공을 우습게 보는군.

닭대구리...이거나 쳐먹어랏!"

"크커허걱! 한 손에 스무개가...넘는...이런 경지가 있...다닛!"

"죽어랏!....얍, 얍, 얍, 육육삼십육, 육칠사십이"

갑자기 많은 수의 빙구를 만들어내어 청룡도 힘에 부친 듯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히기 시작하였읍니다. 신나게 부딪히는 빙구와 화구를 제외하고

남는 빙구가 모조리 혈룡의 몸에 부딪히자 혈룡은 서서히 그 빛을 잃어갔읍니다.

"으으으응......분하다...구구마공....내세에서 보자...쿠웩"

육팔사십팔 육구오십사...

기실 청룡도 최고조로 연습한 것이 이 육단공으로 칠단공에 도달하려면

아직도 많은 수련을 거쳐야 가능하였읍니다.

"휴우, 저 악독한 혈룡을 무사히 물리쳤으니 천년간 또 평화가 오려는가?"

그렇읍니다.

혈룡은 마계를, 청룡은 선계를 대표하는 영물로서 천년에 한번씩 나서 천년내내

수련을 하면서 서로를 경계하다가 어느 한 쪽이 지면 천년간을 그쪽 세계가 지배하게

되는 것이었읍니다.

청룡은 심오한 구결인 구구마공을 인세에 전하고자 하였으나, 그 심득이 매우

난해하고 인체로서는 익히히가 곤란한 것으로 지금도 땅끝 천재들이 모여사는

나라에서만 그것도 구결만 전설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Comment ' 9

  • 작성자
    Lv.16 아자자
    작성일
    02.11.21 00:59
    No. 1

    내가 왜 이글을 끝까지 무슨뜻인지도 모르고 읽고 있었는지..ㅡㅡ
    아무래도 술기운인가벼..ㅡ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草客
    작성일
    02.11.21 01:03
    No. 2

    왜 읽기는....맥주를 도대체 얼마나 드신거유?
    읽는데 꼭 대사하는 것 같쥬?
    색깔루 구별가는 신세대 소설...크캬캬캬캬
    아이디어는 조쿠먼...끌끌

    파란건 청룡이고
    빨간건 혈룡이고
    보라색은 변삽져....변사....

    아...기다리고 기다리던 청룡만리 연재일자 아직도 하루가 남아...
    여기 잠깐 변질된 청룡만리 외전을 펼치오니...기대하시라...개봉바악두!
    했었어야 하는디.... 나두 바부팅이...

    술을 안먹어두 이 시간에는 졸려야 정상이지...
    낼두 출근이니 이만들 ㅃㅃ2 합져....꾸벅!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6 아자자
    작성일
    02.11.21 01:18
    No. 3

    그 인체로 익히기 어려운 구구마공을 집에서 애들과 같이 외우고 있는 사람은요..ㅡ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매일웃고삶
    작성일
    02.11.21 02:15
    No. 4

    구구단..어릴때 구구단을 정확히 외워야만 티브이 만화를 볼수가 있었는뎅..
    참. 구구단 영단(=0 단)이 나왔다는.
    0*1=0
    0*2=0
    0*3=18
    0*4=0
    0*5=0
    .
    .
    .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草客
    작성일
    02.11.21 07:34
    No. 5

    끝에 빼먹엇네요?
    0*9=엄따!

    아자자님...그러니까...구결만 백날 외워야 소용이 없다니깐요...
    그걸 외우면서 기의 흐름을 느껴보셨나요? ....헤헤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색중협
    작성일
    02.11.21 08:42
    No. 6

    이런글은 단편란에 올렷으면 좋겠네요..ㅡㅡ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甘草
    작성일
    02.11.21 09:13
    No. 7

    초객의 [반성]이란 글을 보시면...정담만 상대하겠다는 글이 있음당 ^ ^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일호
    작성일
    03.02.28 00:43
    No. 8

    아직도 길은 머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冥王
    작성일
    06.08.02 12:38
    No. 9

    聖地巡例 中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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