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그냥 설정으로 생각하세요. 복잡하게 생각하면 끝이 없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 보겠습니다. 드래곤을 매우 현명한 존재로 묘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제가 십년전쯤인가 (늘 발표는 안하지만) 습작으로 썼던 소설에선 드래곤을 육체만 강한 마나로 호흡하고 브래스를 쓸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이 인간이 숨을 쉬 듯 자연스럽기 때문에 똑똑할 필요 없이 그냥 본능이 강한 존재로 묘사했습니다. 서양의 많은 문학에서 그렇게 다룹니다. 설정이란게 그런거죠. 날아다니는 강한 포식자 정도로 정해버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드래곤슬레이어가 마법이나 오러를 쓰지 않는 그저 강한 힘을 가진 용사가 신검을 얻기만 해도 그냥 싸워서 이깁니다.
본문에 예를 든 습격해서 죽인 인간종을 가만 놔두겠느냐는 생각도 실은 드래곤을 너무 위대하게 그려서 그렇습니다. 굳이 꼭 그럴 필요가 없죠. 그게 설정입니다.
또한 인간이 허접한데 번성한다. 이건 문명에 대해 공부하면 판타지세계가 아니라 그 어떤 곳에서도 인간의 특수한 문명체계 자체가 갖는 힘을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걸 바꿔서 말하면 인간의 방식으로 이뤄내는 문명이라는 것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를 아신다면 왜 번성하는지를 아실 것입니다. 또 바꿔서 얘기해 볼까요. 다른 종족은 인간의 문명과 다르게 묘사됩니다. 인간이 허접해도 문명을 이루는 방식 그 자체로 번성하는 것입니다.
각 종족은 환경에 적응하며 각자의 장점을 취해 진화합니다. 드워프가 손재주가 좋다고 설정한 것. 이거 그냥 우연히 그렇게 되었을까요. 지금에야 그냥 남이 쓰는 설정 가져야 쓰는 것에 불과하지만 선대의 많은 연구가 지금으로 이어진 결과입니다. 오크의 경우 모티브가 되는 역사적 사건이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살을 붙이고 여러 특징을 붙입니다. 그것들은 우연이 아닙니다. 그리고 거기에 상상력을 많이 가미합니다. 번식력이 좋다고 한 것은 많은 소설에서 그 제약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부족이 왕이 나타나기 전에는 화합하지 못하고 싸웁니다. 그 모티브는 몽골이죠. 오크의 모티브는 몽곱니다. 서양에서 몽고를 아주 악마로 여길 수 밖에 없었죠. 말위에서 활 잘 쏘며 연전연승하던 몽고군은 전술 만이 아니라 전략에서도 발전해 나중에는 공성전에서도 뛰어났습니다. 유럽인들은 역사 이래 겪어 본적 이 없는 공포를 맞이하게 되었죠.
오크를 묘사 할 때는 이렇게 오크로드(대칸)가 나타나지 않으면 자기들끼리 싸우는 호전성이 강하다. 뭉치지 못하고 지들끼리 싸운다. 라는 식으로 설정하게 됩니다.
언제나 인간 외엔 모두 소수민족처럼 묘사됩니다. 인디언이나, 어디 오지의 원주민들처럼요. 그 땅에 인간들이 깃발을 꽂고 '위대한 인간!' 이러는데 원래 정통적인 판타지 설정에서 각 종족은 어마어마한 세력과 문명을 가지죠. 오직 한국 판무소설 속에서나 미개한 원주민들처럼 묘사되는 것 같습니다. 인간이 어떻게 해볼 수 있는 만만한 종족들. 이건 일종의 선민적 경향을 드러낸 것인지도 모릅니다. 사실은 인간이 잘난게 아니라 인간편에 소속된 독자 자신이 잘난 것 같은 착각을 주는 거죠. 그러므로 엘프, 드워프, 오크들이 인간보다 위대한 문명을 이뤘다는 것을 보고 싶지 않은 걸지 모릅니다. 일종의 아집이죠.
신이 내린 재능을 천재라고 합니다. 엘프, 드워프 모두 그런 재능을 타고납니다. 판무 소설에서는 가내수공업 하는 대장장이나 자연보호에 목숨 건 애들로 묘사되는데..
인류 역사 중 17세기 한 시대, 한 장소에서 인류에 다시없을 천재들이 쏟아져 나오죠.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등. 일정 조건의 환경이 갖춰지고 동종 업종의 사람들이 100년 이상 부대껴 살면 서로 상승작용을 해서 황금기가 나타나는지 모릅니다.
천재 장인 드워프들이 천 년 동안 서로 아이디어와 기술을 교류하며 정진하며 발전시킨다면, 판타지 인류가 창과 도끼들고 달려들 때 드워프들은 지하에 전선을 깔고 밝은 전구 아래 모여 스위치 하나로 트랩을 작동시켜 인간을 몰아내겠죠.
2차 세계대전 땐 저격수 하나로 수백 명이 돈좌된 적이 있습니다. 숲에 은신한 엘프 한명 한명이 소련 바실리급의 저격수요, 레인저이자 요정입니다. 중무장한 병사 1000명이 몰려온들 소련 저격수 바실리 1명을 뚫을 수 있겠습니까? 절대 못 뚫겠죠? 못 뚫습니다. 심지어 전투병과도 다양합니다. 평지에서 오크들과 중장보병전술로 맞짱까지 까는 애들이에요.
그리고 오크는 많이도 태어나고 수명도 인간과 비슷합니다. 유명한 인물이 스랄이죠. 그 외엔 대부분 야만인으로 묘사되지만 공통적으로 치밀한 병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드래곤은 제약을 받고 있다는 설정들이지만 언제나 얼마든지 우회해서 인간을 괴롭히죠.
제가 일전에 본 어느 소설에서는 욕망 보다 수명이 짧기 때문에 번성 한다고 하더라구요. 수명이 짧아서 기록이라는걸하고 기록은 일인전승이 아닌 다인전승이고 그 여러명은 다시 자신만의 지식을 만들고 기록을 하고. 이런것들이 쌓여서 빠른 발전이 가능하다는 거죠. 다만 엘프는 수명이 길고 폐쇄적이며 부족 생활을 하기에 기록을 남겨도 다인전승이 어렵고 퍼지기가 힘들고. 드워프도 마찬가지로 부족 생활이며 장인 부족이다 보니 기록을 남기는 경우가 드물구요. 그리고 오크야 뭐 말할것도 없죠. 마지막으로 드래곤은 흔한 설정으로 조율자의 역할이기에 함부로 하루가 없다라는 설정이 많죠.
톨킨 판타지로 가시면 애초에 인간이 제일 번성했다라는 측면으로 가긴 어렵죠. 하지만 한국 판타지 상의 엘프로 간다면 제가 쓴 댓글의 이유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상하다 하신건 한국 판타지의 설정인데 기준을 톨킨으로 가시면 당연히 어긋나갰죠? 한국 판타지는 근간은 톨킨 판타지가 맞지만 여러차례 시간이 지나고 집필작품이 많아지면서 한국만의 설정이 생겼죠. 돌킨과 달리 한국판타지의 엘프는 국가를 이루지 않고 부족 단위 생활을 하며 외부와의 접촉을 꺼리고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종족으로 그려지죠. 그리고 이 설정을 벗어날 경우 항상 작가는 첨언을 붙이죠. '우리가 알고 있는 엘프와 달리' 라거나 하는 등의 글을 붙이죠. 그리고 드워프의 경우 세심하게 다뤄지는 경우가 없지만 보통 현실세계의 장인들을 보자면 장비의 설계도 라는건 하나를 만들기 위함이 아닌 규격을 세우고 양산을 목적으로 할때 만들어지죠. 드워프는 장인의 종족이다라는 측면에서 양산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니 설계도가 있을 것이다 라는 측면은 조금 틀리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간혹 소설상에서 이런 설정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장인의 종족인 드워프는 같은 무구를 만들지 않는다' 라는 설정이 간혹 나오는 경우가 있죠.
저는 이렇게 설정했습니다.
수많은 종족이 있고 각자 신이 있다. 신의 싸움이 종족 싸움이 되었다. 신이 죽거나 패배하여 숨은 종족은 약해지고 심지어 멸망한다.
얍삽한 인간은 여러 신을 섬긴다. 심지어 다른 종족의 신에게도 기도를 올려 연결을 얻는다. 패배하여 숨었다가 다시 나타난 신은 멸망하거나 쇠락한 종족을 버리고 인간을 선택한다. 인간은 인간의 신을 섬기는 게 아니라, 믿어줄 존재가 필요한 신들을 찾아 인간의 신으로 바꾼다.
그래서 대부분 종족이 몰락하는 틈을 타 번성했다.
엘프는 이성적으로 자기 종족의 신이 아닌 자를 배척하고, 드워프는 고지식하여 신이 사라져도 따로 찾지 않고, 오크는 우직하여 다른 종족의 신을 믿지 않는다는 설정입니다. 드래곤은 신이 되려 하거나 신의 견제자 포지션이고요. 대륙을 인간이 지배하는지 엘프가 지배하는지 상관 안 합니다.
얍삽하게 줄을 많이 댄 인간이 대륙의 지배자가 되었다는 설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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