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답답한 무언가가 목구멍까지 울컥 올라와 혁진은 저도 모르게 제 입을 틀어막았다. 공포감만이 그의 머리를 지배하여 몸이 절로 떨려왔다. 쿠당! 뒤로 물러나려다 침대에서 굴러떨어지고 말았지만 혁진의 시선은 내내 지영의 미소에서 떠나지 않았다.
"아... 아아...., ㅡ우욱."
철퍽.
겁에 질린 낮은 울음소리가 나오기도 전에 전 날에 마신 것들이 고약한 악취와 함께 턱과 옷, 바닥을 적셨다. 토악질을 하게 되어서야 충격으로 고정된 시선을 내릴 수 있었지만 이번엔 눈물이 앞을 가렸다. 어째서. 어쩌다. 왜. 나는. 지영이 저렇게 된 이유는...
짐작이 가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원한을 샀을 수 있지만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지를 정도로 원한을 산 기억은 없었다.
"이것은 정말 현실인가?"
웃음이 나왔다. 그러던 도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주변에 핏자국이 없었다.
머리가 잘려 벽시계가 있던 위치에 있었다. 옆에는 머리가 잘린 아내의 몸이 있다. 그런데 핏자국이 하나도 없다고?
방에 있는 물건이 모두 새로운 물건이라면 억지로 납득할지도 모른다. 내가 정신을 못차린 틈에 어떻게 했을 지도 모른다고. 그러나 물건에 남은 작은 상처들은 그걸 부정한다. 그리고 이것들은 기존의 물건들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거기에 아직도 잘린 단면에서 피가 흐르지 않는다. 손으로 만지면 피가 뭍어 나지만 단면에서는 흐르지 않는다.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
다음 분에게...
"그래, 나는 결혼하지 않았지."
날 껴안은 미...아니, 누구였더라.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
나는 날 껴안고 있는 누군가를 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안, 여보. 당신은 너무 뻣뻣한걸."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탁자 위에 놓인 망치와 못을 들고 집을 나섰다.
*****
어느 집의 초인종을 누른다.
안에서는 밝은 목소리가 들린다.
"여보, 왔어?"
나는 미소를 띄며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기다린다.
문을 연 누군... 아니, 나의 아내에게 나는 미소로 화답한다.
왜일까, 아내는 겁에 질려있다.
"누, 누, 누구세요..."
"누구긴 그래. 여보, 나 왔어."
망치를 든다.
못을 든다.
그리고 익숙하게 늘상 하던 행동을 반복한다.
반복한다?
아니, 난 분명 4차까지 가서 집에 귀가했다. 집에 아내가 있는 것도 분명하다.
그 후에 격은 일은 분명 비현실적다. 그러나 내가 어째서 다른 이들을 죽이고 있는거지?
깨닫고 나니 난 땀을 비오듯 흘리며 침대에서 일어나 있었다.
'모든게 꿈이었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옆에 누워있을 아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난 얼어 붙었다.
거칠어지는 호흡을 느끼며 벽시계가 걸려있을 곳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아내의 머리가 걸려있었다.
!#!%!&^@##$@^@#$^@#$
더이상 사고가 이어지지 않았다.
=====
억지로 잇기 =3=;
....이어보겠습니다.
"크억! 쿨럭! 켁켁.."
숨이 막히는 느낌에 일어나 보니 나는 다시 침대에 있었다. 옆에는 목이 잘린 아내가 있다.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여전히 꿈인가 싶어서 아내를 향해 손을 뻗었다. 내 손이 그녀의 어깨에 닿았을 때, 정육점에서 샀던 고기보다 더 딱딱한 느낌의 차갑고, 거친 피부를 느낄 수 있었다.
".... 으흐흐흐윽. 흐윽. 여보... 여보..."
어렵사리 결혼하고, 이제서야 팔자가 피기 시작했는데 아내가 죽어버렸다. 그리고,
"여보. 울지마."
아내의 목소리가 벽에서 들려왔다.
흠칫하여 고개를 들자 벽에 못박힌 아내의 얼굴이 보인다. 못이 박힌 이마에서 피가 흘러 얼굴 전체가 피투성이다.
"으아아아아!!"
이번엔 늦지 않게 비명을 지르며 방 밖으로 나갔다. 아니 나가려했지만, 문이 잠겨 있어 열 수 없었다.
---------------- 자 다음분 토스!?
"괜찮아? 많이 놀랬어?"
나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침대에 있던 목없는 시신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허우적 팔을 휘저으며 머리 쪽으로 다가갔다.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서 머리에 박힌 못을 뽑고 몸에다가 얹어 주었다.
아내는 두 손으로 머리를 꽉 누르고 무언가 부자연스러운 듯 머리를 이러저리 돌리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처럼 목으로 돌리는 게 아니라 손으로 태엽감듯 돌린다.
"한번만 더 아침에 이러면 밥 안 해 준다."
"잉....... 한 달에 한번만 하면 안 돼?"
아내는 어느새 피자국을 닦아내고는 깨물어 주고 싶은 만큼 사랑스러운 눈웃음을 흘렸다.
보통사람이라면 요상한 아침 풍경일지 모르지만, 나한테는 일상이다.
아내는 듀라한 썅 마르티즈 공작의 차녀이고 어릴 때 부터 자기 머리가 최고의 장난감이었다.
그녀가 별볼일 없는 공무원에 불과한 나를 집요하게 쫓아 다니기 시작한 것도 그녀의 머리 장난에 내가 너무 잘 놀라기 때문이다. 그걸 미리 알았어야 했는데.......
그녀의 친정 썅 마르티즈 가문은 마계 최고의 기사 가문이다. 듀라한이 진정한 의미에 불사신인 탓이다.
Comment ' 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