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어찌보면 현실도피였던 것 같습니다. 제 경우도 비슷해요.
내가 쓰고싶은 글 말고, 사람들이 원하는 글을 쓰는 것도 뭔가 석연치 않고. 하지만 결과가 따라준다면 그런 약하디 약한 주관마저도 훅 날아가버리지요. 제 경우엔 북한을 소재로 한 현판을 반년 써서 조회수 15만에 선작 580을 간신히 찍었는데, 지금 닥치고 다 깨부수는 글 쓰니까 한달 반만에 선작은 천이 넘고 조회조차도 따라잡았습니다. 반넌 써서 간신히 십오만이었는데, 가볍게 쓰니 한달 반에서 두달.
그리고 깨달은 건, 합리화나 방어기제 같은 거 때려치우고 그냥 쉽고 라이트하게, 재미만을 최우선 가치로 잡고 쓰는 것이 가장 반응이 좋단 사실입니다. 나만의 소재, 나만의 메시지, 나만의 테마. 다 좋지요. 좋지만 정말 대단한 필력이 아닌 이상 두각을 드러내기엔 힘든 것 같습니다. 저는 그저 무난한 범인일 따름이니까요.
다른 분들도 이런 갈등은 크든 작든 한 번은 마주하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처음에는 노트에 손으로 글을 쓰고 타이핑으로 옮겼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이런 사이트도 없었고 아무에게도 보일 곳이 없었습니다. 잦은 이사로 무참하게 사라져 가던 원고 종이들. 그렇게 고독 속에서 혼자 손으로 쓰고, 지우개로 지우고 그 위에 또 꾹꾹 눌러 썼습니다.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저만의 상상 속 세상. 그리고 무수한 출판사와 공모전 출품. 십 수 년이 넘도록 허망하게 흘러간 세월들. 혼자 곱씹는 아픔과 고독들. 나는 그저 혼자 살다 혼자 죽어가는 그늘 속 외로운 잡초구나 하는 절망. 하지만 지금은 그 모든 것을 다 떨쳤습니다.
지금은 그저 쓰고 싶어서 씁니다. 그래서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이렇게 글을 써서 사람들에게 선 보일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에도 감사하고요. 한 동안은 아무리 좋아해도, 아무리 쓰고 싶어도 글을 쓸 수 없는 특정한 환경에서 살아야만 했던(감옥 같은 거 아님!!!)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은 다시 쓰고 싶은 글을 쓸 수 있게 된 이 시간과 환경에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관작 같은 거... 저도 신경은 쓰이지만, 그보다 더 신경 쓰는 건 저 자신입니다.
쓰고 싶어서 쓰는가? > 그렇다. > 그러면 난 행복한 사람이구나. 감사하자.
끝입니다.
다들 처음엔 비슷하지 않을까요? ㅎㅎㅎㅎㅎㅎ
그런데 두 길에서 선택의 갈림길에 빠질 것 같습니다.
나는 글을 써서 돈을 벌 것이냐, 나는 글을 쓰면서 취미를 즐길 것이냐.
앞쪽을 선택했다면, 나만 만족할 글이 아니라 나와 독자가 같이 만족하고 호흡할 수 있는 글을 써야 할 것이고.
뒤쪽을 선택했다면,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만족할 수 있는 글을 써야 할 것입니다.
물론 개인 의견이고, 절대적인 옳은 말은 아니니 ㅎㅎㅎ
다들 그렇게 고민하고, 써보고, 지우고, 킥하고, 댓글보고, 달고...
전 그랬습니다.
ㅎㅎ
좋은 작가라는 말은 너무 이상적이라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많이 팔리는(혹은 읽히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려면 인정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내 글은 정말 좋은 글인데 독자들이 몰라주는 거야.' '한국 장르소설 독자 수준이 너무 낮아서 내 글이 빛을 못 보는 거야.' '양판소 따윈 내 글과 비교할 수 없지'.......... 이 모든 말들은 그저 말도 안 되는 핑계일 뿐입니다.
결국 작품의 흥행 여부에 대한 결과는 조횟수라는 너무나 적나라한 수치로 나타납니다.
잘 읽히지 않는 글 중에 좋은 글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건 저도 동의하지만 그 좋은 글이 흥행도 할 수 있는 글이란 주장엔 동의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흥행을 목적으로 쓴다면 독자들의 선택(조횟수 등등)를 보고 인정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인정을 한 후 독자들의 선택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노력하는것....
이게 흥행을 위한 글을 쓰는 기본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엿같죠.
작품성을 추구하면 재미가 떨어지고, 재미가 올라가면 작품성이 떨어지고......
특히나 문피아 독자분들은 호불호가 확실해서 자기 맘에 안드는 글은 아예 눈에 담지도 않습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욕하는 글들이 가볍게 조회수와 선작수 1만찍는 모습을 보면 참, 뭐라고 해야할까......
그렇다고 이 모든 걸 독자분들 탓으로만 돌리기도 뭐한게 이런 환경을 조성한 건 다름 아닌 작가님들이니까요.
결국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라는 기묘한 논란이 생기는 거죠.
이렇게 쓰니까 더 엿같네요. 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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