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저랑 비슷하네요. 저도 중고등학교 때 공부 잘 했습니다. 1, 1, 1은 아니지만 1, 2, 1 정도는 찍었었죠.
그러다가 공부에 질려서 고2 때부터 성적은 급하락... 장르소설과 게임에 빠져서 살았었죠.
그래도 하던 가락이 있어서 나름 나쁘지 않은 대학을 갔고, 그리고 군대 갔다 와서 지금은 일단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고 있는데...
저는 정말로 그때 하고 싶었던 것을 하면, 나중에 어떻게든 그게 자산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지금 111을 찍지만, 미술이 너무 하고 싶어서 미술 쪽으로 진로를 잡으면 실패하든 성공하든 나중에 자산이 돼요.
물론 흔히 말하는 성공으로의 길에서는 살짝 멀어질 수 있겠지만, 서울대를 나와도 백수 생활하는 친구들이 많은 요즘 시대에, 어린 나이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열심히 해보는 것도 큰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정말로 그걸 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그저 공부로부터의 도피로 그걸 갈망하는건지 깊이있게 고찰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그걸 하면 잘 할 수 있을지, 지금 그 시장이 어떤 방식으로 돌아가며 어떤 능력들을 원하고 있고, 내가 그 능력들을 제공해줄 수 있을지, 그런 것들도 깊이있게 생각해봐야겠고요. 최대한 비판적으로, 최대한 많은 자료들을 알아보면서요. 자기 미래를 계획하는 것이니 아무리 준비가 철저해도 부족합니다.
만약 그걸로 밥 벌어먹기 힘들 것 같다면, 그건 취미로 남아야죠. 무언가를 좋아한다고해서 꼭 그걸로 밥 벌어먹어야 하는건 아닙니다. 반면 아무리 생각해봐도 원하는 분야에 제법 재능이 있는거 같고, 열심히 할 자신이 있으며, 그걸로 괜찮은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면 그땐 그거에 몰두해도 되겠고요.
하고 싶은 걸 못하게 되면 나중에 정말 두고두고 후회하게됩니다. 성적이 아깝다거나 그런걸 다떠나서 진지하게 진로에 대해서 얘기해보시고 미술이 답이다 싶으면 미술을 시키는게 맞을꺼같네요. 그정도 성적에 고1이면 미술로 서울대도 노려볼만 하네요. 하지만 걱정되는게 학생분이 생각하시는 미술의 방향이 애니,만화,캐릭터쪽에 가까워 보이는데 학원이나 대학에서 원하고 시험보는 미술은 순수미술입니다..많은 학생들이 애니나 만화로 미술에 흥미를 가지고 그리다가 대학을 위해서 자기와 다른방향의 그림을 그리다가 흥미를 잃습니다.그 부분 잘 얘기해주시고 상관없다고 한다면 차라리 밀어주세요
글쎄요... 제가 저기서 내신이 저만큼 좋지 않았고 모의고사도 매번 111까지는 아니었지만 비슷하게 느낀 적은 있네요. 지금의 제가 과거의 저로 돌아간다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집안에 돈이 많냐? 나중에 독립해서 돈을 벌어서 지탱해야하는가? 지금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 돈벌어 먹고 살 수 있을 만한 확신이 있나?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직업으로 삼고 싶을 만한 건가? 내 작품이 팔리지 않았을 때 생계는? 그 분야에 대해 온전하게 공부할 수 있는 대학이나 학과가 있는가?
공부를 잘해야 마스크도 좋지, 라는 말은 처음에는 그렇게 들려도 나중엔 그래도 실력만 있으면 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이 들었었어요. 그렇게 실력도 없으면서요. 힘들게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막연한 상상이었죠.
평범한 가정에 자란 고등학생 때 공부에 흥미? 그런 거 있는 학생이 얼마나 될까요? 성취욕, 자제력, 승부욕 같은 게 높은 학생들이 공부를 잘할 뿐이죠.
글을 읽고 있으니 문득 전에 아침마당에 나왔던 분이 생각나네요. 학창시절 항상 엘리트였고 고등학교 때도 최상위권 성적이었는데, 목표 없는 공부 스트레스가 터져서 고등학교 자퇴, 방콕 폐인 생활 하고 방황하다가 20대 후반에서야 정신 차리고 자기가 하고자 하는 길을 가던 분이었죠. 물론 블리자드님의 지인 분은 그정도까진 아닌거 같지만 막연한 공부에 지친거 같네요. 미술? 3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정말 미술이 좋다 이런거보다 그냥 공부는 싫고 도피처를 찾다가 미술이란 걸 하게 된 거 같구요. 제 생각에는 먼저 공부 스트레스를 벗어나야 할거 같구요. 그 다음에는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할 거 같아요. 근데 기공, 화공, 전공 같은걸 잠깐 몰아치기 하면 된다니... 그럼 유수의 공대에서 매일 피터지게 공부하는 사람들은 다 돌머리인가;; 아니면 친구 분이 천재신가 보네요.
충고해봐야 별로 의미 없을거 같은데... 암만 좋은 소리하셨다고해도 그 한순간에 아 그래 일단 공부해야겠구나 이러고 다시 열심히 할라하겠죠. 근데 앞으로 2년 동안 그 생각이 지속될 것이냐?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하고 싶은거 하라고 하세요. 그럼 명확해집니다. 한순간의 바람이었다면 몇달 그거하다가 다시 공부하면 되는거고 정말 즐겁게 한다면 재능이 없다면 스스로 현실을 깨닫고 다시 공부 잡던가 아니면 진짜 열정으로 해보든가 재능이 있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은 없겠죠. 그렇게 1년~2년 낭비해서 실패하더라도 하던 머리가 있으니 다시 공부잡으면 재수든 삼수든 해서 괜찮은 대학 들어가면 되죠. 그리고 좋은 경험이 될겁니다. 지금 억지로 공부하게해봐야 집중 못합니다. 제가 고등학교때 전교 1,2,3등이 있었는데 정말 얘네가 똑같이 공부를 잘해도 인간상이 다 너무 다릅니다. 1등인 애는 정말 기계처럼 사는 애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면서 할만하다고 말하던 애였고, 2등인 애는 학교공부를 싫어했습니다. 그런데 물리, 수학을 좋아해서 그 관련의 수준높은 전문교육을 원하던 애였고 그런 목표에 도달하기위해 그 싫어하는 공부를 열심히했죠. 3등인 애는 별로 목표가 없었습니다. 뭘 할려고 그리 공부를 열심히 하는지 그런 목표가 명확하지 못했다는거죠. 결국 견디다못해 공부 관두고 고등학교 자퇴했습니다. 사람이 부서진다는건 그때 처음 봤네요. 억지로 늘인 고무줄이 한순간 끊어지고 늘어지듯이.......... 제가 보기엔 그 지인분이 3등이었던 애와 비슷한거 같은데.... 고무줄이 끊어지는건 정말 한순간입니다. 제가 보기엔 위험해보이는데... 아예 끊어져버리면 답 없습니다..........
저의 생각은 하고싶은 일을 하는 것이 좋다 입니다. 사회적으로, 특히 한국에서는 대학간판이 참 중요하죠, 마치 출신대학이 그 사람의 인성과 품격처럼 보여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시대는 이미 지나가고 있습니다. 대학 나와서 취직해 잘살던 시절은 갔고, 성실하게 일해서 돈벌던 시절도 갔습니다. 인터넷이 보편화된 이후, 특히 스마트폰 출시 이후 큰 돈을 벌고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즐길거리를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짧은 시간 재미나게 즐길수있는것. 스낵컨텐츠 같은 말로 불리더군요. 물론 돈버는 것이 행복한 삶의 잣대는 될수있을지 모르겠지만, 대학을 나오든 안나오든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잠깐이라도 즐거울 것이라는건 확실하죠. 저라면 어차피 둘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투명한 미래인데, 즐거운 일을 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것이 최근 대세를 타기 시작한 컨텐츠 계열이라면 더더욱요. 목표가 생기면 배우고 싶은 열망이 생기고, 그렇게되어서 대학에 가는것, 원하는 학과에 진학하는것이 올바르지 않을까요? 단지 남들이 추앙해줄테니 서울대를 가야한다는것은, 그닥 와닿지 않습니다. 만약 글쓰신분의 지인분이 미술과 관련된 학과를 가겠다는 목표가 생기시면, 지금부터 노력하셔야됩니다. 입시미술은 그림 잘그리는거랑 아무 상관없습니다. 공식이 있어요. 그리고 상위권 학교, 즉 더 유명한 학교들은 성적과 실기 둘다 우수해야 합니다. 제가 미대를 나왔으니 이 사실은 믿으셔도 됩니다.
진짜 하고 싶은거 생기면 뜯어말려도 하게 되어있고, 그 정도의 열망이 없다면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취미로라도 할 수 있잖아요? 업이 아니더라도.
업으로 삼겠다는 건 망활 확률이 지극히 높으며, 그렇다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것도 아닌 위험한 세상에 뛰어들겠다는 건데 '나는 배부르게 살아도 이거 안 하면 불행하고 굶주려도 이거 하면 행복하다.' 이런 마인드가 아니라면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저렇게 될 확률이 높은거니까요.
애들 입장에서야 항상 성공사례만 보고 나도 할 수 있어 그러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Comment '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