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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사안들을 모아두는 곳입니다.



작성자
윙드훗사르
작성
10.08.27 15:51
조회
3,304

블로그에 올린 글인데, 여기도 올려봅니다

이 글이 욕 먹기 위해 올렸다는 이유는 두 가지...

제 생각의 부족한 면이나 잘못된 면을 지적받기 위해서이고,

두 번째는...길어서...

생각을 좀 나눠보고 싶어요...한국의 장르문학에 대한 총체적인 생각...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거나 논조 자체에 큰 문제, 오류 등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자삭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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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신문 기사를 읽다가 재미있는 기사를 읽었다.(소설 이외의 블로그용 잡글에서 문장 형식 다 갖춰서 정문으로 쓰려니까 조금 뻘쭘하긴 하다...맨날 ㅋ같은 것만 쓰다가...)

"대한민국 신화창조 프로젝트 산하, 2010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 대전"

문화콘텐츠진흥원(뭐 하는 동네인지 모르겠지만 정부 기관인 건 맞는 듯), 조선일보에 KBS까지 가세해서 원 소스 멀티 유즈 어쩌고 하면서 꽤나 거창하게 추진하고 있는 공모 대전인가 보다. 얼마 전, 아니 어제 문피아에서도 신화창조 공모전 관련 글이 뜨고, NHN에서는 아예 대놓고 게임 판타지 공모전을 개최한다. 기사 내용에서 제 2의 조앤 롤링 어쩌고, 뭐 저쩌고 하는 걸 보니 인터넷 소설 사이트들에서 유행하는 판타지, SF 등 환상문학을 위시한 장르문학을 중심으로 가려는 모양인데, 요즘 정부나 매체에서 해리포터랑 반지의 제왕 같은 환상문학 영화들이 극장가를 휩쓸고, 와우와 스타크래프트가 대한민국을 게임 공화국으로 만드는 것을 보고 장르문학이 돈 맛 좀 짭짤하게 볼 수 있다고 판단하긴 한 모양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뭐 어쩌고 설레발부터 치기 전에,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들이 몇 가지 있다.

대한민국의 조앤 롤링?

순수 문학이나 일반 소설들이야 이런 기회 말고도 일반 공모전이나 기타 기회들이 많이 있으니, 당연히 이번 공모 대전은 장르문학 중심으로 갈 것이 눈에 보이듯 뻔하다. 장르문학이 스케일 크고, 환상적인 내용들이 많으며, 무엇보다도...잘만 대박치면 돈방석은 떼 놓은 당상이니까. 게다가 원화가 아니라, 달러랑 유로화로. 영화.드라마.애니.출판 등, 앞서 말했듯 스토리 하나로 원 소스 멀티 유즈를 지원하고, 스토리 작가에게 아무런 터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이는 더욱 확실할 것이다. 벌써부터 인터넷 소설 사이트들이나 까페들, 아마추어 작가들은 난리가 난 분위기인데, 사실, 공모전을 탐내는 내가 이런 요즘 탄력받은 장르문학 공모전들에 대한 글을 쓰려니 걱정도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주최측이나 응모하려는 사람들이나 무언가 단단히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설마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라는 생각에 적어보는 것이다(사실 나도 이런 글을 적을 만한 역량이나 위치가 절대로 안 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내가 만든 스토리는 절대로 당선이 될 수 없다는 것도...).

돈인지, 문학의 발전인지, 뭐 저 아래에 숨겨진 본심이야 어쨌건, 일단 눈으로 보이는 취지야 좋다. 대한민국에서도 양질의, 문학성을 갖춘 장르문학을 만들어서 세계로 진출해보자. 판타지의 원조인 유럽, 영미권에서 엄청난 퀄리티의 특수효과와 스토리적 완성도, 흥행성을 갖춘 이야기들이 극장가를 휩쓰니 배 아프고 위기감 느끼는 거야 당연지사다. 만약에 우리나라에서 그만한 스토리가 나온다면, 그리고 충무로의 기술력(안 되면 헐리우드에서라도 섭외해서)과 만나서 대박만 친다면(영화, 혹은 게임도 마찬가지다), 최근 조금씩 시들해져가는 한류 열풍에도 신나처럼 불을 확 지피고, 유럽과 미국에서도 인정을 받으면, 우리나라의 문화콘텐츠들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에 교두보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우리나라의 문학사에도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다. 양키들이 하는데, 우리라고 왜 못해? 왜 못해! 하지만 조금만 곰곰히 생각해보고 뜯어 보면, 스타크래프트2의 시즈탱크마냥 '장난 아닙니다!'를 외치게 될 것이다.

우선 우리나라는 서양권과 달리 환상문학의 토양이 매우, 아주 그것도 매우 척박하다. 우선 장르문학이라 함은, 각 문화권이 가지고 있는 전통 신화나 설화, 역사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판타지는 서양의 신화, 역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무협은 중국의 역사와 무협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현대에 와서 요물들이나 괴물들과 싸운다는 어반물도 기반은 판타지고, 스타워즈 같은 스페이스 오페라나 하드 SF 장르도 서구권의 과학 기술과 우주 기술의 발달에서 출발했다. 모두 다른 문화권에서 시작해서 우리나라로 이식된 경우이다. 이질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게다가 마법, 드래곤, 권법, 우주선...어렸을 적에 많이 가지고 놀던 것들 아닌가? 그렇다. 처음에 아이들을 위한 게임이나 만화, 동화등에서 발전된 경우가 많다. 게다가 우리나라로 유입된 서양식 판타지 중 상당수가 일본의 미소녀 판타지물을 통해서 건너왔다. 그 중 가장 흔히 예로 드는 것이 엘프...반지의 제왕 때문에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데, 서양 엘프는 원래 미소년, 미소녀들이 절대로 아니다. 모두 일본의 영향이다. 이런 것들이 가뜩이나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 유입되니까, 기성세대들도 이런 건 애들이나 보는 황당무계하고 유치찬란한 거다, 이런 건 문학으로서의 가치가 없고 그럴 일도 없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무의식 밑바닥 저 깊은 곳에 만연한 것이다.

판타지나 SF 소설을 보고 있으면 "넌 이런 거나 보고,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 그런 거 볼 생각하지 말고 문학 작품을 읽으란 말이야!", 이런 말씀 많이 들어보셨을 것이다. 그 읽고 있던 글이 서양 문학사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프랭크 허버트의 역작 '듄'이건, 세계적 과학자 아이작 아시모프가 쓰고 현재까지도 로봇 공학의 기준점을 마련하고 있는 '파운데이션이건', 금세기 최고의 영문학자 톨킨이 쓴 '반지의 제왕'이건, 어렸을 적 이외에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하신 어르신들 눈에는 그저 애들 보는 동화, 황당무계한, 있지도 않은 이야기들일 뿐이다(그런데 그런 기성세대를 TV앞에 하루종일 붙들어 두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홈드라마, 신데렐라 스토리라는 가면을 쓴 또다른 판타지물이다). 조금만 성장하면, 창의성의 자리에 사고의 틀이 자리하게 되고, 어렸을 적에 교육받던 것이 그대로 평생의 기준이 되어 버린다. 자연스레 현 세대의 머릿속에도 장르문학은 문학으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의식이 그대로 깔려버리는 것이다(최근에는 조금, 아주 조금 나아지긴 했다). 장르문학이 설 자리가 본고장에 비해서 훨씬 좁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순수 문학에서도 인정받는 작가들은 손에 꼽을 정도인데, 장르문학에서 롤링이나 톨킨을 찾겠다는 것인가? 이런 상황에서?

장르문학 작가들의 역량, 그리고 기성 세대의 시선

최근 아바타가 개봉하였을 때, 대한민국 최고의 드라마 작가라 불리는 김 모 작가님께서 트위터에 아바타를 속된 말로 '까대는' 글을 쓰셔서 많은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뭐, 그 분 대충 보면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 이외에는 아예 평생토록 눈 감고 귀 막고 거기다가 콘크리트까지 바르실 옹고집 독불장군인 게 딱 보이긴 한다...어머니께서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 작가셔서 뭐라 말도 못 하고...). 거기다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제시한 많은 이들을 '아바타 신도'로 몰아붙여 한쪽으로 치워버리고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 버린 일화는 유명하다. 그리고 얼마 전에 심형래 감독(개인적으로 이 분은 그냥 인간적인 코미디언으로 남으셨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하다못해 스토리라도 다른 사람에게 맡기셨더라면...)께서 만드신 디워라는 영화도 개봉을 했다. 나는 불과 지난 주에 봤다. 와이드 스크린으로 봤더라면 그 엄청난 특수효과나 영상미를 만끽할 수 있었겠지만, 나에게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난 영화를 볼 때 스토리가 떨어진다 싶거나 평이 안 좋으면 절대로 극장에 가서 보지 않기 때문이다(절대로, 절대로 표 값이 1000원 올라서는 아니다. 절대로...). 그런데, 유명 포털 사이트들의 평점을 보고 나는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국내 평점과 해외 평점이 천양지차였기 때문이다. 물론 해외의 그 재앙같은 평점이 진짜 영화가 받아야 할 평점이었을 것이다(뻔히 알면서 묻는 거지만, 왜 그렇게까지 차이가 났을까?).

전혀 상관없는 이 두 가지 에피소드를 언급한 이유는, 이 두 일화가 기성 세대가 바라보는 시각을 대변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내용이지만 대한민국의 보수성이 장르문학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이문열 선생이 판타지 쓴 거 보신 적 있나? 박완서 선생이 SF문학을 쓰신단 말 들으신 적 있는가? 그 분들께 한 번 써보시라고 권해드려 보라. 안 죽으면 다행일 거다. 나는 지금 아바타보고 황당무계하고 스토리가 없다고 비웃으신 그 작가 선생님을 비난하려는 게 아니다(게다가 아바타 자체도 스토리가 별로 없었던 건 사실이다). 그리고 블록버스터 황무지인 대한민국에서, 이무기라는 가장 한국적인 소재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하시며 정말 제대로 된 대작 영화를 제작해 보기 위해 그토록 공을 들이고 노력하셨던 심 감독님을 까내리려는 것도 아니다. 우리 세대가 생각을 달리하면 되는 거니까. 우리가 장르문학을 정식 문학의 위치로 격상시키려는 노력을 하면 되는 거니까. 그런데, 우리도 지금 그렇게 하고 있나?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서양에서는 판타지가 하나의 문학 장르로 당당히 인정받는다. 중국에서는 무협지가 문학 작품으로 널리 읽힌다. 중국 최고의 무협 작가인 김용 선생은 아Q정전의 노신 선생과 동급으로 취급받는단다. 우리나라 사람들, 문학적 완성도를 지닌 국산 판타지라고 하면, 일단 코웃음부터 치지 않던가? 심형래 감독께서는 정말 우리 손으로 대작 판타지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시면서도, 정작 인터뷰에서는 스토리 너무 복잡하면 안 된다. 반지의 제왕 보니까 디워랑 스토리에서 별 차이 없더라. 그게 무슨 내용이냐? 어차피 애들 보는 영화 아니냐고 말씀하셨다. 우리나라에서는 판타지 영화 그렇게 만들어도 된다. 개그맨이 시나리오 감독하고 제작 맡아도 된다는 것이다. 왜? 판타지니까, 애들이나 보는 거니까. 이러한 기성세대의 문제적 시각에 환상문학의 주 소비 생산층인 10대, 20대의 젊은 세대들이 영향을 받아버리니, 문학에 관해서는 문외한인 중고딩 학생들이 심심할 때, 공부하기 싫을 때 "재미있는데? 나도 한 번 써볼까?" 라며 공책에다 끄적이는 소설 정도로나 치부되어 버리는 것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문학을 공부하고 훈련을 받은 작가들이 써도 될까말까 한 판국에, 현재의 환상문학은 작가를 꿈꾸는 어린 세대가 발판삼아 쓰는 습작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학책 몇 권 읽는 걸 그렇게 싫어하고, 수능 언어영역을 가장 어려운 과목으로 여기면서, 수능 끝나면 가장 먼저 버리는 것이 문학 교과서면서, 어떻게 자신의 필력이 늘고 완성도 있는 스토리를 짜기를 바라나? 기독교 신자들은 알 것이다. 성경 공부할 때 성경만 들이판다고 그걸 이해할 수 있나? 뭐, 문학이야 그 정도만 알면 되는 거 아닌가? 문학 소설이랑 도서관에 꽂혀 있는 판타지 소설이랑 별로 차이 안 나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 미안하지만 영문과 전공인 나조차도 문학에 대해 조금 아느냐고 말하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아니라고 대답한다.

우리의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 그냥 읽고 즐기는 정도가 아니라 제대로 벤치마킹을 해서 그걸 우리나라의 사정과 문학 스타일에 접목시킬수 있는 인재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 우리나라 문학과 외국 문학에 대한 관심부터 높여야 한다. 자신이 정말 제대로 된 글을 쓰려면 정치, 사회, 과학, 종교, 지리, 역사, 문학, 수학, 예술 등 모든 분야의 학문에 보통 이상의 지식과 정보는 갖고 있어야 한다. 물리학과 화학에 정통한 국문과, 문학 책을 번역본 없이 독파하는 공학도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수준높은 작품? 미안하지만 포기하라. 판타지 하나 쓰는데 그렇게까지 공부해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 작가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하다못해 잡글 한 줄을 쓸 때에도 취재와 자료 조사가 완벽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개인적인 기준점은, 책 한 권을 읽어야 글 한 줄을 쓸 수 있을까 말까다. 마지막 기사단, 하늘 이야기, 내가 블로그에 이 따위 수준밖에 안 되는 소설을 처음 구상하고 써서 완결을 하는데 12년이 걸렸다. 그런데도 퀄리티가 이 모양 이 꼴이다. 최소한 이 정도의 노력조차도 수반이 되지 않고 쉽게쉽게 써 내려간다면, 언제나 대한민국 판타지의 최고봉은 이영도와 전민희 정도의 사람들이 되고 말 것이다. 까는 건 아니지만, 이들 작품들에서 문학성이 있던가? 톨킨의 반지의 제왕 완역본과 비교해 읽어보라. 듄이나 파운데이션과 비교해가며 읽어보라. 아, 몇몇 유명 소설 사이트의 조회수나 선작수를 세 자리, 네 자리 대로 올리고 싶다면 작품성 갖다 버리고 개인의 작가적 역량 발전이나 문학의 미래 따위는 개나 주고 무조건 쉽게 써라, 양산형으로. 그걸 원하나?

헐리우드의 기술력이 과연 우리에게 있는가?

우리가 가진 문제와 기성 세대가 가진 문제에 대해서는 길게 성토를 했는데, 정부나 조직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게 된다. 성질상 말하기도 조심스럽고, 무엇보다도 그리 아는 것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자꾸 디워 이야기를 하니까 조금 민망한데, 외국에서 적어도 명함이나마 내밀려면 그나마 이 정도의 특수효와와 기술력은 최소 옵션이다. 세계의 벽은 높다. 그리고 세계화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단순히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란 말로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말로는 턱도 없다. 생즉필사 사즉필생의 각오로 덤벼도 속절없이 무너지는 곳이 세계 시장이다. 우리 축구팬들이라면 4년마다 한 번씩은 경험하는 것 아닌가. 우리나라 드라마 아이리스와 로드넘버원을 보자. 둘 다 미국드라마의 수준을 한국드라마에서도 내겠다고 제작한 드라마들이다. 두 드라마, 미국 드라마의 특수효과, 스토리, 흥행, 어느 것 하나라도 따라간 것 있나? 미국 드라마 사대주의가 아니다. 본받을 만한 건 제발 좀 본받자, 배울 건 좀 배우자는 말이다. 선진적인 방송 시스템이나 문화 콘텐츠 제작 시스템, 인프라를 배우자는 것이다. 해외 연수, 유학, 취직, 현지 스태프 적극 섭외, 뭐, 길이야 많지 않은가. 안 되겠다 싶으면 헐리우드나 미국 드라마 제작진한테 달려가 무릎을 꿇고라도 기술을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기술과 스토리를 결합하는 방법도 배우자는 말이다. 단순히 화면만 화려하게 장식한다고 좋은 작품 되는 게 아니듯이, 완벽한 스토리와 절묘하게 어우러져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헐리우드의 기술력이란 단순히 특수효과 간지나게 만들고 무조건 뻥뻥 터뜨리는 그러한 기술력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를 제대로 만들고 제대로 홍보하고, 제대로 흥행시킬 수 있는 여러 제반 조건이나 인프라, 영화 외적인 기술도 통틀어 일컫는 것이다. 현재 충무로가 그만한 능력이 있느냐에 의문부호를 던진다. 우리나라 한류의 시발점이나 그 시작의 이유 등을 곰곰히 따져 보면 우습기 한량없다. 시기나 현지의 사회적 분위기 등이 우연하게 맞아 떨어지면서 생각지도 못한 폭발적 파급력을 가져온 결과들뿐이다. 그 이후에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 시스템은 돈 맛을 좀 봤는지 본격 한류 드라마를 표방하며 계속해서 수출용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이게 대체 내수용 드라마랑 퀄리티 면에서 무슨 차이가 나는지, 일자무식 상놈인 나는 전혀 모르겠다). 하지만 겨울연가의 아성을 따라가기는커녕 두 번째 작품 증후군에 빠져 오히려 한류에 찬물을 끼얹는 데에 이바지하고 있다. 돈이 없어서, 제작비가 부족해서라는 식상한 레퍼토리는 그만하자. 돈을 무조건 많이 쓰는 게 능사가 아니다. 잘 써야 한다는 말이다. 스토리를 부각시킬 수 있는, 특수효과를 드러내야 할 곳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껏 스토리 고생해서 만들어놔도 그걸 제대로 표현하고 연출할 수 있을지 장담을 못하는데, 누가 제대로 된 스토리를 내고 싶겠는가.

돈 벌 생각부터 하기 전에 내실을 먼저 다져야...

유명한 우화 중에 이런 게 있다. 한 노파가 우유 한 병을 들고서 우유를 팔아서 닭을 사고, 닭을 키워서 소를 사고,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재산을 불려나가 부자가 되는 결론에 이르러 환호를 지르다가 그만 우유를 길바닥에 엎어버린다는 이야기(아마...톨스토이의 단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신암행어사로 히트친 만화가 윤인완, 양경일 콤비는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고, 프리스트로 대박난 만화가 형민우는 미국에서 활동한다. 우리나라에서 거의 궤멸 분위기인 만화를 예로 들어 약간 안 맞는다지만, 결국 모두가 똑같다. 키우지 않는다면 죽는 것이다. 작가들의 실력을 키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젊은 장르문학 작가들 스스로가 동해물이 마르고 백두산이 닳을 정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기성 작가들도 닫힌 시각을 열고 장르 문학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이다. 공모전은 매우 좋지만, 대한민국의 톨킨이나 롤링이 나올 환경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의 무모한 대규모 공모전은 자칫 모두가 어마어마한 손해를 보고 국제적으로 망신당하는 디워급 자폭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회 전반적인 노력이 수반되지 않고 눈높이만 높이는 것은 그냥 사상누각, 일장춘몽이 될 뿐이다.

결론은 이렇다. 우리나라의 장르문학, 막 태동하고 있는 새싹과 같다. 가능성은 무궁무진히다. 하지만 가능성만으로는 안 된다. 아직도 멀었다. 새싹을 키울 생각을 해야지, 돈 벌 생각부터 한다면 우리는 내수 시장 불안정으로 요동치는 중국 경제꼴이 나고 말 것이다. 이해불가, 타협불가만을 고집하는 기성 문단, 주는 것도, 능력도 없으면서 기대치만 높은 정부 기관,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려 하지 않는 장르문학 작가들의 삼박자가 깨지지 않는다면, 우리 세대, 우리 다음 세대로까지 이어진다면 10년, 100년이 지나도 대한민국의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매트릭스, 배틀스타 갤럭티카는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 연담지기님에 의해서 문피아 - 하 - 연재한담 (s_9) 에서 문피아 - 하 - 핫이슈(hot) 으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0-08-27 19:18)


Comment ' 17

  • 작성자
    Lv.68 낭만두꺼비
    작성일
    10.08.27 15:53
    No. 1

    중요한건 문피아 연재글이나 연재작가와상관이없는글이므로 이동되겟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소봉
    작성일
    10.08.27 15:57
    No. 2

    연재글과 관련없는 글이기때문에 주의받으실거 같습니다.
    정담란으로 올리시는게 어떨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맨닢
    작성일
    10.08.27 16:03
    No. 3

    그래도 한번쯤..아니 항상 곰곰히 생각해 봐야할 문제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Sayy
    작성일
    10.08.27 16:03
    No. 4

    한번도 그런생각을 않해봤네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지드
    작성일
    10.08.27 16:17
    No. 5

    제반이 안좋으니 조심히 걸어보자고, 그렇게 투자 안되고 있어 힘드니 투자해보자!고 높은 상금까지 걸었는데.. 거기다가 못뛴다고 하시는 글 같네요;; 글쎄요. 한술에 배부를 순 없습니다. 한방에 충무로를 헐리웃으로 바꿀 수는 없잖아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지드
    작성일
    10.08.27 16:20
    No. 6

    그리고 여태 안나왔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 장르대작가가 안나올거라고 보는 시선은 좋지 못한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괴담
    작성일
    10.08.27 16:20
    No. 7

    전체적으로 공감하지만, 한 군데 개인적으로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은, 우리나라 고등학교의 언어영역 교육방식이 올바르다곤 생각 못하겠습니다. 교육방식이 올바르지 못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더 등한시하고, 문학 교과서를 가장 먼저 버린다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닐까요?

    문학을 예술로써 접하지 못하게 하고, 끊임없이 분석해야 할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언어영역의 교육방식은 재고해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우걱쩝쩝
    작성일
    10.08.27 16:37
    No. 8

    저도 언어영역과 문학을 문학으로서 읽는것을 동일시 한다는 것에대한 관점에 대해 부정적이네요.
    지금 우리나라는 언어를 '언어'라는 그 면에서 '과학적으로' 분석만 하고 있지 솔직히 어디가 문학이고, 시를 얘기하는 건지...-_-
    저도 가끔 시집 읽을 때 저도 모르게 시 용어들이 툭툭 튀어나와서 편견적으로 시를 보게 되어 골머리를 썩는데 그런 언어영역은 쓰레기에 처박는 것으로 모자라 분쇄기에 돌리고 태워 재까지 싹싹 긁어모아 세상에서 사라지게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언어영역을 잘한다고 문학에 어떤 도움이 된다는 생각또한 금시초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쭈뱀
    작성일
    10.08.27 16:38
    No. 9

    전체적으로 공감가네요. 결국 자기네들끼리의 축제로 끝마칠 거라 생각하는 저에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미소영웅
    작성일
    10.08.27 16:39
    No. 10

    항상 고추가루 뿌리는 분들이 계시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7 Greed한
    작성일
    10.08.27 16:49
    No. 11

    저도 윗분들처럼...한가지는 공감이 안되네요.
    언어영역과 '문학'은 다른거라고 느껴집니다.

    수능끝나면 언어영역을 제일먼저 버리는거요?
    읽을 책이 아니라 '교과서'이기때문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아카리스트
    작성일
    10.08.27 16:50
    No. 12

    일단 찬반여부를 떠나서 한담란에서는 지우시고 맞는 계시판에 올리시는게....(구지 연재관련아닌걸 눈딱감으시면서까지 여기올리셔야햇는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3 흘러간다
    작성일
    10.08.27 17:11
    No. 13

    안읽어봤습니다..
    근데 토론마당으로 가야할 듯.. ㄱㄱㄱ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그러므로
    작성일
    10.08.27 17:25
    No. 14

    대부분분들이 언어영역과 문학작품은 동떨어 졌다라고 생각하시는거같은데 .. 문학작품에 대한 기본적인 분석능력없이없다면 그건 독자의 입장에 머무르는거지 작가의입장은되기 힘들꺼라고 생각되어지네요.. 이글이 작가님들을 겨냥해 쓰인거라는 생각에..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싱싱촌
    작성일
    10.08.27 17:31
    No. 15
  • 작성자
    Lv.10 환상인물
    작성일
    10.08.27 17:56
    No. 16

    작가를 굳이 겨냥한거라면... 저 같은 경우에는 읽어주시는 분들이 무슨 메이져한 분들처럼 많은것도 아니지만, 제가 쓰고 싶어서 씁니다. 이번에 나오는 대회, 개인적으로는 관심은 없습니다. 제 스토리를 A4 10매로 완성해서 올린다고 해도 비슷한 내용이 많을거라는거.. 알기 때문이지요. 특히 게임 판타지 류 소설 같은 경우에는 독창적인 글들이 올라온다 올라온다 이야기 자꾸 하지만 결국 대중성이라는 잣대에 휩싸여서 내용안에서 먼치킨이 나타나 쓸어버리니까요. 그래도 전 오늘도 제 글 읽어주시는 몇몇 분이 있어서 글 씁니다. 전업작가분들이 이번 기회 노리시는거, 금강님이 애써 추천해주시는것 비판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당연하게 홍보 하시는것이 옳다고 봅니다. 토양이 이따구라서 할수 없다고 생각하는거보다는, 남이 뭐라던 자기 갈길을 가는게 때로는 정답인것 같군요. 그렇게 환경이 어떻고 지금까지 선례가 어떻고 해서 평생 기다리다가 끝나는거... 전 싫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eyeone
    작성일
    11.07.24 12:33
    No. 17

    좋은 글이네요.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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