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사 라구엘(Raguel)
칭호:신의 친구 / 역할:천사의 선행을 감시
천사가 두려워하는 내무 감찰관
라구일, 라수일, 루파엘,아크라지엘 등 많은 별명을 가진 라구엘은 지금까지 살펴본 대천사와는 좀 다른 존재다. 그에게 주어진 캐치프레이즈 '신은 나의 빛' '지구의 천사' 따위와 함께 '빛의 세계에 복수한다'는 어쩐지 천사답지 않은 부분이 있다.
도대체 왜 그럴까? 빛의 세계란 이른 바 천사들의 세계를 가리키는 말이다. 복수한다는 것은 감시 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즉 라구엘의 임무는 천사의 감시역 동료의 행위를 체크하는 매우 어려운 일인 것이다. 사실 천사라는 존재는 타락천사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유혹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성서에도 '천사의 3분의 1이 타락천사가 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니 그것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천사들을 감시 하는 직무는 매우 강한 의지력이 없고서는 감당해낼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한번은 이런 라구엘에게 청천벽력같은 일이 일어났다. 교황청의 성인력에서 그의 이름이 제적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자신에게 '타락천사'의 낙인이 찍히리라고는 라구엘 스스로도 전혀 예상 못했을 것이다. 이것은 745년 로마 교황청의 회의석상에서 주최자인 자카리아스 교황에 의해 발표 되었다. 이 자리에서 라구엘은 다른 많은 고위 천사들과 함께 타락천사로 분류되었던 것이다.
상세히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리벨과 토비엘이라는 타락천사의 꾐에 빠져 성자 행세를 했다는 이유였다. 이때 4대 천사중의 한명으로 꼽히는 우리엘조차도 오명을 뒤집어 썼다. 게다가 이니아스, 아디무스, 세미엘, 타바엘 같은 천사들도 같은죄에 연좌 되었다. 몇 명인가의 사제가 그들의 존중하라고 사람들에게 호소했으나 그들까지도 이단자로 교회에서 추방되고 말았다.
이는 필시 서민 사이에 천사 신앙이 과열되는 것을 두려워한 정치적 처분이었을 것이다.
라구엘은 에녹을 하늘에 데려간 천사중의 하나로도 알려져 있다. 또 다른 천사는 아니피엘이라고 한다. 유감스럽게도 이 흥미로운 천사에 관해서는 증명할 수 없는 여러 설들이 멋대로 판을 치고 있는 듯하며 명확한 자료로 남겨진 기록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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