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판타지백과

판타지관련 자료 모음



작성자
Lv.96 강림주의
작성
13.02.23 17:12
조회
3,669

때는 1066년, 잉글랜드의 왕이였던 참회왕 에드워드가 죽은 후 잉글랜드의 왕위는 무슨 삼국지도 아니고 삼파전 양상으로 흘러가게 됬습니다. 삼파전은 각각 노르웨이 왕 해롤드 하드라다, 잉글랜드 왕 해롤드 고드윈슨, 노르망디 공작 사생아 윌리엄, 이렇게 세명의 인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아들이 없었던 참회왕 에드워드는 본래 사생아 윌리엄을 그의 후계자로 지명하고 있었고,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노르망디 공국에 상륙했다가 사생아 윌리엄의 봉신백작중 한명에게 사로잡혔던 해롤드 고드윈슨은 사생아 윌리엄에 의해 몸값이 치러진 후 사생아 윌리엄에게 충성맹세를 맺었었습니다. 하지만 참회왕 에드워드는 죽기 직전 해롤드 고드윈슨을 그의 후계자로 지명했고, 해롤드 고드윈슨은 윌리엄과의 충성맹세를 무시하고 왕위에 올랐습니다. 과연 참회왕 에드워드가 진정 해롤드 고드윈슨을 후계자로 지명했었는지는 역사의 미스테리이지만, 이미 훌륭한 지휘관으로 이름이 높던 해롤드 고드윈슨은 앵글로색슨 영주들의 충성을 받았고 사생아 윌리엄은 힘으로라도 왕위를 찬탈하기 위해 대규모 군세를 모았습니다. 또한 윌리엄은 캔터베리 주교의 임명권을 두고 해롤드 고드윈슨과 충돌하던 교황에게 접촉했고 교황은 해롤드 고드윈슨을 교회의 적으로 선포하며 윌리엄의 정복을 신이 지지하는 신성한 십자군이라 선포했습니다.

한편, 잉글랜드 왕위의 복잡한 뒷사정이 해롤드 하드라다에게 침략명분을 주었습니다. 잉글랜드는 크누트 대제에게 11세기 초에 정복당했었고 크누트 대제가 죽은 후에는 그의 아들인 하르타크누트에게 지배받았습니다. 하지만 하르타크누트가 자식없이 죽은 후 잉글랜드의 왕위는 참회왕 에드워드에게 넘어갔게 됬었습니다. 하지만 하르타크누트가 마그누스와 맺었던 맹약에 의하면 둘중 하나가 나머지 하나보다 먼저 죽을시 왕위를 자식이 아닌 서로에게 넘겨주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즉 맹약에 의하면, 잉글랜드의 왕위는 참회왕 에드워드가 아닌 마그누스에게 계승되야 했었던 것이지요. 마그누스는 잉글랜드 침략을 계획하다가 죽어 그의 침략명분은 사라졌지만 대신 노르웨이계 군주들에게 침략명분을 주었습니다. 위대한 북해제국의 재건설이자, 하르타크누트가 맺었던 맹약의 이행이 바로 그것이였습니다. 이미 사라진 제국의 재건설과 죽은 사람들의 의미없는 맹약이 명분이 된다는 것이 좀 말이 안되긴 해도 원래 명분이란게 대부분 그렇습니다. 말이 되든 안되든 일단 내밀고 보는 것들이 대부분이죠. 없는 것보다는 낫으니까요. 나름 효과가 있기도 하고요. 해롤드 하드라다는 해롤드 고드윈슨의 동생인  토스티그 고드윈슨과 동맹을 맺어 명분을 강화한 후 롱보트 200기의 대선단을 모집해 요크 지방에 상륙했습니다.

해롤드 고드윈슨은 해롤드 하드라다와 토스티그 고드윈슨이 요크에 상륙했을 때 남부 해안가에서 사생아 윌리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생아 윌리엄의 군대는 이미 모집되었고 배들도 모두 건조되었지만 어째선지 그는 오지 않았었지요. 사생아 윌리엄은 적합한 바람이 불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계속 군대를 모집해둘 수 없었던 해롤드 고드윈슨은 결국 모집한 군대를 해산시켰습니다. 그렇게 군대를 해산시킨 해롤드 고드윈슨은 노르웨이군의 요크상륙 소식을 듣고 다시 한번 군대를 런던에 재집결해 놀라운 군사적 능력을 보여주며 고속으로 요크까지 행군했습니다. 고속행군으로 노르웨이 군을 완벽하게 기습할 수 있었던 앵글로색슨 군대는 훗날 스탬포드 브릿지 전투라고 불리는 전투에서 노르웨이군을 완벽하게 박살냈고 패배한 노르웨이군은 노르웨이로 후퇴했습니다.


한편, 잉글랜드에 스파이를 보유하고 있던 것인지 아니면 정말 기막히는 우연인지 사생아 윌리엄은 노르웨이군이 스탬포드 브릿지 전투에서 패배한지 3일 후 남부 잉글랜드 해안가에 상륙했습니다. 당연히 지키는 병사는 아무도 없었고 사생아 윌리엄은 조금의 피해없이 완벽한 상륙에 성공했습니다. 해롤드 고드윈슨은 이미 강행진을 해야했던 군대에게 다시 한번 강행진을 명령해 남부로 이동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해롤드 고드윈슨은 지친 병사들을 감안해 런던에서 1주일간 휴식을 치른 후 헤이스팅스로 행군했습니다. 해롤드 고드윈슨은 노르웨이 군에게 했던 것처럼 기습을 펼치려 했지만, 정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던 사생아 윌리엄의 정찰병중 한명에게 기습을 들켜버렸습니다. 덕분에 사생아 윌리엄은 해롤드 고드윈슨이 오고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헤이스팅스 전투가 시작되었습니다.


헤이스팅스는 작은 언덕이였는대, 주위에는 수풀들이 자연적인 울타리를 형성해주고 있었습니다. 그 언덕의 정상에 해롤드 고드윈슨과 그의 형제들은 전통적인 앵글로색슨 방패벽 전술로 사생아 윌리엄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바로 전통적인 방패벽 전술과 봉건기사및 석궁병과 보병진의 혼합전술이 충돌했습니다. 사생아 윌리엄은 용병 석궁병들을 선두에 배치해 앵글로색슨 군대를 원거리에서부터 공격했습니다. 하지만 단단한 방패벽은 원거리 피해를 거의 완벽하게 막아냈고, 사생아 윌리엄은 석궁병들을 후열로 후퇴시킨 후 보병돌격을 했습니다. 하지만 방패벽 전술은 보병돌격도 완벽하게 막아내었고, 그 후에 온 봉건기사들의 기병돌격도 완벽하게 막아내었습니다. 꿋꿋하게 서있는 방패벽에 절망한 노르만 군대는 후퇴하기 시작했고 말이 죽어 사생아 윌리엄이 쓰러지는 모습을 본 노르만 군대는 사생아 윌리엄이 전사했다고 생각하게 됬습니다. 병사들이 후퇴하는 모습을 본 사생아 윌리엄은 새로운 말을 찾아 그 위에 올라탄 후 병사들의 사기를 바로잡아 전열을 가다듬었습니다.


그리고 이때 바로 이 전투를 역전시킨 사건의 힌트가 사생아 윌리엄에게 주어졌습니다. 노르만 군대가 후퇴하는 모습을 본 앵글로색슨 군대가 전공을 위해 방패벽을 무너트리고 추격을 하는 모습이 바로 그것이였습니다. 그들은 다시 방패벽으로 돌아가기는 했지만, 사생아 윌리엄이 거짓 후퇴를 몇번 더 보여주자 앵글로색슨의 양익은 무질서하게 노르만 군대에게 달려들었고, 극심한 피해를 입으며 전투불가 상태에 놓이게 됬습니다. 뚫린 양익으로 사생아 윌리엄은 군대를 밀어넣어 앵글로색슨 군대의 취약한 측면과 후방을 공격하였고 해롤드 고드윈슨의 목을 따기 위해 별동대를 보냈습니다. 정면이 강한만큼 측면과 후방이 취약하다는 특징이 있는 방패벽 전술은 포위후 섬멸당했고 해롤드 고드윈슨의 목은 별동대에 의해 싹둑하고 떨어졌습니다. 앵글로색슨 군대가 승리에 가장 가까워졌을 때 가장 치명적인 패배의 힌트가 주어졌으니 역사의 아이러니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생아 윌리엄은 헤이스팅스에서 군대를 대기시켜 잉글랜드의 항복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항복이 오지 않자 군대를 이끌어 런던 인근의 영지들을 무자비하게 약탈하였고 그 후 런던으로 진군했습니다. 두려움에 젖은 잉글랜드 영주들은 결국 사생아 윌리엄에게 항복하게 됬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사생아 윌리엄은 정복자 윌리엄이자 현대 영국 왕가에까지 모계로나마 혈통을 남긴 유서깊은 노르만 왕조의 건국왕이 되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판타지는 현실에 뿌리를 둬야만 깊이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이 짧은 전쟁이 많은 분들의 판타지에 깊이를 추가해줄 수 있기만을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Comment ' 1

  • 작성자
    Lv.99 이강민
    작성일
    15.12.17 12:53
    No. 1

    마침 이 시기의 노르망디와 영국을 기반으로 하는 글을 준비하는 중인데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판타지백과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 역사 1066, 노르만의 잉글랜드 침략전쟁 +1 Lv.96 강림주의 13.02.23 3,670
22 역사 환상회랑식 세계관 Lv.4 삼강 09.03.29 2,142
21 역사 판타지 속 기사단과 화랑도 +1 Lv.22 강무(姜武) 07.03.21 2,531
20 역사 마케도니아(350~320 BC)의 군대 +1 Lv.22 강무(姜武) 06.10.29 1,772
19 역사 중세 이베리아의 기독교국 군대 Lv.22 강무(姜武) 06.10.29 1,557
18 역사 중세 이슬람의 군대-이베리아 지역 Lv.22 강무(姜武) 06.10.29 1,515
17 역사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현대전쟁의 기원 +1 Lv.22 강무(姜武) 06.10.29 1,552
16 역사 고구려의 군대 Lv.22 강무(姜武) 06.10.29 2,135
15 역사 삼국시대에는 어떻게 전쟁했을까 Lv.22 강무(姜武) 06.10.29 2,166
14 역사 비잔틴 제국의 병종과 용병 +1 Lv.22 강무(姜武) 06.10.29 2,336
13 역사 비잔틴 제국의 지방군 군관구제도 Lv.22 강무(姜武) 06.10.29 1,527
12 역사 비잔틴 제국의 중앙군과 바랑기안 가드 Lv.22 강무(姜武) 06.10.29 2,898
11 역사 비잔틴 군의 장비 Lv.22 강무(姜武) 06.10.29 1,565
10 역사 비잔틴 군대의 군인 봉급 Lv.22 강무(姜武) 06.10.29 1,372
9 역사 비잔틴 제국의 군편제 Lv.22 강무(姜武) 06.10.29 1,758
8 역사 비잔틴 제국의 시기별 군대규모 Lv.22 강무(姜武) 06.10.29 1,474
7 역사 비잔틴 제국의 군대 Lv.22 강무(姜武) 06.10.29 1,802
6 역사 중국의 역대 인구수 +2 Lv.22 강무(姜武) 06.10.29 2,873
5 역사 고대 제국들의 총군사력과 인구 +2 Lv.22 강무(姜武) 06.10.24 2,494
4 역사 천하무적 칭기즈칸 군대의 숨은 비결 +1 Lv.22 강무(姜武) 06.07.22 2,196
3 역사 추장(酋長, chieftain)과 족장(族長, patriarch) +3 Lv.22 강무(姜武) 06.07.22 2,010
2 역사 십자군 전쟁 +1 Lv.1 이초롱 05.05.13 1,767
1 역사 중세 유럽의 물가( 군사비용, 생활비용 등) +14 알카리 04.10.06 6,951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