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상준의 사채업자를 보았다.
점창파/천선문... 에 이은 3번째 글이다.
전작과 달리 요즘 장르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게임소설이다.
솔직히... 나중에 게임소설 쓰는 건 말리고 싶다.
최소한의 담보가 보장되는 안정판이 있는 것이 게임소설이라고 하지만 이 게임소설엔 사실상, 미래가 만만치 않다.
이 게임소설로 영화나 만화, 혹은 게임 텍스트가 되긴 정말 힘들다.
거기에 후일 전자책으로도 그다지 좋은 아이템은 되지 못한다.
이 게임의 주된 독자들이 전자책에서는 불법다운로드 쪽으로 심한 쏠림현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형상준이 과연 글을 어떻게 쓰나?
라는 궁금증으로 이 글을 보았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볼만한 글이고 재미가 있다.
판타지나 무협이나 다 이제 식상한 부분이 많다.
정형화되고 그 정형화를 뛰어넘는 글이 보이지 않는 점들. 혹은 자신의 색깔 자체가 없는 글이 너무 많은 까닭이다.
하지만 언제라도 기회와 방법은 있는 법이다.
그런 면에서 레벨업을 한다는 전제가 있는 게임은 정형화의 한 틀을 가지고 태어나 무협이나 판타지와 다를 바가 없다.
좀 더 자유로움이 어려울 수가 있다.
그런데,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 형상준의 사채업자는 생각을 뛰어넘는다.
게임의 직업이 사채업자라니...
뭐 요리사나 뭐나 여러가지 직업이 많이 나온 건 사실이지만 결국 뒤로 가면 뭔 소린지 알 수 없는 이야기가 되고, 직업의 특성은 보이지 않았다.
만능의 잡캐가 될 뿐...
그런데 이 사채업자는 좀 다르다.
최소한 1.2권을 본 현재까지는.
아이들도 볼 수 있고, 어른들도 볼 수 있을만한 그런 재미와 완성도가 보이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해야 할 때, 일을 안하는 것도 아니다.
흐름 또한 나쁘지 않다는 의미다.
스킬들을 보다가 피식, 여러번 웃었다.
특히나 히든스킬인 돈벼락은 가히 대박이다.
주인공은 쩐주는 매우 교활하다.
1.2권을 보면서 음... 이 친구 정말 교활하군...
이 글을 쓴 형상준은 나이가 많은 사람은 아니다.
그런데 그걸 매우 잘 살려냈다.
그래서 그걸 보면서 고민했다.
이 친구가 원래 교활하고 사악한거 아닐까?
.....
그런 생각이 든다는 것은,
작가가 이 글을 제대로 써냈다는 의미다.
그것이 여기에 이 글을 쓰고 있는 의미이기도 하다.
논단에 이 글을 바로 올리지 못하고 비밀글로 묶어서 시간이 지났다. 그럼에도 이 글을 굳이 여기다 두었다가 마저 쓰고 비밀글을 푸는 이유는 그렇게라도 해서 논단에 글을 올리고자 함이다.
내부에서 비밀글로 묶고 글을 쓰다가 너무 늦어서 올리지 못한 글이 여러개다.
질주장가, 절대천왕 등이 다 거기에 속한다.
얼음나무 숲은 말할 것도 없다.
3권에서 과연 어떻게 처리를 할 지는 모르겠으나, 형상준의 나이를 생각한다면 앞으로가 기대되는 작가임에는 분명하다.
글을 씀에 있어서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가장 중요한 것은 문장도 아니고 주제도 아니고 의식도 아니다.
그것은 흐름이다.
흐름을 제대로 갖출 수 있다면, 글은 쓰면서 늘어서 문장이 갖춰지게 되고, 흐름을 볼 수 있다면 주제 또한 의식하지 않는 사이에 이미 숨을 쉰다. 작가의식 또한 거기 담김이 물론이다.
그것은 감각을 의미한다.
사채업자에서의 흐름은 양호했다.
요즘 글은 1.2권을 보고나면 3권이 옆에 있어도 별로 보고 싶지 않은 글이 너무 많다.
사채업자는?
3권이 있다면 보고 싶다. 라는 말로 이 글을 마감한다.
추석을 앞두고 연화정사에서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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