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가능하면 3권까지를 읽고 쓰려고 합니다만...
이 글은 1.2권을 본 것으로 논단에 올리기에 충분하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3권까지를 보자는 것은 과연 이 사람이 의도했던 것을 제대로 끌어가고 있는가를 보기 위한 것인데 박성호의 글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좋아 보였습니다.
과연 박성호의 이지스는 그렇게나 뛰어난가?
이제부터 그 이야기를 해보기로 하겠습니다.
박성호의 글은 시원하다.
통쾌하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편하고 읽는 사람도 편하게 막힘없이 흘러간다는 의미다.
이렇게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글을 빨리 쓴다는.
그건 타고난 스토리텔러, 이야기꾼이라는 의미다.
이런 사람들은 거의 기복이 없고- 잘 무너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또 막힘이 없는 까닭에 일정한 독자들이 형성된다.
송현우 등의 몇사람이 비슷한 형태다.
임준욱이나 장영훈, 한백림 등이 차곡차곡 쌓아 올려가는 것과는 전혀 다른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글을 쓰는 사람들은 한 줄 쓰기 위해서 며칠을 끙끙대는 사람에 비해서 가히 하늘의 축복을 타고났다고 밖에는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좋은 점이 있다면 나쁜 점도 있다.
그게 공평한 세상의 이치이니까.
박성호는 분명히 자신의 개성을 지녔고 장점이 있다.
그러한 최대의 장점이 이 이지스에서 얼마나 나타나고 있는가?
박성호의 글을 본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 한 마디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그의 글을 보면서 느낀 것을 적는다면, 그의 글은 아직 미완이고 모자란 점도 적지 않다.
하지만 단순히 미완이고 모자람을 적는다면 여기에 그의 이름을 올리지 않았을터이다.
많은 독자들이 금강은 왜 논단에 글을 자주 올리지 않는가.
혹은 칭찬만 하는가. 에 대해서 불만을 보이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심한 말을 하는 분들도 적지 않은 것을 보기도 한다.
언젠가 한 번 이야기 했듯이, 금강이란 사람이 논단에 글을 올림은 잘난 척하거나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것이 일반 독자와 가장 다른 점이다.
모자라거나 헛점이 장점보다 더 큰 글은 연무지회 내에다 올리고 있다. 아주 심하게 평을 하는 경우도 있고 조금 두리뭉실하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느 경우나 그 글을 여기에 올리면 독자들의 찬사가 쏟아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
보면서 열받았던 부분을 재반추할 수 있을테니까.
그러나 그건 금강이 시간을 내서 글을 쓰는 이유가 아니다.
늘 그렇듯 다른 사람의 글을 평하는 것은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경우에 한정을 하기 때문이다.
욕을 하건 칭찬을 하건, 평을 하는 경우는 더 나아질 수 있을 경우에 한한다.
가능성 없는 글에다 시간을 투자할 수가 없는 까닭이다.
말년 수경.
제대를 앞둔 송준은 정말 재수없게 전역이 연장되다 결국은 아예 전역을 못하고 만다.
이계로 날아가버리는 것이다.
거기서부터 거침없는 행보가 이어진다.
방패와 전경의 복장은 이계로 가면서 최강의 힘을 갖게되고...
그냥 위의 스토리만 보면 그저 그런 퓨전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성호 특유의 것으로 보이는 흐름이 이 글을 편히 읽게 만든다.
편히 즐길 수 있는 글이 박성호가 추구하는 바라고 보인다.
그리고 이 글은 그런 부분에서 제대로 방향을 잡은 편이다.
하지만 글을 보면서 아까웠던 부분들의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일단 자신과 독자에게 납득을 시키는 부분들이 너무 길다. 좀 더 간결한 처리가 아쉬운데, 설명이 너무 많아 중간중간 지루함을 가끔 주는 것이 약점으로 나타나고...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화투였다.
이 부분은 찬반이 나타날 수 있지만, 굳이 짚어내는 이유는 간단하다.
독자는 글을 읽으면서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을 가진다.
작가에게 감탄을 하기 위한 준비와, 비웃기 위한 탐색을 같이 한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에게 헛점, 하나라도 파탄을 드러낸다는 것은 그것이 굳이 크고 작고를 떠나 안티를 만들어내는 것이 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본다.
판타지는 말 그대로 꿈의 세계다.
뭐든 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아, 그래,.. 맞아. 라고 긍정이 되는 것이, 그렇게되도록 만드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 상태에서 독자를 웃기고 울리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이게 뭐야? 라는 생각이 한 사람이라도 든다면 그 사람은 그 작가의 독자가 되기 어려워진다.
굳이 그런 쪽으로 가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의미다.
박성호의 글은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속도가 빠를 것이다. 라는 것이 아니라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 감각을 제대로 살려서 우뚝 서는 작가가 될지, 아니면 무난한 글을 빨리 써내는 작가가 될지는 전적으로 그에게 달렸다.
그것만으로도 그는 축복받은 작가라고 할 수 있다.
다음 작을 기대한다.
단풍이 지기 시작함을 보며 연화정사에서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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