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드라이브.
대체 이게 뭔 소린가 했다.
그런데 읽어보니 이해가 간다. 그리고 역시나 상상력은 무한하다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비록 사물과 대화한다는 것이 이 소울드라이브에서 처음은 아니지만 해석과 쓰임새가 다르다.
이제 뭐가 다른가 한 번 보기로 하자.
일단 엽사라는 이름은 얼핏 들으면, 렵사... 사냥꾼을 의미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엽기적사악이라는 상당히 끔찍해보이는 이름의 준말이다. 하나 실제로 그를 만나보면 도대체 왜 그런 말도 안되는 이름이 붙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쨌거나 그는 그 이름으로 이미 여러차례 책을 내었고 내는 책 하나하나 다 나름 읽기에 문제가 없는 수준급의 글을 쓰는 작가다.
감각도 있고 문장도 이미 안정된 상태라 자신이 하고픈 말을 제대로 풀어낼 수가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마차를 따라다니던 소년은 엉겹결에 던전으로 굴러 떨어진다.
사실 이 부분이 조금 옥의 티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거기서 그는 듣도보도 못한 에고를 가진 벽장시계를 만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아직 왜 존재하는지 모르는, 던전내에서 소울드라이브라는 특이한 학문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마법도 아니고, 이름에서 보듯 무공은 더더욱 아니다.
사물에게 말을 걸어 자신과 하나로 맺어가는 것이 이 소울드라이브의 기본능력이다.
그리고 처음 말을 건 것은 난감하게도 밧줄이었다.
그렇게 하나하나 주변의 사물들과 대화에 성공하면서 공포의 회색숲 속으로 들어 온 용병 두 사람을 구한 주인공 리드는 마침내 다시금 세상에 나오게 된다.
이렇게 줄거리를 놓고 보면 별게 아니다.
그런데 언제나 그렇다. 줄거리만 나열하면, 실제로 대단해 보이는 글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한 줄거리를 놓고 어떻게 구성하고 어떻게 끌고 가는가?
거기에 따라 글의 존재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게 작가의 실력이고 능력이기도 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함은 아무나 하는 일은 아니다.
그리고 그걸 글로서 잘 푶현하는 사람이라야 비로소 작가라고 하여 가家를 붙일 수가 있게 된다.
나름대로 자신의 영역을 구축했다는 의미다.
전에도 한 번 이야기를 했었지만, 금강이 스스로를 작가라고 인정한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그 수많은 후배중에서도 작가라고 인정하는 사람들은 별로 많지 않다. 그리고 또한 작가로 존중받을만한 사람은 더더욱 적을 수밖에 없다.
그게 누구의 뭘 읽고...라는 논단의 글을 뜯어보면 그 글을 쓴 사람에 대해서 작가. 라는 이름을 잘 붙이지 않는 까닭이다.
소울 드라이브를 쓴 엽사는 작가라는 이름으로 불릴 자격이 있다.
그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호오가 나뉠망정, 자신이 쓰고자 하는 바를 표현할 수 있다면 작가로서의 자격이 있다고 보는 까닭이다.
아직 2권까지라서 글 자체를 놓고 뭐라고 하긴 어렵지만, 그의 글은 답답하지 않고 충분히 재미있다.
그것만으로도 요즘처럼 재미없는 글이 난무하는 시대에 충분히 추천할만 하지 않겠나.
추운 겨울, 아랫목에 배깔고 누워서 뒹굴거리며 좋아하는 책을 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행복하니까.
좋은 마무리를 기대한다.
추운 겨울 연화정사에서 금강.
Comment '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