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글을 쓰는 작가다.
흔한 먼치킨도 아니고, 그렇다고 유치한 글을 쓰지도 않는다. 삶의 무게에 허덕거리는 글도 아니다.
우리가 늘 이야기하는 道에 관한 글을 쓰는 작가다.
전저인 자승자박도, 데뷔작인 우화등선도 모두가 도를 탐구하는 글을 쓰고 있다.
그것은 촌부가 그곳에 관심이 있고, 그걸 쓰기 좋아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러한 도를 제대로 그리기에 그의 나이와 앎은 한계가 있는 것이 당연하다.
천재가 아닌 이상, 우리들의 소설에 나오는 하늘이 낸 특별한 사람이 아닌 이상은 그 나이에 도를 깨달을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럴 것이다. 와 이렇다.는 분명히 다르고 그것을 글로 표현할 때는 더더욱 다름이 당연한 까닭이다.
그래서 촌부의 글들은 초반의 호응에 비해서 뒤의 호응도는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 화공도담은 다르다.
3권이 곧 나올 것으로 알지만, 또 이미 1.2권을 내놓자마자 증판을 한 상태이기도 하지만... 이 글은 문피아의 베스트를 석권할 자격이 있었다.
무협이라고 하기 어렵도록, 이 글은 1.2권을 통털어 단 한 번도 주인공이 싸움을 하지 않는다.
무협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전투장면 자체가 없다.
그저 죽어라 그림만 그리는 말 그대로 화공(畵工),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이야기일 뿐이다. 더해서 있다면 무림을 스쳐가는, 그림의 도를 추구하는 화공 하나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화공도담은 분명히 무협이고, 실제로 재미있다.
그게 화공도담의 장점이다.
이러한 도를 추구하는 글들의 문제점은 요즈음 주독자층으로 떠오른 어린 독자들이 가깝게 가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화공도담은 어린 독자까지도 쉽게 접근하도록 쉽고 재미있다.
애들이 좋아할 정도로 쉽고 재미있다?
또 개판이겠구만... 이라고 속단한다면 그 독자는 좋은 글을 볼 기회를 놓치는 셈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 화공도담은 품격 또한 갖추었기 때문이다.
제대로만 된다면,(아마도 그렇게 될 것으로 믿고 기대하지만) 이 글은 촌부라는 글장이이에게 작가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출세작이 될 것이 분명하다. 라고 보인다.
우리는 이제 또 한 사람의 믿고 볼 수 있는 작가가 자리매김 하는 가를 두고 흥미롭게 지켜볼 일만 남았다.
그의 완성을 기대한다.
비오는 겨울 밤, 연화정사에서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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