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태자의 팬저드래곤.
생소한 이름이지만 전작이 있던 사람이라 과연 이번에는 어떤 글을 쓴 것일까 라는 기대를 가지고 글을 보았다.
문피아의 베스트에 올랐던 글이니, 과연 요즘 문피아 베스트는 어떨까 라는 생각도 하면서..
1권을 보면서 매우 좋아졌다. 라는 느낌이었다.
글을 쓰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가 머리로 생각하기 보다는 가슴으로 느끼고 그걸 의식하지 않고 다음 페이지를 넘기도록 하는 것이다.
즉, 보면서 가슴이 뛴다.
라는 의미다.
뒤가 기대되고 걸리는 흐름은 없고 흐름을 제대로 잡아서 써낼 때 비로소 독자는 그 글에 같이 호응하면서 동화될 수가 있게 된다. 그걸 가슴이 뛴다고 말하고 기대라는 말로 설명할 수가 있다.
하지만 2권으로 가면서 평범한 영지물로 화해가는 느낌이다.
이 가슴이 뛴다는 느낌은 흐름을 놓치지 않기가 정말 쉽지 않다.
컨트롤이 가능한 사람은 언제나 그걸로 독자의 가슴을 뛰게 하고 조절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그 감각이 왔다갔다 하면서 글쓰는 사람의 심력을 소모케 한다.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참고서를 보면서 공부를 한 느낌도 난다.
주인공인 카라스는 전생을 거듭하면서 과거를 잊지 않는 윤회의 주인공이다.
그래서 3번째 생인 이 판타지 세계에서 그는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어머니는 그를 낳다 죽었음에도 부모의 정을 느끼지 못하고 자신을 버린 비정한 아버지를 처단함에도 거리낌이 없다.
그 부분은 굳이 그렇게 갔어야 했나.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비록 이런 패륜이...라는 느낌이 들도록 한심한 처리를 보이진 않았지만 과연 그래야만 하는 합당한 이유를 들라면 그 부분에서는 명쾌한 답을 내기가 쉽지 않다.
비참한 환경을 극복한 주인공.
이라는 설명은 전생을 거듭한 이 주인공 카라스에게는 맞지 않는 말이기 때문이다.
천마라는 신공을 익히고 있고 그런 절대자가 판타지세계에서 적응하는 모습 또한 완벽하지는 않다.
이런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개연성이고 읽는 사람이 전혀 의문이나 거부감 없이 읽어 내려갈 수가 있어야 한다. 그런 거부감이나 의문을 느끼게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 멋있는데? 라는 생각 또한 들지 않는다.
그냥 많이 보던 무난한 전개.
망한 글이다.
라면 사실 과한 기대이지만, 베스트에 오르고, 뭔가 달라진 흑태자의 글을 기대했기에 바라는 점이 조금 오버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일단 논단에 글을 올리는 경우는 이 글을 볼만하다.
라는 전제하에서만 올린다.
어쩌면 일반 독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심한 난도질의 글은 작가들만 보는 곳에다 올린다.
그 글을 보는 독자는 즐거울지 몰라도, 이러한 글을 쓰는 이유는 작가들의 글쓰기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라 굳이 그걸 외부에 공개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그 말은, 이 팬저드래곤이 볼만한 글이라는 의미다.
타켓은 나이많은 층보다는 젊은 층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주 심하게 나이를 탈 것 같지는 않다.
대놓고 와, 하고 추천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요즘 글들이 뒤로 가면서 처지는 경향이 너무 심해서이다.
요즘 판타지는 고르고 고르면서 정말 너무한다. 라는 생각이 든다.
보려고 노력해도 볼만한 글이 잘 보이지를 않는 것 같다.
자신의 개성을 가지고 독자를 아우르는, 그런 글을 찾아보기가 정말 힘들다.
그런면에서 이 흑태자가 쓴 팬저드래곤 한 편이 순항하여 3편, 4편으로 가면서도 흐트러짐 없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마감하고자 한다.
여름을 재촉하는 비를 보면서.
연화정사에서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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