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하의 글을 논단에서 이야기 한 적이 있다. 나이가 있는 작가이니만큼 늘 볼만한 글을 쓴다.
하지만 서하의 문제는 그 볼만한 글이 너무 어렵다. 라고 할까? 어딘지 모르게 읽기가 쉽지 않다는데 있었다.
그런면에서 이 독왕전기는 아마도 서하가 쓴 글 중, 가장 대중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본지는 꽤 된 편인데 논단에 올릴 생각이었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쓰고자 한다.
진조영.
이 맹랑한 꼬마는 죽음의 위기속에서 겨우 살아나 목숨을 이어간다.
그리고 그를 최종적으로 맡은 것은 지금으로 치자면 전당포의 주인인 금보당의 진추목.
결국 주인공은 그를 할아버지로 삼아 커간다.
하지만 재물을 노리는 자들에 의해 할아버지가 만들어 둔 것을 지키지 못하고 피눈물을 뿌리며 모든 걸 포기하고 잠적한다.
그 잠적으로 모든 것이 끝이라면 이 독왕전기는 존재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거기서 독왕전기는 시작이니까.
독왕전기의 장점은 적절한 안배와 어렵지 않은 전개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있는 작가이므로 예전 무협의 향수를 지닌 독자 또한 그러한 향수를 그의 글에서 느낄 수 있다.
그러한 향수를 우리는 무협만의 멋이라고도 하고 맛이라고도 한다. 요즘은 그런 느낌의 글을 찾기가 정말 어렵다.
아직은 완벽한 서하만의 무협이라고 하기는 어려울런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는 이 독왕전기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마니악한 글에서 여러독자가 볼 수 있는 글로의 진화.
그러면서도 자신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독왕전기는 제목에서 많은 굴곡을 겪었다.
해서 전체를 흐르는 흐름은 상인商人의 것임에도 제목은 전혀 다른 묘한 어긋남이 있다.
결국 그 말은 이 글이 상인의 길만이 아닌, 독왕으로서의 위상까지 서하가 제고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돌아 온 진조영의 파격적인 행보나 여러가지의, 자칫 일탈하기 쉬운 구조를 본인의 능력으로 적절하게 안배하고 있다.
이제 늘 고민이었던 후반의 흩어짐이 보강된다면 서하의 글은 이전보다 분명히 진일보한 "서하"만의 글로써 독자의 서가에 자리매김할 수 있는 작가중 하나로 기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성하지절 연화정사에서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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