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감상/비평 란에 쓴 글입니다.
그러나 한 번 쯤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하던 참이라....
여기에 보충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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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비평란에 독자 중 한 분이 제 글, "대풍운연의"에 대해서 쓰시면
서 근작 "소림사"의 예정권수를 물으셨습니다.
거의 완결 될 때즈음 사겠다는 의미이시겠지요.
해서 거기에 대해서 여기서는 간단히 답변(감비란에 본문 글이 있습
니다. 완전히 빼버리면 내용연결이 힘드니까 감안하고 봐주시길.) 드
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일단 소림사의 기본예정은 8권입니다.
하지만 책이 더 나온 다음에 사시겠다면,
소림사는 6권으로 더 줄여서 끝날 수도 있습니다.
왜냐?
라고 물으시면 책이 나오는 도중에 안 팔리면...
결국 권수를 줄일 수 밖에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말씀대로 어느 정도 출간이 된 후에 구입을 시작하시면 결국 그때까
지는 책이 안 팔리기 때문에 출간된 부수는 줄어들게 되고...
뒷권부터는 내용에 충실하기보다는 빨리 끝내기 위해서 내용을 줄이
는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제 글뿐 아니라,
책을 사주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책을 사겠다고 마음 먹은 분들은... 그냥 사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정말 중요합니다.)
저 작가의 글이 뒤에 가서 엉망이 되더라. 라고 생각하는 분 제외하
고는 바로 사주시는 것이 그 작가를 살리는 길입니다.
독자가 사는 책 한 권은 작가나 출판사에 있어서는
대여점 하나가 새로 생긴 것과 같은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나중에 사게 되면 그 책은 권수를 더하면서 계속해서 부수가
줄게 되고 마침내는 예정권수를 줄여야 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권수를 줄이면 다들 아시듯이 압축하면서 마무리가 급해질 수밖에
없지요.
(예를 들면, 대풍운연의도 그래서 1,2부에서 1부만 썼고 그나마 1부
13권을 1부 11권으로 마무리 했었습니다.
그렇게 줄인 글 예를 들면 아주 많을 겁니다.)
적게 팔린다고 왜 줄여?
가 아니라... 작가들 자체가 맥이 빠집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는데 안 팔리는 구나.
그래서 길게 쓸 힘이 안 생기는 거지요.
빨리 끝내고 싶은 생각만 들고 글에 애정이 들어가기 힘듭니다.
좀 오버하면 그 글 자체가 버릴 수도 가져가기도 어려운 애물단지가
되어 버리는 겁니다.
반응도 좋은데, 애정도 많이 가지고 전력투구 했는데...
실제로 책은 안 팔린다.
그럼 방법이 없습니다.
책을 줄이고 다음 책을 기약할 수밖에요.
하지만 글이 잘 팔리면 마음 먹은 대로 쓸 수가 있게 되고 최선을
다할 수가 있도록 터전이 마련되는 것이 현실(現實)입니다.
이 점 잊지말고 기억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책이 난 다 나와야만 볼거야!
라고 하시면, 결국 그 책을 중단시키게 되는 역할을 합니다.
요즘은 한 번에 다 낼 수가 없으니까 책을 나중에 본다하고 안 보면,
그렇게 해서 안 팔리면...
대여점에서 반품, 서점에서 반품이 됩니다.
그럼 그 책은 내용과 길이를 줄여야 하고...
결국, 질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합니다.
이 점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의외에도 이 부분을 생각하지 못하는 독자들이 대단히 많더군요.
스스로가 매니아라고 생각하시고 그 글을, 그 작가를 좋아한다고 한
다면, 나중이 아니라 지금 봐주셔야만 그 작가가 살아 남을 수 있습
니다.
한 번에 봐야 맛이야!
다 나오면, 끝나면 볼 거야...
결국 그 작가는, 심하게 말하면 도태가 될 우려가 높습니다.
그 작가를 죽이는 결과가 됩니다.
오래전부터 무협이나 장르를 보시던 분들은 그런 경우가 더 많은데
그로인해서 중견작가들이 죽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팔리지 않는 글은, 대여가 되지 않는 글들은 주목 받지 못하고 묻혀
버리고 반품이 되거든요.
나중에 보도록 남겨지지를 않습니다.
그게 냉정한 현실입니다.
자신의 마음에 드는 책은 나중에 한 번 더 봐주시고^^;
지금은... 일단 마음에 드는 글은 무조건 봐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저 부터도 잘 안 팔린다면 글을 빨리 마무리하고자 하는데
후배들이야 오죽 하겠습니까?
모든 분들께, 이 점을 깊이 생각해봐주시기를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장르문화가 주류문화가 되는 그 날을 위하여...
늦가을을 보내며... 연화정사(蓮花精舍)에서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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