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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백산, 대천공

작성자
Lv.1 인위
작성
08.06.28 14:59
조회
7,479

작가명: 장백산

작품명: 대천공

출판사: 파피루스

출간일: 2008년 6월 27일 // 현재 1,2권 출간

(미리니름 없습니다. 기본적 설정만)

작가 장백산이 펼쳐 보이는 세계는 그 분위기가 기묘합니다.

천하의 환란은 예고되어 있으며 그 실체가 보이지 않는 거대한 적이 어딘가에 존재합니다. 모든 일은 원인에서 발생한 결과이며, 원인이 없이는 아무것도 생기지 아니한다는 인과율의 법칙은 무서운 적을 만드는 동시에 그만큼 경악스런 주인공 또한 만들어 냅니다.

작가는 하나의 천재지변에 가까운 주인공의 강함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하여 현묘한듯 하면서도 매우 오만하고 광오하다 느껴지는 무공들을 쉴 세 없이 쏟아냅니다. 하나만 제대로 익혀도 광세절학인 것을, 가히 명절 때 받아보는 종합선물세트 안의 참치 캔 하나에 빗댈 정도로 초라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런 참치캔들이 십수개 모여 주인공을 이룹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상당히 즐거운 일입니다. 주인공이 강해지는 것을 싫어하는 이는 없습니다. 이는 그를 맞이하는 적에게는 큰 재앙이며 참혹한 미래를 예고합니다. 보기만 해도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악당들을 찢어발기며 그들의 고통을 곰씹을 때, 독자는 분노로 불타던 심장을 드라이아이스에 지지는 듯한 짜릿함을 만끽하게 될 것입니다.

다만 좀 더 먼 미래를 예상할 수 있는 일부 독자들은 공포를 느끼기 마련입니다. 경세적인 무학이 주인공 이철상에게 부여될 때마다 저는 환청을 들었습니다.

‘이래도 주인공이 강하지 않느냐?’

‘이래도 주인공이 강하지 않느냐?’

‘이래도 주인공이 강하지 않느냐?’

그 압박감이 농축되면 농축될수록 하나의 정제된 의문이 생겨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도대체 이철상과 대립하게 될 적의 수뇌가 얼마나 강하기에 이리도 주인공을 압박스러운 존재로 만드는 것인가요?’

어지간한 경세무학을 가진 엑스트라 악인들이 거친 바람에 촛불 꺼지듯 숨을 다할 때마다 저는 세상이 어둠에 잠겨있는 듯한 두려움을 느낍니다. 나름 고수들의 숨을 멈추게 만들고 사시나무 떨 듯 가슴 졸이게 만드는 강하고 잔혹한 악당들이 파리 떼처럼 주인공에게 다가드는 광경을 볼 때면 그 악인들의 숫자가 많은 것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악당이 강하면 강한 만큼, 그에 맞서던 정의로운 이들이 약하면 약한 만큼 그러한 두려움은 점차 강해집니다. 정의가 땅에 떨어지고 혼돈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냐는 의혹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힘을 가진 세력들과 악인들의 탐욕이 광폭함과 잔인함으로 드러나는 시대. 약자의 것이 힘의 논리에 의해 강탈되고 짓밟히는 것이 자연스러운 그 세상은 맨 정신으로 지켜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암울함이 머릿속에 들어차고 어둠이 독자의 심장을 쥐어 잡는 그 순간...

기다렸다는 듯 작가 장백산이 그 순간을 지배합니다.

그 무저갱과 같은 어둠 속에 조용히 타오르는 빛이 하나 떠오릅니다. 감히 그 중심부의 온도를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게 압축되어 정제된 열을 방사하는 그 빛은 바로 작가 장백산이 만들어낸 주인공 이철상입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안심할 것 없는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빛을 발하는 횃불. 자연스럽게 독자는 홀린  듯 그 빛의 움직임에 눈을 고정하고 이를 서둘러 쫓게 됩니다. 독자가 그 세상에서 마음을 놓고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주인공밖엔 없습니다.

횃불이 어둠 속을 휘저을 때마다 어둠이 회색빛 연기를 발하며 녹아내리고 주인공의 거침없는 움직임은 독자의 시야를 트이게 만듭니다. 이는 시원하며 또한 명확합니다. 독자는 그저 조용히 따라가기만 하면 됩니다.

이처럼 작가 장백산은 강한 주인공을 어떻게 활용해야 독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가를 알고 있는 작가입니다.

이철상의 끝 모를 강함은 곧 소설의 연료가 되어 주인공의 주변에 온기를 나눠줍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주변 인물들도 생명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이철상이 세상을 주유하면 주유할수록, 약자를 괴롭히는 악당의 생명을 거두면 거둘수록 어둠을 밝히는 촛불은 점차 늘어날 것입니다.

비록 이철상의 보호 없이는 손쉽게 어둠에 잡아먹힐 연약한 빛들에 불과하지만 언젠가 그가 모든 어둠을 물리칠 때가 온다면 세상 전체엔 환한 빛이 자리할 것이 분명합니다.

바로 그러한 장관을 보기 위해 독자들은 작가 장백산의 소설을 끊임없이 탐닉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습니까? 작가가 짜낸 어두운 미로를 그가 우리의 손에 쥐어준 강력한 횃불 하나를 믿고 걸어보는 것은. 분명 독특하고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Comment ' 9

  • 작성자
    Lv.55 absent
    작성일
    08.06.29 04:51
    No. 1

    전 장백산님의 제왕 1,2권을 보고 정말재밌게 읽었어요.. 그리고 전작이 없나 검색을 해보니 전작에 대한 실망감이 많은 글을 발견하게 ㄷㅚㅆ구요

    근데 제왕 1,2권은 제가 먼치킨을 좋아하고 적당한 인과율이 있어서 너무 좋았는데, 그 전의 전작들을 읽으면서, 제왕 3권이후가 나왔고, 제왕 4~5권정도 읽다가 포기했습니다.

    그래도 제왕은 초반기에 쓰신 전작들보다 훨 낫더군요.. 초반기 책은 정말 내가 언제까지 이 책을 읽을수 있을까? 과연 나의 인내심의 한계는 어디인가? 머 거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읽었으니까요..

    그러다가 제왕 3권이 신간으로 나오고, 또 재밌게 읽고 하다가 어느순간부터 도저히못 읽겠더라구요..

    정말 아무 생각없이 머리는 비우고 통쾌함만 느끼려면 강추입니다..

    아무튼 이번작은 전작들보단 많이 나아지겠죠.. 지금까지 쭉 필력이 향상ㄷㅚㅆ으니까요.. 그치만 전 장백산님의 다다음 작품부터나 읽을 예정입니다.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8 레니우스K
    작성일
    08.06.29 11:02
    No. 2

    제왕... 초반은 좋았습니다.
    그러나 뒤에 가서는..... 안습.

    그랜드 마스터 급 적이 너무도 많아서리.... 그것도 말단 수하로 나오는 게 그랜드 마스터급이니.... 이거야 원.....

    하여간 그걸로 볼때 설정이 폭주한 거라고 볼 수밖에 없더군요.
    장백산님의 글은 캐릭터들의 레벨설정이 새 작품이 나올수록 더 폭주하는 것 같습니다.

    더 라스트-그런 대로 무난(주인공이 강하긴 하지만 그 동료들의 레벨을 볼 때, 적들은 적절한 레벨.)

    초월자의 검-조금 안습함(좀 강하다는 적들이 안습하게 당하는군요. 주인공이 강하긴 하지만 그런대로 볼만함.)-

    제왕-최대의 안습(이건 너나할 것 없이 강함. 적들은 개나소나 최하 그랜드 마스터, 나머지는 괴물들. 주인공은 그보다 더한 막강괴물. 이건 무슨 얼마나 강한지조차 상상이 안가 읽는 독자가 폭주할 지경. 레벨도 적당히 설정해야 재미가 있다는 걸 이걸 통해 깨달음.)

    물론 초반을 이어나가는 재미는 새 작품일수록 더 나아졌지만... 그 뒤, 적들이 본격적으로 출현하고 강자들이 나오는 시점에서는 밸런스가 무너집니다.

    그래서 이번에 나오는 작품은 두려울 정도입니다. 과연 어떻게 되어 버릴지.......
    막강절학들이 절학 같지 않게 느껴질 판국이니...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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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8.06.29 12:10
    No. 3

    이번에 나온 대천공 1,2권 다 봤는데여...
    이상하게 책장이 잘 안 넘어가여 ㅡ,ㅡ;;
    읽다가 몇번씩 주춤하고 했는데 ,,,,,,
    아 고민이예여 ...
    이번 주인공(철상)은 완전 초 울트랑 초 특급 강자더군요 ,,,,,
    솔직히 흥미가 느껴지지가 않아서,,,,,,,,,,,,
    아무튼 점점 나아지길 바라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코드명000
    작성일
    08.06.29 20:55
    No. 4

    어떤 소설이든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게 마련입니다.
    많은 강자들의 등장과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통쾌한 활약을 하는 주인공을 다루는 내용은 장백산님의 고유의 전개이니... .
    취향이 아닌분들을 제외한다면 어정쩡한 강함이 아닌 극강한 주인공을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재미있게 볼수있는 소설이죠
    저도 재미있게 보고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절정검수
    작성일
    08.06.30 02:52
    No. 5

    제 취향에 장백산님 글이 맞는 것 같습니다.

    신정님과 달리 초반에 글중 [더 라스트]가 가장 재미있었다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잘쓴 글이라고 생각하고요.ㅎㅎ 무협-현대-판타지 이렇게 진행이 되는데요 현대에서 이야기되는 부분은 정말 통쾌하더라고요. 중국-미국-일본 이렇게만 나열하면 대략 짐작이 되실겁니다.

    [더 라스트], [초월자의 검], [제왕]이렇게 순서데로 읽었는데, 이중에 제가 제일 좋하는 글은 [더 라스트]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코드명000
    작성일
    08.07.01 20:28
    No. 6

    저도 더라스트 현대판 재미있었는데 이분 현대물을 배경으로 하는 무협을 다시 보고 싶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쥬리크리
    작성일
    08.07.03 03:25
    No. 7

    다른건 그다지 거슬리지 않습니다.
    근데 소드마스터와 절대고수를 붕어빵 찍어내듯이 주인공이 만들어내는건 봐주기 힘들더군요.
    제왕도 그렇고 이번 대천공도 그렇고.
    제왕의 선례를 보면 대천공이 더이상 손이 가지 않을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1 암혼
    작성일
    08.07.07 14:44
    No. 8

    1권 읽고 2권에는 손이 가지 않는 대천공 이었습니다. 초월자의 검은 어떻게든 다 봤지만 제왕은 도중에 손을 놨었죠. 바로 윗분 말씀중에 그랜드마스터, 혹으 마스터, 무협식으로는 절정, 초절정을등의 무력은 주인공이 적당히 재능있는 아이,인간 등을 만지기만 하면 찍어내듯이 만들어 내며 솔직히 각 존재들의 무력들도 오버가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들이나 악의 세력들의 보스급들의 엑스트라들의 무공들은 무슨 광세절학중에서도 무조건 익히기만 하면 초월의 경지는 따놓은 무공들인데 아무리 재능이 있고 피나는 노력으로 일류무공만 죽어라 익혀봐도 절정무공 익힌 그저그런놈 이기기 힘들고 아무리 절정무공을 익혀도 광세무공 익힌 대빵보스 아들들에게(새파란20대들) 명문세력들이 처참하게 무너지고. 어느정도의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저로서는 짜증나는 설정들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윤하늘아래
    작성일
    08.07.07 15:10
    No. 9

    대천공에 후한 점수를 주셨군요.^^
    저도 뭔가 진도가 안나가는 것이 왜 그럴까 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무공과 그 무공에 관한 이론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작가의 사상인지 아니면 무공상의 설명인지는 모르겠으나, 한자나 고사성어를 그냥 갖다놓은거 같아 불편했습니다.
    이런걸 그냥 의미없이 읽고 지나치면 괜찮을지 몰라도, 무협 소설에서 중요한 무공에 관한 설명인데, 그냥 지나치고 가기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한번 읽고 이해를 해보려고 해도 말들이 너무 응축(?)되어 있어 풀어 이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주인공의 무공 입문 편을 읽으면서, 좌공 한번 안 따라해본 독자는 없을겁니다.^^
    읽은지 좀 오래되어 이 정도만 생각이 나네요.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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