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시연의 +666 우리말로 플러스, 트리플식스로 된 책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뭐 그냥 그렇겠지. 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이 글을 보았다. 반시연이란 친구에 대해서 전부터 조금은 알았던 까닭으로 늘 고전을 하고 있었기에 좀 더 정확한 표현을 하자면, 제발 좀 잘써서 잘 나갔으면 좋겠다. 라는 바람이 이 글을 보기 전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몇페이지를 읽자 생각이 바뀌었다.
어라?
음.... 그리고 열심히 글을 읽었다.
왜일까?
생각보다 글을 잘 쓴다.
상당히 잘쓰고, 나름 자신이 말하고자 함을 제대로 그려낼 줄도 안다. 그간의 노력이 눈에 보이는 것 같다. 자신이 뭘쓰는지 알지도 못하는 글이 넘쳐나는 상태에서 이 글은 정말 특이하다. 라고 이야기할만 하다.
뭐가 특이한가?
이 글은 말 그대로 스타일리시하다.
독특해서 좋아하지 않을 사람은 아주 싫어할 글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시장을 보자면, 이러한 글은 분명히 다양성을 위해 필요하고, 반시연은 그러한 글을 엮어낼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아이. 아니 괴물....
사람이라기보다 악마라고 할 존재는 단두대 아래에서 만드라고사가 깨어나는 순간, 악의 화신으로 재탄생한다.
오죽하면...
사람을 난자하면서 그는 그렇게 속삭일까?
"화났어?슬펐어?무서웠어?좌절했어?죽는 그 순간까지....."
칼로 사람을 그어대면서 그 사람의 귓볼에다 다정하게 속삭이는 말은 가히 엽기다.
1권은 광기의 폭풍과 같이 치달려간다.
그래. 너 한 번 마음껏 달려봐라.
정말 스타일리시한, 새로운 느낌을 한 번 받아보자.
그냥 고어한 글이 아닌, 하드한 글이 아닌 신선한 느낌의 글을 보기로 하자꾸나.
하지만 불행히도 666은 2권에서 가라앉았다.
그렇다고 글이 망가진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1권에서의 그 폭주하는 악마적 지성의 변화가 고아원이라는 작은 울타리에 갇혀 지역적으로 움직임은... 이 글의 폭발을, 마니아의 환호를 불러 오기에는 부족하다.
우리는 현실에서의 안주나 억눌림보다는...
일상에서의 일탈逸脫을 꿈꾸기 때문이다.
그걸, 그러한 것을 보길 원하는 까닭이다.
그랬다면 이 +666은 좀 더 많은 기대와 환호를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단순히 이 소설을 잔인한 느낌의 하드고어로 생각하는 사람들까지 끌어들일 수가 있지 않았을까.
정체된 2권에서의 대화나 흐름이 많이 아쉽다.
그럼에도 이 반시연의 플러스 트리플식스는 충분히 자신의 역할을 한 글이고, 반시연이란 이름 하나를 기억하게 만들기에 충분해보인다.
일독을 권하고자 한다.
다만 굳이 덧붙인다면, 있는 그대로를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반시연이란 이름을 기억해도 좋을 듯하다.
봄을 기다리며 연화정사에서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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