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모의 게이트.
한 마디로 평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퓨전의 진수를 보이다.
고무림이 고무판으로 바뀐 다음, 아니 그 이전 고무림 시절부터 판타지와 퓨전 들을 참으로 많이 읽었습니다.
사실 근래에 들어서는 판타지만은 거의 없다시피 하지요.
모두가 퓨전이다. 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서...
하지만 이 이재모의 게이트는 그 동안 봤던 글들과는 좀 다릅니다.
우선 처음 듣는 이름, 이재모...
신선하지 않습니까?
첫번째 글입니다.
(하지만 첫번째 글이 작가연재란에 있었다는 건 말이 안되겠지요? 당연히 복면을 한 기성작가일 거 같습니다^^ 누군지 찾아보시는 건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전 모르는 걸로 되어 있으니까요.)
글을 보시면...
대단히 유려합니다.
글이 유려하다는 의미는 부드럽다는 것이고 잘 넘어가긴 하지만 감칠 맛, 강한 맛이 모자랄 것이라는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게이트는 좀 다릅니다.
시작을 보면,
난데없이 무슨 할 거냐? 말 거냐?를 모니터가 물어댑니다.
뭐 이랴? 라고 고개를 갸웃하고...
주인공은 이미 무림에 떨어져 있습니다.
겨우 또 이계깽판이냐?
그런데 가는 것부터 가서 하는 것까지가 자세히 살펴보면 전혀 다르다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만약 거기서 거기라면 아예 쓰던 글을 놓고 죽어라고 이 글만 보지는 못했을 겁니다.
준비된 차원이동.
우연히가 아닙니다.
목적이 있는 진행입니다.
그러면서도 흥미와 속도감이 가히 나무랄 나위가 없습니다.
이 글에 대한 감상이 올라오지 않는 이유를 알기 어려울 정도로.
채 2권도 연재하지 않고 중간에 연재를 접어서일까요?
아니면 이름을 모르는 신인이라서?
정말 기발한 방법에다...
적당한 기연, 쉬운 흐름에 상급자코스의 슬로프를 내려가는 듯한 시원시원한 속도감의 진행이 이 게이트에서는 벌어지고 있습니다.
작가의 나름 질곡있는 삶이 없었다면 그런 여러가지가 여기에 어울려 이렇게 맛갈지게 버무려지지 못했을 겁니다.
현대물이 무협물로 바뀌면서...
게임 내에서도 아님에도 다시 무림중에서 SF가 등장을 합니다.
그냥 들어보면 자칫 개판(?)이 되기 쉬운 흐름인데도...
아주 재미있게 흘러갑니다.
주인공의 행보 또한 설득력이 있고 적절하게 배치됩니다.
2권까지를 본 느낌은 서두에 쓴 그대로....
정말 제대로 퓨전이 보여졌구나 였습니다.
지금까지의 퓨전들은 말만 퓨전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단순히 사람 하나가 왜인지도 모르고, 아니면 그냥 어떤 이유로 차원이동을 하고 그 뒤로는... 그 배경에서만 사건이 진행됩니다.
그러나 이 글은 모든 게 다 한데 얽혀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최고의 장점은 전혀 복잡하지 않고 또한 단순하지 않다는 겁니다.
이 부분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님을 작가들은 알고 있습니다.
이 글이 과연 3권에서 더 튀어 줄지, 아니면....
대단히 기대되는 글임에는 분명합니다.
다만 욕심을 내자면 두어가지 걸리기는 합니다.
1. 애정코드.
좀 더 가슴 저리는 사랑의 이야기가 버무려지면 좋겠습니다.
물론 로맨스가 있습니다만...
그 부분이 가슴을 울릴 정도로 증폭되지 못하고, 조금은 평범하달까? 구색처럼 들어가는 경향이 보입니다.
2. 가슴 떨리는 통쾌함.
장르소설을 보는 첫번째 기준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대부분 가슴이 뛰는, 모든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줄 그런 책을 찾고 있습니다.
안 그렇다면 소위 먼치킨이 몇년을 두고 인기를 누릴 리가 없겠지요.
해서 지루한 글은 인기가 없습니다.
아무리 잘 써도 당장은 잘 팔리지 않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곧 논단에 글을 올리도록 할 예정입니다.)
게이트는 지루하지 않습니다.
시원시원한 전개에 급격한 진행까지... 거의 흠을 잡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 글을 보면서 미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위에 슬로프 이야기를 썼습니다.
상급자코스의 활강.
마치 내려꽂힐 듯한 그 험악한 코스를 상급자는 절묘한 움직임으로 S를 그리면서 내려옵니다.
한 번의 실수도 보이지 않습니다.
야, 멋지다!
라고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 그림을 보면 그거로 멋지기는 하지만...
흥분되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멋진 활강에서 갑자기 암초가 나타나고 거기에 부딪혀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격렬히 튕겨진 주인공에게 미친듯 고함치며 달려드는 절벽을 관람자(독자)들은 보고 싶은 겁니다.
그 사람이 절벽에 부딪혀 죽거나말거나... 그건 상관없이^^;;
그리고 통쾌하거나 기발하거나 그걸 멋지게 헤치고 나온 주인공을 보고 싶은 거지요.
현실에서의 일탈은...
바로 그렇게 유려하기만 하기 보다는 전혀 뜻밖의 위기, 반전 등 돌변하는 변화를 요구하는 경향이 큽니다.
그런 글에서 독자는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면서 열광합니다.
다음 권을 달라! 라고....
3권을 기대합니다.
크리스마스 날, 연화정사에서 금강.
덧말:
참으로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말 못할, 또 아는 분들은 아실만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물론 변명이기도 합니다.
종일 열심히 산다고 하긴 하는데 늘 시간에 쫓깁니다.
연말도 그렇습니다.
모두 좋은 연말 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Merry Chritmas and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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