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전에.
논단에 글을 올린지 한참이 되었습니다.
올려야지 하면서도 하는 일 때문에 하루하루 미루다보니 시간이 많이 지나고 말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논단을 거의 혼자 끌고 가는 점도 부담이 큽니다.
그렇다고 아무나 올리도록 하기는 어렵고 다른 분들도 인정을 할 분이라야 할텐데, 그게 참 쉽지가 않네요. 어렵습니다. 이 정도면 그래도... 싶은 분들이 가끔 보입니다만 비토하는 분들이 또 적지 않은 걸 보면 공연히 그로인해서 평지풍파가 일어날 것 같기도 해서 늘 고민입니다.
개인적으로 어떤 분들을 추천해주실 수 있다면 적극 검토해보겠습니다.
많은 추천을 바랍니다.(쪽지를 이용해주십시오.)
어쨌든 그렇게 해서 첫번째 올리는 글은 무협이 아닌, 퓨전 판타지입니다.
프라우슈 폰 진 8권까지를 보고.
우리 옛말에 '서발 장대 거칠 것이 없다'는 말이 있다.
사전적인 의미만 보자면 세간이 장대로 휘저어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가난하다. 라는 의미다. 하지만 그걸 조금 전용하면 그만큼 시원하다는 의미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거칠 것 없이 앞을 바라보고 달려가는 글.
김광수의 프라우슈폰진이 바로 그런 글이다.
거침없이 앞으로 달려가는 글.
아무런 고민도 없고, 아무런 장애도 없다.
모든 것이 눈앞에 닥치면 저절로 해결이 된다..
여기까지 본다면 이 글은 그저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글을 읽어 본 사람은 이 프라우슈폰진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김광수는 프라우슈폰진으로서 데뷔를 했다.
그럼에도 그는 신인답지 않은, 지치지 않는 필력으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간다.
물론 단어의 사용이나 문장의 사용에서 아직 여기저기 오류가 보이긴 하지만 그런 것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끌고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첫번째권, 제1권에서의 시작에서 이 글은 답답함을 보여주고 또 조금은 준비되지 않은 듯한 비약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처음 이 글을 읽으면서 듣던 것과는 다른데?
라고 고개를 갸웃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판타지세계로 워프하면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면서 조금만 더 앞에서 터치를 강하게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그렇기만 했다면 이 글은 정말 소문난 글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아쉬움이 많았다.
(아마 지금쯤 프라우슈폰진을 쓰기 시작했다면 달라졌으리라 생각되지만...)
이 프라우슈폰진을 전체적으로 보자면,
기존의 영지물들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말을 하자면, 시작해서 고난을 겪다가 잘 먹고 잘 산다.
더 볼 거 뭐 있느냐? 라는 말로 장르소설들의 특성을 갈파(?)하고 만다면 장르소설들을 읽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장르의 특성상, 그러한 대전제를 바꾸는 것은 천시지리인화라는 거창한 구호를 단 정말 특별한, 재수좋은 경우에만 가능하다.
(그게 소위 대박이 나는 경우다.)
요는 다 같이 가는 그러한 과정을 누가, 어떻게, 어떤 소재를 선택해서 어떻게 가공하는가에서 실력의 차이가 나게 된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광수는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주목을 받을만한, 주목받고도 남을만한 필력을 이 프라우슈폰진에서 보여주고 있다.
가장 위기는 6권이후에 나타난 마계로의 진출.
작가는 쓸데없는 욕심을 부려 거기서 위기를 자초한 걸로 보였다.
그처럼 재미있던 프라우슈폰진을 갑자기 그저 그런 내용에, 그저 그런 전개가 되는 너무도 평범한 글로 바꾸어버리고 말았다.
기왕 갔다면 신의 영역에 근접한 무엇인가를 보여주어야 했고 신계와 마계의 존재도 뭔가 달라졌어야 했고, 설정도 달라야만 했었다.
그러나 그런 접근들이 기본적으로 너무 안이하게 처리되어 처음부터 갈등과 위기, 파탄을 근본적으로 가지고 간 셈이 되고 말았다.
시간만 나면 붙들고 있던 프라우슈폰진을 거기서 처음으로 책을 보다말다 하면서 시간을 끌었다.
만약 빨리 탈출하여 원래의 세계로 돌아와서, 다시 흡입력을 보여주었던 신예, << 김광수 >>의 본 모습을 다시 보여주지 않았다면 나는 거기서 프라우슈폰진을 덮었을는지도 몰랐다.
그리고는 많이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김광수를 만나게 되었을 터이다.
하지만, 마계를 벗어난 그는 다시 예전의 그, 김광수로 돌아갔다.
김광수는 이제 시작한 신인작가이지만, 충분히 앞으로를 기대할 수 있는 신예다.
4월에 내기 시작한 이 글은, 9월에 이르러 이미 9권이 나올 정도로 속필이니 빠른 출간이 필수인 장르시장에서 대단한 장점을 지녔다.
그리고 그 장점보다 더 큰 것은 장래가 기대되는 몇 안되는 작가중 하나로써 자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여러분들께 이 책의 일독을 권할 수 있는 이유이고, 현재 작가연재란에서 <<영웅>>을 연재하고 있는 김광수의 글에 관심을 가지고 지금 달려 가 볼만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너무 큰 단점이 이 책에 있다는 점이 지금도 못내 아쉽다.
군데군데 오타에 오식이 너무 많아서 과연 편집을 하고 교정을 보았는가?라는 의심이 들 정도였기 때문이다.
(이런 오타가 눈에 밟히면 대부분의 독자는 글 자체까지 재미를 잃어버리게 된다.)
이 점은 출판사에서 정말 책임을 면키 어렵다.
작가로서도 부분적인 책임을 면키 어렵지만 글쓰기에 바쁜 작가는 일단 출판사에 원고를 맡기면 나머지 부분은 출판사에서 책임을 지는 것이 보통의 경우이기 때문이다.
편집과 교정이라는 것 자체가 바로 출판사의 존재이유이기에.
그런 부분들이 눈에 거슬림에도, 프라우슈폰진을 좋아해서 이 한 편의 글을 계속 읽어야 하는 독자들을 위해서라도 9권에서부터는 제대로 된 교정이 되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것이 장르문화를 주류문화로 만들고자 하는 우리 고무림판타지의 지향과도 일치하기에...
김광수의 계속된 전진과 발전을 바란다.
(새벽에 다시보면서 약간의 수정이 있었습니다.)
추석을 즈음하여 연화정사(蓮花精舍)에서 금강(金剛).
Comment '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