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늦었습니다.
고무판의 참여인원이 너무 폭증하여 서버확충을 위해 움직이다보니
글을 써 남기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죄송하단 말씀을 드립니다.
현민은 현재 자타가 공인하는, 가장 빨리 쓰는 작가입니다.
아마도 이런 속도가 유지된다면 아직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고 서효원군의 속도에 다가가는 유일한 작가가 되지 않을까 할 정도로
대단한 속필입니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빨리 씀에도 나름대로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작가이므로 그 또한 높이 평가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하 존칭을 생략합니다.)
마르스는 현민이 TGP, 소천전기에 이어 3번째 쓰는 글이다.
아쉽게 TGP는 보지 못했지만 소천전기는 보았고 마르스를 접한 것이니
현민이 쓴 두 개의 글을 본 셈이다.
소천전기는 많은 인기를 모은 글이지만 실제로 글 자체만을 놓고 볼 때에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을만한 퀄리티를 가졌거나, 아니면 감각적으로
신세대들이 열광할만한 폭발력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짜게 말해서 무난한 글이었다고나 할까?
그때까지만 해도 괜찮은 신인이 하나 나왔구나. 라는 정도만 알았다.
그러다 고무판에서 연참대전을 하면서 현민을 참가시키려고 했었다.
그때 나온 답이... 그와는 못한다.
할 사람이 따로있지 머쉰과 사람이 어떻게....라는 기막힌 반응을 받았다.
머쉰? 라이팅 머쉰이라?
그런 참에 마르스가 나왔다.
무서운 속도였다.
그렇게 날리듯이 쓰는데 과연 이번 글은 속도만큼 글이 발전한 걸까?
아니면 예전 누구처럼 그저 글을 빨리 쓰기만 하는 걸까?
마르스를 보았다.
그리고 나는 마르스를 논단에서 다루고 싶어졌다.
왜냐면 그가 분명히 장래를 기대할 수 있는, 그럴 가능성이 높은 후배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소천전기와는 전혀 다른 문체.
신인이 전혀 다른 느낌의 글을 쓰기는 어렵다.
더구나 그렇게 빨리 쓰는 가운데에서 변화를 꾀한다는 것은 더더욱....
혹자는 빨리 쓰는 사람을 폄하하기도 한다.
나도 공들이지 않고 날려쓰면 그 보다 잘써!
그럼 써봐.
내가 하는 말은 늘 그렇다.
글은 거짓말을 할 수가 없다.
내가 납득하지 않으면 글이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아무리 빨리 쓰고 싶어도 글이 되어야, 스토리가 흘러나오는
이야기꾼의 자질이 있어야만 글이 빨리 써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술술 풀려나오는 것이 아닌 글은 만들어서, 다음어내는 깍은 글이다.
두 글을 두고 어느 것이 나은가?
라고 묻는다면 우문, 어리석은 질문이다.
두 글은 분명히 서로 다른 점이 있기 때문이다.
잘쓰고 빨리 쓸 수 있다면 최상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그것이 어렵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다 알고 있다.
마르스는 아주 짧은 문장을 구사한다.
그러한 형태는 소위 말하는 미국식의 번역투와 흡사한 느낌을 준다.
일종의 하드보일드 형이라는 의미다.
그리고 실제로 킬러, 마르스는 그런 형태의 소설에서 활약하는 주인공이다.
그가 판타지 세계로 넘어감은, 역시 그런 글이군....
하고 치부할만큼 어슬프기 보다는, 상당한 준비를 보여준다.
SF와 판타지의 조우라고나 할까.
판타지로 넘어간 마르스는 다시 돌아가기 위해서 노력한다.
드래곤과의 조우도 다른 글과는 다르게 처리하기 위해서 고심함이 보인다.
하나하나, 그의 글은 경직되기 보다는 마음껏 작가의 상상력에다 날개를
달고서 마법사들의 암투까지 곁들이면서 전개된다.
엘프의 무술을 배우는 과정도 그의 새로움을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런 과정이 자못 원숙해보여 빨리 글을 쓰면서도
실제로도 글이 장족의 발전을 하고 있음이 눈에 들어왔기에
이 글을 쓰고 싶었다.
불행히 몇가지 못마땅한 점도 눈에 띄었지만 지금은 본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버려 굳이 짚어내기가 어렵다.
하지만 큰 문제가 될 부분은 아니었다.
그렇지 않다면 기억속에 묻힐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근래에 들어 한 사람, 한 사람 추천할만한 후배들이 계속 나오고 있음을
보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에 늘 안도한다.
그러한 대열에 마르스의 현민이 아니라, 현민의 마르스를 추가하여
현민이라는 작가를 추천할 수 있게 된 것도 즐겁다.
그가 4권, 5권에서도 계속해서 변화를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작가는 3번째 글에서 가장 많이 변한다.
그리고 거기서 자신의 향후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현민의 다음 행보가 어디로 갈 것인가를 그때 한 번 더 짚어 봄도 좋을
것으로 느껴진다.
위에도 썼듯이 이 글은 예정보다 너무 늦어져서
기억에 의거, 쓸 수 밖에 없었음이 안타깝다는 말로 마감합니다.
겨울 밤, 연화정사에서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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