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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대중문학 전반에 대한 것을 논하는 곳입니다.



작성자
Personacon 금강
작성
05.02.12 01:08
조회
7,719

정민철의 주술사는 그의 세 번째 글이다.

대부분 글을 쓰는 사람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세 번째 글에서 한계를 경험하게 된다. 그간 썼던 것들을 쏟아붓고서 이젠 어디선가 독자로서 보았던 느낌들을 재구성해는 것이 아니라, 내 글을 만들어 써야하는 시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로 보자면, 이 주술사는 정민철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인터넷상에서 늘 그의 이름을 듣고 있던 터라, 과연 그가 어떤 글을 쓰고 있는지 매우 궁금했었기에 그의 주술사를 관심있게 읽었다.

2권을 읽고 3권까지 기다려 읽은 다음,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그가 과연 3권에서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천장.

강호인이라면 누구나 다 안다는 삼재기공 하나를 배운, 정말 별 볼일 없는 주인공.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서 전장을 헤맨 그는 꿈에도 그리는 집으로 돌아갈 상황에서 주술로 인해 판타지의 세계로 튕겨지고 만다.

그리고는 그 세계에서 자신의 세계로 돌아오기 위해서 참으로 끈질기게 노력한다.

그게 1-3권까지의 주 스토리이다.

그렇게 보자면 주술사는 너무 허무하고 시원찮은 글일 것 같다. 하나, 실제의 글은 전혀 그렇지않다.

그는 명확하게 요즘 흥행의 코드를 읽고서 그를 바탕으로 매우 과감하고, 거침없이 글을 달려가고 있다. 쓴다고 하지 않고 달려간다. 라는 표현을 쓴 것은 마천장의 행로가 오로지 집으로의 귀환을 목적으로 일로직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술사는 그 과정에서 전혀 머뭇거리지 않고 다른 모든 것을 쳐낸다.

최고의 선은 바로 자신의 귀환이다.

극단적인 이기주의다.

자칫 눈에 거슬릴 수 있는 그런 흐름이, 오히려 개연성을 갖는 것은 그가 마천장의 일인칭 서술을 통해서 진솔하게 그의 마음을 그려냈기 때문이다.

그러한 흐름은 읽는 독자에게 지루함을 주지 않는다.

다만 과감하게 한쪽을 취했기 때문에 여성독자에 대한 배려나 가슴을 울리는 류의 매력을 만들어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 아마도 이 글의 유일한 약점일 터이다.

하지만 그것이 약점일지, 장점일지는 명확히 말하기 어렵다.

굳이 그 말을 하는 이유는 그러한 것까지 감안되었다면 훨씬 좋았으리라는 점이지만, 실제로 이 주술사의 흐름은 처음부터 명확하게 한쪽을 버리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명백히 호오(好惡)를 말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렇게 그는 이 주술사에서 자신이 가진 감각을 보여주었다.

마지막 3권의 드래곤과의 조우는 그저 그렇고 그런 흐름이 아닌, 정민철의 뛰어난 감각을 보여준다.

20만명의 피가 필요한 주술이 실패하게 만들고 다시 새로운 것으로 반전시키는, 변화다.

근래 장르의 화두는 누가, 얼마나 더 잘 쓰는가?

라기보다는 누가 얼마나 더 신선하고 특이한 글을 내놓는가?

그 포장이 어떻게 되어 있는가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이 아주 높다.

그런면에서 보자면 이 주술사는 흥행코드를 작가 자신이 충분히 알고 쓴 것처 같다.

버릴 것과 취할 것을 스스로가 생각한 걸로 보이기 때문이다.

1권씩 나오는 체재는 독자에게는 고문과 같다.

빨라도 1달 뒤에 나오는 책을 보자면... 앞부분이 헷갈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주술사는 일로직진하여 달려가면서 주위 곁가지를 모두 쳐버린다.

헷갈리거나 복잡할 까닭이 없다.

1,2권을 본 다음, 3권을 기다렸다가 재미있게 읽은 이유중 하나가 그것일 터이다.

중원으로의 귀환이 된 주술사 4권을 기다린다...

덧말:

설 연휴에 올리기로 약속을 했었는데...

갑자기 아픈 바람에 늦었습니다.

                                                        설을 보내면서 연화정사에서 금강.


Comment ' 18

  • 작성자
    Lv.1 49908♥
    작성일
    05.02.12 12:18
    No. 1

    음,, 주술사 재밌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용마
    작성일
    05.02.12 12:57
    No. 2

    a f ji ma se yo~^^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란닝구
    작성일
    05.02.12 13:19
    No. 3

    건강 빨리 회복하시길... ... 그래도 연참은(쿨럭..)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3 매루
    작성일
    05.02.12 18:47
    No. 4

    흐음...그렇군요....
    좋아 한번읽어볼까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옹헤야
    작성일
    05.02.12 20:56
    No. 5

    주술사... 책방에 없어서 읽어 보지 못한 ㅠㅠ ;

    아무래도 내일 ; 책방 여러군데를 돌아 봐야 겠다는 ^^;;

    앗! 그리고 빨리 건강 회복하시길 !!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惑)臥龍岡
    작성일
    05.02.12 21:31
    No. 6

    주술사 마천장이란 인물은...
    인간이 주위 환경에 의해 얼마나 잔인해 질수 있는지를 잘 나타내어준 인물입니다.
    솔직히 악마같은 놈입니다.
    그러나, 신선합니다.
    이제껏 인간의 선,악 양면 중 악의 부분에 대하여 주인공에게 집중 주입한 작품은 없었던것 같습니다.
    물론 마천장은 선도 악도 아닌 회색인간 그 자체이지만요...
    (예전 한 십몇년전에 이런류의 주인공을 본 적이 있습니다만...그 주인공은 마도천하를 만든 후 자신이 만든 세상의 끔찍함에 회한을 가지며 자의 반 타의 반에 의해서 죽으며 끝납니다만...어쨌든...)

    처음에는 지겨운 차원이동물이라 볼 생각을 하지 않다가 더이상 읽을 책이 없어서 이번 설연휴에 읽어 봤는데 괜찮다는 생각이 솔솔 들었습니다.

    근래, 신왕기와 함께 재미있게 읽었던 책입니다. 다만. 2%만 더 힘써 주시기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大韓國人
    작성일
    05.02.12 23:53
    No. 7

    아주 이기적인 녀석, 마천장.
    판타지 세계에서 돌아와서도 그의 성격은 그대로죠.^^
    정민철님의 첫 글인 독재자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일로매진하는 마천장의 모습 계속해서 기대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Juin
    작성일
    05.02.13 09:32
    No. 8

    1, 2권 읽었는데, 무언가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공이 빠졌다고나 할까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2 소호검
    작성일
    05.02.18 18:02
    No. 9

    쩝 4권을 어제 나오자마자 읽었습니다.... 그런대 솔직히 실망이 매우 매우 커지더군여... 설정이 점점 어거지가 되가는 듯한... 이건 마치 무협이 아니라, 아 맞다 무림인이 저희가 생각하는 판타지 귀족으루 나오더군여, 그중에서도 기사계급이라고 표현하면 대충 이해가 되는듯,,,,

    거기다 이해가 도저히 안되는 점 또하나, 도대체 관병한명 죽였다고 현상금이 은자 천냥이나 걸린다는 설정도 우습더군여... 은자 4냥이 몇명이 몇달 산다는둥 달아놓구... 아마 지금돈으루 한 10억은 될거 같던데 상당히 이해 못하겟더라구여... 머 스토리 진행할려니 어쩔수 없었나 싶기두 하구 점점 억지스러워 지는듯도 하구... 하여튼 4권은 실망이 컸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착각
    작성일
    05.02.22 00:39
    No. 10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인데 여기에 리플이 적군요..

    소호검//관병 한명 죽였다고 현산금 천냥이나 걸었다는 설정이 우습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요..

    무림인이니 잡을 사람은 없을테고 무리하게 잡아봤자 손해만 생길테니
    생색은 내야할테고 어쩌구저쩌구 ㅡㅡ;;;

    어거지인가?(퍼퍽)

    어째든 저는 재미있게 읽은 듯..

    솔직히 그런거 다 따지고 보면 재미있는 소설 별로 없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9 초[류희윤]
    작성일
    05.02.22 11:22
    No. 11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
    좋은 평... 항상 감사히 읽고 갑니다, 문주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반주는약주
    작성일
    05.05.05 18:30
    No. 12

    아~~ 우리 대여점엔 업구나..
    지갑이 비게 생겼다... [보람은 있겠지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kaio
    작성일
    05.06.25 03:24
    No. 13

    그킁;; 근데여 연화정사가 어디에여??

    ;;지성 무식해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8 이루어지리
    작성일
    05.06.28 22:07
    No. 14

    완결이 참... 나중에 2부도 나올런지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근로청년9
    작성일
    05.08.05 11:22
    No. 15

    여전히 주인공의 대세는 회색인가 보군요...

    명쾌한 것을 좋아하는 저로선 회색은... orz.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그러하냐
    작성일
    05.12.22 23:10
    No. 16

    그시절그때, 관병 한명의 목숨이.... 한마디로, 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일리
    작성일
    06.01.31 12:45
    No. 17

    음...내가 판타지를 읽은게 이 사람 독재자 였는데...난 그때까지 장르문학을 한번도 접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독재자 보고 깜짝 놀랐음..독재자는 뭐랄까 한 인간의 욕망을 고스란히 표현했다고나 할까.... 그래서 판타지에 빠져들었죠..그때는 진짜 엄청 나게 빠져서 읽었지만..지금 생각해보면..수작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 사람의 문제는 뭐랄까 보고 있으면... 어떤 성숙한 사람의 문체가 아니에요..대부분이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서술되어서 그런가 하여튼 인물이 뭔가 거슬려요...그렇다고 생각할 거리를 주는것도 아니고.....좀 그래요.....얼마전에 이수영님의 사나운 새벽을 읽었는데 이것도 1인칭 시점이죠....정말 다르더라구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죽부인
    작성일
    10.05.13 14:36
    No. 18

    오옷 전드래곤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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