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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대중문학 전반에 대한 것을 논하는 곳입니다.



작성자
Personacon 금강
작성
02.09.09 14:32
조회
3,073

   근래에 들어 후배들의 글을 보는  시간이 줄어, 이번에는 나름대로 춘

   야연의 쌍룡쟁투를 백야의 색마전기에 이어 그 내용을  분석하고자 했

   지만 근래에 여러가지 일이 겹쳐서 시간을 내기 힘들어 간략히 적고자

   한다.

   (백야의 색마전기는 나름대로의 장점과 단점들이 공존하지만 일단 1부

   인지라 본인과 잠시 이야기 하는 것으로 감상을 대신하기로 하였다.)

   쌍룡쟁투는 춘야연이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인 작품인듯 하다.

   전 6권으로, 한국무협으로 보자면 장편에 속한다.

   하지만 그 의도와는 달리 이 글은 실패했다.

   그렇다면 이 글이 과연 그렇게 못 볼 글인가?

   그렇게 평할 글은 아니다.

   춘야연은 나름대로 문장력을 가진 작가이고, 기본적인 룰,  좀 더 정확

   히 말하자면 자신의 색깔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사람인 까닭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상반된 성질과  삶을 그려보고자 했던 그의  의도는

   결과적으로 만족할만하지 못했다.

   단순히 해피엔드가 아니라 비극적인 결말이라서가 아니다.

   1세대 무협도, 2세대 무협도 아닌  어정정한 위치에서 시도된 그의 글

   이 결과적으로 무리수를 두게되어 군데군데 튀는, 눈길을 끄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어느 부분도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첫부분의 대덕검협이 나타나는.. 나타나기  전의 그 설정은  매우 보기

   좋았지만, 그것은 결국 일과성으로  끝이나고 그렇듯 이름이 드높았던

   대덕검협은 초라한 존재로 추락하여 나타난다.

   애써 만들어놓은 좋은 설정을 스스로 파지로 만들고 말았다.

   마찬가지로 암살자 석장청의 그 이름 또한 이름만  요란하였고 나머지

   사람들의 등장 또한 설정만 그렇게 드러나고 실제로 나타났을 때는 아

   무것도 하지 못했다.

   설정이란, 글을 끌어가고 또 독자에게  기대감을 주기 위한 최초의 장

   치다. 그러한 설정들이 얼기고 설키면서 구성이 이루어지고 그 설정을

   얼마나 잘 살리느냐에 따라서 그 글이 숨을  쉴 수 있는가, 아니면 그

   저 그렇게 숨을 죽인 채로 원고지를 메우고 마는가가 결정이 난다.

   그런 면에서 쌍룡쟁투는 진정한 쟁투가 아니라 그저 흘러갔다.

   그것도 유연한 흐름이 아니라, 억지로 만들어낸 무리한 흐름이었다.

   석장청이 자신의 조부들을 죽여가는 설정 또한 무리했다.

   독자에게 과연 그러해야 하는가에 대한 명백한 답을 주지 못한 상태에

   서 행한 그 살업은 당연히 거부감을 주게 한다.

   공감을 주지 못하는 글은...

   누구에게도 감동을 주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대단원을 내리는 그 비극 또한 정말 그렇게 비극으로 끝나

   야만 한다는 것이 독자에게 납득이 된다면 처절하게 가슴에 새겨져 독

   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그 장면은 오버액션이라는 한마디로 귀결될 수 있다.

   내가 이렇게 하니, 그렇게 느껴주라.

   그런 글은 호응을 얻기 힘들다.

   결국 서너권으로 충분했을 스토리가 길게 늘어진 느낌 이상을 받기 힘

   든 글이 쌍룡쟁투였다.

   언제나 그렇듯 내가 여기서 말하는 글은 그 글이 가질 수 있는 최상의

   환경을 의미한다.

   최상으로 갔다면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다.

   그렇기에 이 글을 읽고  쌍룡쟁투가 아주 쓰레기구나  라고.. 오해하는

   독자가 없기를...

   후배들의 분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무협시장은 나름대로 바닥에서 헤매고  있고, 우리나라 만화시장은 가

   히 건국이래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냥 어려운 것은 충분히 견

   딜 수 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몸  담고 있는 판이 깨진다면 누구도

   견뎌낼 수가 없다.

   지금의 불황은 단순한  불황이 아니라, 바로  그러한 전체적인 그림이

   무너지는 형국이라서 심각하다.

   독자들이 단순히 생각하는 그냥 어려운가 보다가 아니다.

   정부의 괴상한 만화정책과 작가들의 안이한 제작태도, 구조적인 모순등

   이 한데 어울려 만들어낸 총체적인 난국인 셈이다.

   길은 하나 뿐이다.

   좋은 글을 써서 독자들이 보게 만드는 것.

                                        2000. 10.  금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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